한화생명 K-ICS 167%… 9분기 만의 최고치 "자본건전성 회복세"

2분기 킥스 167.0%(잠정)…'24년 1분기 이후 9분기 만에 최고 목표선은 175%→170%→160%로 하향…이번 컨콜선 연말 165% 재제시 듀레이션갭 0.93년으로 10분기 만에 가장 커…한화생명 "복합적으로 반영된 결과" 기본자본 킥스 1분기 58.8%…회사 "연말 60% 이상 목표" 운용자산이익률 3.34% vs 부담금리 3.45%…"계리 가정 변경 등 복합 반영"

2026-08-24     최정윤 기자
[사진=한화생명]

[녹색경제신문 = 최정윤 기자]

한화생명의 지급여력비율(K-ICS·킥스)이 9개 분기 만에 최고치로 올라섰다.

지난해 1분기 154.1%까지 낮아졌던 킥스비율은 올해 2분기 167.0%까지 12.9% 포인트 상승하면서, 회사가 제시한 연말 목표치인 165%를 넘어섰다. 상반기 역대급 실적에 금리 상승 효과까지 더해지면서 가용자본이 크게 늘어난 결과다. 

24일 <녹색경제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올해 2분기 말 한화생명의 킥스비율은 167.0%(잠정)로 2024년 1분기(173.1%) 이후 9개 분기 만의 최고치를 기록했다. FY24~1H26 실적발표(IR) 자료와 팩트시트의 3개년 분기 시계열을 분석한 결과다. 지난해 1분기 154.1%까지 밀렸던 저점 대비 12.9%포인트 회복한 수치다.

킥스는 2023년 새 회계기준(IFRS17)과 함께 시행된 신지급여력제도로, 보험사가 가입자에게 보험금을 제때 지급할 수 있는 능력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건전성 지표다. 손실에 대비해 쌓아둔 가용자본을 위기 상황에서 필요한 요구자본으로 나눠 산출하며, 자산과 부채를 모두 시가로 평가하기 때문에 금리 등 시장 변수에 따라 비율이 크게 움직일 수 있다.

배경에는 역대급 상반기 실적이 있다. 한화생명은 올 상반기 연결 순이익 904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6.0% 증가했고, 별도 순이익은 5102억원으로 183.9% 늘었다. 신계약 계약서비스마진(CSM)은 1조3001억원으로 IFRS17 도입 이후 상반기 기준 최대였다. 회사는 K-ICS 상승 요인을 "이익 확대 및 금리 상승에 따른 가용자본 증가"로 명시했다. 실제 가용자본(지급여력금액)은 25조2135억원으로 반기 만에 약 2조3000억원 늘어 공시 시계열 내 최대를 기록했다.

2년 새 거듭 내려온 목표선

숫자만 보면 뚜렷한 회복이지만, 그 숫자를 재는 눈금은 그동안 계속 내려왔다. 한화생명은 2024년 11월 연말까지 K-ICS 175% 이상을 기준점으로 제시했으나 실제 그해 말 비율은 163.7%(발표 당시 잠정치 165%)에 그쳤다.

2025년 초 결산 IR에서 제시한 연간 가이던스는 170% 이상이었으나 실제 연말 수치는 157.5%였다. 올해 2월 결산 컨퍼런스콜에서 회사는 연중 가이던스로 165%를 언급하기도 했다. 당시 회사는 목표 미달의 주요 원인으로 보험금 예실차 확대를 꼽았고, 올해 가이던스는 "160% 이상"으로 조정됐다. 다만 이번 상반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회사는 연말 킥스 목표를 165% 이상으로 다시 올려 제시했다. 167%는 이 목표도 웃도는 수준이다.

결국 2Q26의 167%는 낮아진 기준선은 넘어섰지만, 당초 눈높이였던 175%와 2023년 매 분기 180%대를 유지하던 수준에는 여전히 미치지 못한다. 물론 지난해는 부채 할인율 제도 강화와 계리가정 가이드라인 적용 등 업계 공통의 제도 변화가 킥스를 누른 시기였다. 다만 목표선과 실제 수치의 격차는 그때그때 회사가 스스로 제시한 숫자를 기준으로 한 것이다.

만기 격차, 10분기 만에 최대로

회복 국면에서 자산부채관리(ALM) 포지션도 방향이 크게 바뀌었다. 자산·부채 듀레이션갭은 2023년 말 1.21년에서 2024년 말 0.23년(발표 당시 잠정 0.26년)까지 좁혀졌다. 당시 회사는 IR에서 "전분기 대비 축소"를 성과로 제시했다. 이후 2025년에는 갭이 마이너스(△0.27~△0.02년)로 역전됐다가, 올해 들어 1분기 0.42년, 2분기 0.93년으로 다시 벌어졌다. 갭 수준으로는 2023년 4분기(1.21년) 이후 10개 분기 만에 가장 크다. 2분기 말 자산 듀레이션은 11.36년, 부채 듀레이션은 10.10년으로, 부채 듀레이션은 3개 분기 연속 하락했다.

플러스 방향의 갭 확대는 금리 하락 국면에서는 자본에 방어적으로 작용하지만, 반대로 금리가 더 오르면 순자산 감소 요인이 된다. 회사가 금리 하락에 대비해 장기채를 앞당겨 매입하는 전략을 취해 온 점을 감안하면 의도된 오버매칭일 가능성이 있으나, 매칭(0년 부근)과 가장 멀어진 방향성 노출이라는 점은 달라지지 않는다.

이에 대해 한화생명 관계자는 <녹색경제신문>에 "듀레이션갭 확대는 시장금리 변동과 자산·부채 듀레이션 변화가 복합적으로 반영된 결과"라며 "장기적인 ALM(자산부채종합관리) 관점에서 듀레이션을 관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의도된 포지션 조정인지에 대해서는 명확히 답하지 않았다. 현재 금리 10bp 변동 시 K-ICS 영향에 대해서도 "내부 관리지표로 별도 공개하지 않고 있다"고 했다.

지난해 8월 갭이 마이너스였던 시점에는 금리 10bp 하락 시 K-ICS가 약 1.5%포인트 떨어질 수 있다는 회사 측 설명이 보도된 바 있다. 갭의 부호가 플러스로 바뀐 현재의 민감도는 확인되지 않는다.

총자본은 최고, '자본의 질'은 목표 밖

총자본 기준 회복과 달리 자본의 질을 보여주는 기본자본 K-ICS 비율은 목표 구간 밖에 있다. 신용평가사 집계 기준 이 비율은 2024년 말 73.8%에서 지난해 9월 말 57.0%로 하락했고, 회사는 지난해 말 수치를 약 58%로 잠정 제시했다. 올해 1분기 말에는 58.8%로, 당국이 규제 논의 과정에서 거론해 온 권고 수준(80%)을 밑돌았다. 2027년 도입이 논의되는 규제 기준으로 거론되는 50%와의 격차는 10%포인트가 되지 않는다.

회사는 올해 초 컨퍼런스콜에서 예실차 관리와 공동재보험 활용, 요구자본 축소 등을 통해 올해 말 기본자본 비율을 60~70%로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제시했고, 이번 상반기 컨퍼런스콜에서도 연말 기본자본비율 60% 이상 관리 목표를 재확인했다. 상반기가 지난 현재 2분기 수치는 아직 공표되지 않았다.

한화생명 관계자는 2분기 기본자본 비율에 대해 "공시 전에 별도로 공개가 어렵다"면서 "기본자본비율의 안정적 관리를 위해 중장기적으로 실질 자본 축적이 제고될 수 있도록 내부 관리 체계를 정교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본지 질의에 대한 서면 답변에서 연말 목표 달성 가능성을 구체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다.

이자 부문의 기초체력 지표에도 눈여겨볼 대목이 있다. 팩트시트 기준 상반기 운용자산이익률은 3.34%로 평균 부담금리 3.45%를 밑돌았다. 2024년 결산 IR에서 회사가 "운용자산이익률은 3.59% 달성하며 부채 부담금리 상회"(3.37%)라고 성과로 제시했던 스프레드가 2025년 연간 기준 역전됐고, 올해 상반기에도 역전 상태다. 특히 평균 부담금리는 1분기 3.29%에서 2분기 3.45%로 약 0.16%포인트 올랐다.

이에 대해 한화생명 관계자는 "2분기 상승은 금리 상승과 보유계약 구성, 계리 가정 변경 등이 복합적으로 반영된 결과"라고 설명했다. 계리가정 변경이라는 산출 요인이 포함된 만큼 상승분 전부를 구조적 부담으로 해석하기는 어렵지만, 회사가 성과로 내세웠던 '운용이익률의 부담금리 상회'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 상반기에도 뒤집혀 있다는 사실은 달라지지 않는다.

회복된 자본, 쓸 곳은 줄 서 있다

관건은 167%가 앞으로의 자본 소요를 감당하기에 충분한 수준이냐다. 한화생명은 2024년과 2025년 2년 연속 배당을 하지 않았다. 마지막 배당은 2023년 주당 150원이었다. 회사는 이번 컨퍼런스콜에서 해약환급금준비금 제도 개선이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면서도, 검토되는 수준으로 제도가 개선될 경우 배당 가능 이익은 충분히 확보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여기에 애큐온캐피탈 인수 우선협상이 진행 중이다. 회사는 인수 구조와 거래 금액이 확정되지 않아 킥스비율 영향을 구체적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단계라고 밝혔고, 신용평가사들은 인수가 확정되면 요구자본 증가로 K-ICS 비율에 하방 압력이 발생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167%는 회복의 숫자이지만, 아직 도착의 숫자는 아니다. 회사가 이번에 새로 내건 연말 목표는 킥스 165% 이상, 기본자본 60% 이상이다. 배당 재개와 애큐온 인수라는 잠재적 자본 소요 속에서 이 목표를 지켜낼 수 있을지, 하반기 숫자가 답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