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은행, NPL비율 내리긴 했는데...부동산·임대업 건전성은 '역주행'

기업은행, 올 상반기 말 NPL비율 1.27%...전년 동기比 0.10%p↓ 부동산·임대업 NPL·연체율, 1년 새 각각 1.33%→1.85%·0.64%→1.54% 관련 대출잔액 전년 동기比 4.8%↑...지난해 말 이후 중기대출 내 비중 12.2%→12.1% 같은 기간 제조·건설·음식숙박 두 지표↓...부동산·임대업은 최저서 최고로 은행권 "업종 일괄 축소보다 고위험 여신 선별해 조기 대응해야"

2026-08-24     이준성 기자
[사진=IBK기업은행]

[녹색경제신문 = 이준성 기자] IBK기업은행의 전체 부실채권 지표가 개선됐지만 부동산·임대업 여신에서는 부실 신호가 한층 짙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관련 대출이 늘어난 가운데 연체율과 고정이하여신(NPL·부실채권)비율이 함께 상승한 반면 제조업·건설업·음식숙박업의 두 지표는 나란히 낮아졌다. 업종별 건전성 흐름이 엇갈린 만큼 은행 전체의 NPL 개선과 별개로 취약 여신을 선별적으로 관리해야 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4일 <녹색경제신문>이 기업은행의 경영실적 자료를 분석한 결과 올해 상반기 말 기준 기업은행의 NPL비율은 1.27%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1.37%)보다 0.10%포인트(p), 올 1분기 말(1.28%)보다 0.01%p 낮아진 수치다. NPL잔액도 전년 동기 4조5330억원에서 4조3784억원으로 3.4%(1546억원) 감소했다.

연체율은 원금이나 이자가 1개월 이상 밀린 대출 비중으로 현재의 상환 지연을, NPL비율은 전체 여신 중 고정·회수의문·추정손실로 분류된 부실채권의 비중으로 자산건전성 저하 정도를 각각 보여준다. 통상 두 지표가 낮아지면 상환 차질과 부실 여신 부담이 줄어 자산건전성이 개선된 것으로 평가된다.

눈에 띄는 부분은 전체 NPL비율이 낮아진 것과 달리 부동산·임대업은 정반대 흐름을 보였다는 점이다. 기업은행의 부동산·임대업 NPL비율은 지난해 상반기 말 1.33%에서 올 상반기 말 1.85%로 0.52%p 상승했다. 올 1분기 말(1.57%)과 비교해도 0.28%p 높아졌다.

연체율은 오름폭이 NPL비율보다 컸다. 기업은행의 부동산·임대업 관련 중소기업대출 연체율은 올 상반기 말 1.54%로 전년 동기(0.64%) 대비 0.91%p, 전분기(1.28%) 대비 0.26%p 상승했다.

반면 부동산·임대업 여신의 포트폴리오 집중도는 높아지지 않았다. 대출잔액은 올 상반기 말 32조5488억원으로 전년 동기(31조714억원)보다 4.8%(1조4774억원) 늘어 전체 중기대출 증가율(4.4%)을 소폭 웃돌았지만, 비중은 지난해 말 12.2%에서 올 상반기 말 12.1%로 0.1%p 낮아졌다. 달리 말하면 건전성 저하를 대출 쏠림이나 잔액 확대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는 얘기다.

다른 주요 업종과 비교하면 부동산·임대업의 지표 악화는 더욱 두드러진다. 전년 동기 대비 NPL비율은 제조업이 0.34%p, 건설업이 0.36%p, 음식숙박업이 0.30%p 각각 하락했다. 도소매업도 0.04%p 오르는 데 그쳐 부동산·임대업의 상승(0.52%p↑)과 대조를 이뤘다.

격차는 연체율에서도 이어졌다. 제조업 연체율은 같은 기간 0.12%p, 건설업은 0.02%p, 음식숙박업은 0.56%p 낮아졌다. 아울러 도소매업은 0.06%p 오르는 데 그친 반면 부동산·임대업은 0.91%p 높아져 5개 주요 업종 가운데 상승폭이 가장 컸다.

특히 건설업과의 대비가 뚜렷했다. 건설업은 대출잔액이 지난해 상반기 말 7조6713억원에서 올 상반기 말 8조1009억원으로 5.6% 늘어 부동산·임대업(4.8%)보다 증가율이 높았지만 같은 기간 연체율과 NPL비율은 각각 0.02%p, 0.36%p 내려갔다. 즉, 단순한 대출 증가율 차이가 두 업종의 건전성 흐름을 가른 것은 아니라는 뜻이다. 

이 같은 업종별 차이로 부동산·임대업의 상대적인 건전성 순위도 1년 만에 뒤집혔다. 지난해 상반기 말에는 5개 주요 업종 중 부동산·임대업의 NPL비율과 연체율이 모두 가장 낮았지만 올 상반기 말에는 각각 1.85%와 1.54%로 모두 가장 높았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전체 NPL비율은 여러 업종의 여신을 합산한 수치여서 특정 업종의 악화가 다른 부문의 개선에 가려질 수 있다"며 "부동산·임대업은 같은 업종 안에서도 담보 유형과 지역, 임대수익 구조, 만기 시점에 따라 차주별 위험도가 크게 달라 일률적인 업종 한도 관리만으로 대응하기 어렵다"라고 전했다.

이어, "공실이 장기화하거나 차환 부담이 커진 차주는 담보가치가 유지되더라도 현금흐름이 빠르게 약해질 수 있다"며 "업종 전체의 대출을 일괄적으로 줄이기보다 임대수익과 원리금 상환능력 변화 등을 기준으로 고위험 여신을 선별해 조기에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기업은행 관계자는 부동산·임대업의 건전성 지표 악화 배경에 대해 "업체 수 대비 평균 익스포져가 큰 업종 특성상 일부 업체의 연체로 관련 수치가 일시적으로 상승했다"며 "최근 부동산 경기 악화로 일부 업체가 영향을 받고 있지만 업종 전반에 대한 경계로 번질 수준은 아닌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건전성 관리체계를 구축하고 연체 감축 방안을 시행하는 등 대응을 강화할 예정"이라며 "부실채권 상각과 자산 포트폴리오 개선으로 NPL비율 상승폭을 최소화하겠다"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