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깎아준 세금 76조 ‘역대 최대’…공제 혜택 절반은 상위 10% 몫
국세감면율 15.9%, 3년째 법정한도 초과 보험료·연금·교육비 공제, 소득 10분위에 50% 이상 귀착 결정세액은 상위 10%가 77.6% 부담…“세 부담 클수록 혜택도 커” 정부 “올해 감면액 80조 넘지만 법정한도는 지킬 것”
[녹색경제신문 = 최정윤 기자]
정부가 지난해 비과세와 세액공제 등으로 감면된 세금이 76조원을 넘어서며 사상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보험료·연금계좌·교육비 공제 등 주요 감면 항목의 절반 이상은 소득 상위 10% 계층에 돌아간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이들이 전체 소득세 결정세액의 약 78%를 부담하고 있어, 세금을 많이 낼수록 감면 혜택도 함께 커지는 구조라는 게 정부 분석이다.
21일 <녹색경제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재정경제부는 개정된 조세특례제한법에 따라 처음 작성한 ‘조세지출결산서’를 지난 18일 국회에 냈다. 그간 정부는 향후 감면 계획을 담은 조세지출예산서만 제출해 왔으나, 지난해 법 개정으로 올해부터 전년도 실적을 결산해 보고할 의무가 생겼다.
결산서에 따르면 지난해 국세감면액은 76조1084억원으로, 전년 70조5171억원 대비 5조5913억원 불어났다. 연구인력개발비 세액공제와 통합투자·통합고용세액공제가 확대된 영향이 컸다.
지난해 국세수입총액은 402조1024억원으로, 이를 기준으로 한 국세감면율은 15.9%다. 당초 전망치 16.0%보다는 0.1%포인트 내려왔지만, 법정한도인 15.5%를 0.4%포인트 웃돌았다. 감면율이 한도를 넘어선 것은 2023년 이후 3년째다. 법정한도는 직전 3개년 감면율 평균에 0.5%포인트를 더해 정한다.
올해는 감면액이 80조5277억원까지 불어나며 최대치를 다시 갈아치울 전망이다. 다만 재경부는 올해 감면율을 16.1%로 예상하며, 법정한도(16.4%) 안에는 머물 것으로 내다봤다.
항목별로는 보험료 특별소득공제·특별세액공제가 7조2530억원으로 감면 규모가 가장 컸다. 연금보험료공제(4조7581억원), 근로장려금(4조6367억원), 신용카드 등 사용금액 소득공제(4조3243억원), 통합고용세액공제(4조3035억원)가 그 뒤를 이었다. 상위 20개 항목의 감면액만 57조9295억원으로 전체의 76.1%에 달했다.
이번 결산서에는 소득세 분야 조세지출 11개 제도가 소득분위별로 어느 계층에 돌아갔는지 따져본 결과도 처음 담겼다. 종합소득자와 근로소득자를 합쳐 분석한 것으로, 고소득층일수록 감면 혜택과 세 부담이 동시에 커지는 흐름이 뚜렷했다.
소득 10분위(상위 10%)에 귀착된 주요 조세지출 비중은 34.7%로 전 분위 중 가장 높았다. 이어 9분위 17.1%, 8분위 11.9%, 7분위 11.4% 순으로 아래 분위로 갈수록 줄었다. 특히 연금계좌 공제는 52.1%, 보험료 공제는 51.5%, 교육비 공제는 50.4%가 상위 10%에 집중돼 절반을 넘겼다. 주택자금 공제(41%)와 의료비 공제(34.5%), 자녀세액공제(31.9%), 신용카드 공제(31.2%)에서도 10분위 비중이 컸다.
반대로 저·중소득층을 겨냥한 제도는 설계 취지대로 작동했다. 근로장려금은 8분위 이상 귀착이 0%였고, 7분위(18.5%)와 5분위(18.3%), 3분위(16.9%) 등 7분위 이하에 몰렸다. 중소기업 취업자 소득세 감면 역시 7분위 이하가 주된 수혜층이었다.
한편 세 부담 자체는 감면 혜택보다 상위 계층에 훨씬 쏠려 있었다. 결정세액에서 10분위가 차지하는 비중은 77.6%로, 이들이 받아간 조세지출 비중(34.7%)의 두 배를 넘었다. 9분위가 11.6%였고 이하 분위는 한 자릿수에 그쳤으며, 5분위부터는 0%대로 떨어져 1분위는 0.001%에 불과했다.
재경부는 고소득자일수록 조세지출 귀착과 결정세액 귀착이 모두 높지만, 혜택 비중보다 세 부담 비중이 더 크게 나타났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