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해성에어로보틱스, 반도체 타고 감속기 출하 '3배↑'…휴머노이드향 양산 가속
웨이퍼 이송용 감속기 매출 170% 증가…국내 팹 가동 확대 수혜 100억원 로봇 제조시설 투입…대기업과 하모닉 감속기 공동개발
[녹색경제신문 = 김지윤 기자] 해성에어로보틱스가 올해 상반기 로봇용 감속기 출하량을 전년 동기 대비 3배 가까이 늘렸다. 반도체 웨이퍼 이송장비에 적용되는 RV 감속기가 성장을 이끈 가운데 향후 휴머노이드용 하모닉 감속기까지 제품군을 확대해 로봇사업 비중을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21일 해성에어로보틱스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회사의 올해 상반기 매출은 66억원으로 전년 동기 70억6500만원보다 소폭 감소했다. 주력 제품인 승강기용 권상기와 산업용 감속기 매출 감소가 전체 외형에 영향을 미쳤다.
반면 로봇용 감속기 매출은 가파르게 증가했다. 올해 상반기 로봇용 감속기 매출은 7억4100만원으로 전년 동기 2억8600만원보다 약 170% 증가했다. 출하량 역시 같은 기간 134대에서 398대로 약 3배 늘었다. 올해 상반기 로봇용 감속기의 대당 평균 판매가격은 약 186만원 수준이다.
반기보고서상 해성에어로보틱스의 올해 상반기 로봇용 감속기 매출은 전량 내수에서 발생했다. 회사 전체 매출 66억87만원 가운데 로봇용 감속기가 차지하는 비중은 아직 11% 수준이지만 기존 승강기·산업용 감속기와 달리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회사 측에 따르면 로봇용 감속기 매출 확대를 이끈 제품은 반도체 웨이퍼 이송 모듈에 탑재되는 RV감속기다. 국내 반도체 팹 가동률이 높아지면서 관련 장비 수요와 감속기 출하량이 함께 증가한 것으로 풀이된다. 회사에 따르면 주요 반도체 제조사인 S사를 중심으로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해성에어로보틱스 관계자는 "품질 관리를 위해 고객사인 S사가 감속기를 직접 구매한 뒤 하위 장비업체에 물량을 공급하는 구조"라며 "내년까지 이어질 국내외 추가 팹 설비투자로 반도체향 RV감속기 매출이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해성에어로보틱스는 반도체향 RV감속기와 함께 휴머노이드용 정밀 하모닉 감속기를 차기 성장동력으로 육성할 계획이다. 휴머노이드 로봇에 사용되는 액추에이터는 모터와 감속기, 제어기 등을 하나의 모듈로 결합하는 구조인데 이 가운데 높은 감속비와 정밀한 위치제어를 구현하는 감속기의 기술 난도가 상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이를 위해 회사는 지난 5월 200억원 규모의 제3회 전환사채(CB)를 발행했다. 조달금액 가운데 절반인 100억원을 로봇사업용 제조시설 구축에 배정했으며, 60억원은 운영자금, 40억원은 타법인 증권 취득자금으로 사용할 예정이다.
6월 말 기준 실제 집행된 금액은 운영자금 13억2600만원으로, 나머지 186억7400만원은 예·적금으로 운용 중이다. 회사는 향후 해당 자금을 하모닉 감속기 양산을 위한 설비 구축 등에 순차적으로 투입할 계획이다.
해성에어로보틱스 관계자는 "현재 국내 대기업들과 감속기 공동개발 협업을 조율하고 있다"며 "회사의 가장 큰 차별점은 설계 역량으로, 고객사가 요구하는 사양에 맞춰 감속기를 설계하고 양산할 수 있어 커스터마이징 측면에서 경쟁력이 있다"고 말했다.
선행 생산 준비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올해 상반기 로봇용 감속기 원재료 매입액은 4억9569만원으로 지난해 연간 3억3295만원보다 약 49% 많다. 상반기 매입액만으로 지난해 연간 수준을 넘어선 만큼 향후 생산량 확대와 신규 물량 대응을 위한 원재료 확보 성격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국내 대기업들이 휴머노이드 로봇용 액추에이터 개발에 잇따라 뛰어들면서 정밀 감속기 확보의 중요성도 커지고 있다. LG전자와 현대모비스, HL만도 등 액추에이터 사업을 추진하는 기업들은 기존 모터·전장 기술을 기반으로 액추에이터 내재화를 확대하는 한편 감속기는 외부 전문기업 제품을 적용하며 성능을 검증하는 방식을 병행하고 있다.
해성에어로보틱스는 기존 반도체용 RV감속기에서 확보한 정밀 감속기 설계·양산 경험을 토대로 액추에이터 시장에 진입한다는 전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