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광주은행, 기업여신 3% 늘 때 부실 57% '급증'...건전성 경고등?
올 상반기 말 양행 합산 기업 NPL 3803억원...1년 새 57.1%↑ 기업 NPL 증가율, 부산·경남銀 합산 대비 2.1배·iM뱅크 대비 3.7배 전북銀 기업 NPL 1881억원·44.7%↑...광주銀 1921억원·71.4%↑ 중기 NPL 3647억원·63.4%↑...한신평, 추가 저하 가능성 경고 기업 충당금 1656억원·7.1%↓...신규 부실 지속 시 수익성 부담
[녹색경제신문 = 이준성 기자] JB금융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전북은행과 광주은행의 기업여신이 1년 새 3% 증가하는 데 그친 반면 기업 고정이하여신(NPL·부실채권)은 57% 불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중소기업 부문에서는 NPL과 연체잔액이 각각 60% 이상, 50% 가까이 증가했다. 이와 달리 기업 NPL에 대응하는 대손충당금 잔액은 감소한 만큼 건전성 관리 부담이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1일 <녹색경제신문>이 JB금융그룹의 경영실적 자료와 팩트북을 분석한 결과 올 상반기 말 기준 전북·광주은행의 합산 기업여신은 28조8056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28조227억원) 대비 2.8% 증가한 규모다.
같은 기간 두 은행의 기업 NPL은 2421억원에서 3803억원으로 57.1%(1382억원) 급증했다. 기업여신 증가율은 3%를 밑돌았지만 관련 부실채권은 50% 넘게 불어난 것이다. 이에 따라 기업 NPL 비율도 0.86%에서 1.32%로 0.46%포인트(p) 상승했다.
눈에 띄는 부분은 두 은행의 부실 증가 속도가 다른 지역 기반 은행과 비교해도 빨랐다는 점이다. 부산·경남은행은 합산 기업여신과 기업 NPL이 각각 9.5%, 27.2% 늘었고 iM뱅크(옛 DGB대구은행)는 6.4%, 15.4% 증가했다. 전북·광주은행의 기업 NPL 증가율은 부산·경남은행 합산 증가율의 2.1배, iM뱅크의 3.7배에 달했다.
다만 올 상반기 말 기업 NPL 비율은 전북·광주은행 1.32%, 부산·경남은행 1.33%, iM뱅크 1.35%로 비슷했다. 달리 말하면 절대적인 건전성 수준에 큰 차이가 난다기보다 전북·광주은행의 기업여신 부실이 상대적으로 빠르게 늘었다는 얘기다.
은행별로 보면 전북은행은 기업여신이 0.6% 줄었는데도 기업 NPL이 1300억원에서 1881억원으로 44.7% 늘었다. 기업 NPL 비율은 1.16%에서 1.69%로 올라 5개 은행 가운데 가장 높았다.
광주은행은 기업여신이 5% 증가하는 동안 기업 NPL이 1121억원에서 1921억원으로 71.4% 불어 최대 증가율을 기록했다. 기업 NPL 비율도 0.67%에서 1.09%로 상승했다. 여신 흐름은 엇갈렸지만 두 은행 모두 부실이 훨씬 빠르게 늘어난 셈이다.
두 은행의 공통된 부담은 중소기업 부문에서 한층 선명하게 드러났다. 합산 중소기업여신은 4.2% 늘었지만 NPL은 약 2231억원에서 3647억원으로 63.4% 증가했다. 중소기업 NPL 비율도 0.94%에서 1.47%로 0.53%p 높아졌다.
연체 지표도 같은 방향을 가리켰다. 두 은행 합산 중소기업대출은 3.7% 늘어나는 데 그친 반면 연체잔액은 약 2665억원에서 3990억원으로 49.7% 불었다. 연체율도 1.13%에서 1.63%로 상승했다.
중기대출 연체 증가세 또한 타 은행보다 가팔랐다. 부산·경남은행과 iM뱅크의 중소기업 연체잔액은 각각 17.3%, 15.6% 늘었고 연체율 상승폭은 모두 0.14%p였다. 은행별 증가율은 광주은행이 90.1%로 다음으로 높은 경남은행(47.9%)의 두 배에 가까웠고 전북은행은 19.6%였다.
이와 관련해 한국신용평가는 지난 10일 보고서에서 2022년부터 은행 부동산 개발업 대출 등을 중심으로 부실채권이 늘었다고 진단하면서 "단기간 내 자산건전성 지표의 의미 있는 개선은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이어 중소기업 유동성 악화와 경기민감업종 부실 확대, 지역 부동산 경기 침체를 하방 위험으로 제시한 뒤 "그룹 자산건전성의 추가적 저하 가능성에 대한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요구된다"고 덧붙였다.
두 은행 입장에서 더욱 아쉬운 대목은 기업여신 부실에 대응하는 대손충당금이 되레 감소했다는 점이다. 전북·광주은행의 기업 부문 충당금 잔액은 지난해 상반기 말 1782억원에서 올 상반기 말 1656억원으로 7.1%(126억원) 줄었다. 아울러 실적 자료에 공시된 기업 NPL커버리지비율도 전북은행이 48.2%에서 24.8%로, 광주은행이 103.1%에서 61.9%로 각각 하락했다. 해당 비율은 대손충당금 잔액을 NPL 잔액으로 나눠 산출하는 대표적인 손실흡수력 지표로, 수치가 높을수록 부실 대응 여력이 큰 것으로 평가된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충당금 잔액과 NPL커버리지비율만으로 은행의 손실흡수력이 전반적으로 약화했다고 보기는 어렵다"면서도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신규 부실 유입이 계속되면 추가 충당금 적립 부담이 커져 수익성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두 은행으로서는 당분간 외형 성장보다 건전성 관리에 무게를 두고 상각·매각 등을 통해 기존 부실을 줄이는 것이 중요할 것"이라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