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스뱅크 전자점자 여신·수신·카드로 확대…"금융권 접근성, 문서 넘어 거래 전반으로"

토스뱅크, 전자점자 서비스 예·적금·대출·카드까지 확대 IBK기업은행 시작으로 iM뱅크·우리·국민·농협·부산은행 등 잇따라 도입 EU는 계좌개설·인증·전자서명·ATM까지 접근성 규제 대상 "문서 열람 넘어 가입·인증·거래 전 과정 접근성 보장해야" 지적

2026-08-21     박지안 기자
[사진=토스뱅크]

[녹색경제신문 = 박지안 기자] 토스뱅크가 시각장애 고객을 위한 전자점자 서비스 적용 범위를 여신·수신·카드 분야로 확대했다. 지난 4월 인터넷전문은행 최초로 통장사본 점자 변환 서비스를 도입한 데 이은 조치다. 국내 금융권의 장애인 접근성 개선은 아직 문서 조회·증명서 발급 수준에 머물러 있다는 지적도 뒤따른다. 계좌 개설, 상품 가입, 이체, 본인인증 등 실제 거래 절차까지 장애인 접근성 보장 범위를 넓혀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21일 녹색경제신문의 취재에 따르면 전자점자는 금융문서와 거래내역을 점자 파일로 변환해 점자정보단말기 등 보조기기로 읽을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다. 화면낭독기만으로는 표나 숫자, 복잡한 거래내역을 정확히 파악하기 어려운 시각장애인의 정보 접근성을 높이는 것이 목적이다.

은행권 전자점자 도입 확산…실제 거래 과정 접근성은 과제

전자점자 서비스는 은행권 전반으로 확산되는 추세다. IBK기업은행이 2023년 9월 금융기관 최초로 도입한 이후 iM뱅크, 우리은행, KB국민은행, NH농협은행, BNK부산은행 등이 잇따라 서비스를 도입하거나 확대했다.

하지만 금융 접근성은 전자점자 제공만으로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다. 계좌 개설부터 상품 비교·약관 확인, 대출·카드 신청, 비대면 본인인증, 이상거래 신고와 민원 접수까지 금융서비스 전 과정에서 장애인이 다른 사람의 도움 없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어야 한다.

특히 모바일 금융 이용이 일상화되면서 접근성 문제는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화면낭독기로 인식되지 않는 버튼이나 조작이 어려운 이체 화면, 얼굴인식·신분증 촬영만 요구하는 본인인증 절차 등이 장애인의 금융거래를 가로막을 수 있기 때문이다.

국내는 문서 중심 규정…통합 점검 체계는 미비

국내에서는 장애인차별금지법 등을 통해 장애인의 정보통신·의사소통 접근권과 정당한 편의 제공 의무를 규정하고 있다. 인터넷뱅킹과 온라인증권거래도 적용 대상이다. 다만 금융회사 앱·웹사이트부터 인증, 고객지원까지 서비스 전반을 일관된 기준으로 점검하는 체계는 아직 충분하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반면 EU는 금융서비스 접근성 자체를 제도화했다. 2025년 6월 28일부터 유럽접근성법(EAA·European Accessibility Act)을 시행하면서 계좌 개설과 로그인, 다중인증, 전자서명·전자문서부터 ATM, 결제단말기, 고객지원까지 금융서비스 이용 전반을 접근성 규율 대상으로 삼았다. 단순히 점자문서를 제공하는 데 그치지 않고 장애인이 금융서비스의 각 단계를 다른 사람의 도움 없이 이용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핵심 기준도 ‘문서를 점자로 제공했는가’가 아니라 ‘장애인이 금융서비스를 처음부터 끝까지 독립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가’에 맞춰져 있다.

비대면 본인인증은 대표적인 개선 과제로 꼽힌다. 얼굴인식이나 신분증 촬영 등 특정 방식만 제공할 경우 장애인은 거래 시작 단계부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는 만큼 보안 수준을 유지하면서도 문자·음성이나 상담원 지원 같은 동등한 대체 경로를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모바일 앱에서 계좌 개설부터 상품 가입, 이체, 본인인증까지 주요 절차를 장애인이 독립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지 확인하고 장애인 당사자가 참여하는 사용성 시험을 정례화해야 한다는 지적도 뒤따른다.

금융권 관계자는 "전자점자 확대는 시각장애인의 금융정보 접근권을 넓히는 의미 있는 출발점"이라며 "모바일 금융이 기본 채널이 된 만큼 문서 열람을 넘어 가입·인증·거래·사후지원까지 금융 전 과정에서 접근성을 보장하는 방향으로 제도가 발전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