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츠증권, 리테일 30조·홍콩 진출 속도…발행어음은 여전히 '안갯속'

SUPER365 예탁금 30조원…지난해 말보다 12조원 증가 리테일 순익 148배 뛰었지만 …대형사 대비 규모는 아직 작아 기업금융 순익 77% 급감…상반기 영업익 증가율 12% 그쳐 첫 해외거점 홍콩 추진…발행어음 인가는 장기화

2026-08-20     정수진 기자
메리츠증권.

[녹색경제신문 = 정수진 기자] 메리츠증권이 증시 호황에도 주요 대형 증권사와 비교해 제한적인 실적 성장세를 보였다. 후발주자로 뛰어든 리테일은 빠르게 외형을 키우고 있지만 아직 수익 기여도가 크지 않고 기존 강점인 기업금융(IB) 실적도 감소했다. 이에 메리츠증권은 첫 해외법인 설립을 추진하며 새로운 수익원 확보에 나섰지만, 또 다른 성장축인 발행어음 사업은 인가 심사가 장기화되고 있다.

SUPER365 예탁금 30조원…리테일 외형 성장, 수익화는 이제부터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메리츠증권의 SUPER365 계좌 예탁금은 최근 30조원으로 지난해 말 18조원보다 약 12조원 증가했다. 증시 호황과 함께 수수료 무료 정책 등을 앞세워 리테일 고객과 자산을 빠르게 확보한 결과다.

실제 리테일 실적도 크게 늘었다. 올해 상반기 리테일 사업 부문 순이익은 446억원으로 전년 동기 3억원보다 148배 이상 증가했다. 

다만 리테일 후발주자인 만큼 경쟁 대형사와 비교하면 아직 리테일·자산관리(WM)의 절대적인 규모가 작다. 여기에 수수료 무료 정책을 시행하고 있어 고객과 거래가 늘더라도 당장 수수료 수익 증가로 이어지기 어려운 구조다.

메리츠증권은 확보한 고객과 자산을 실제 수익으로 연결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무료 수수료 정책 종료 이후에는 거래 빈도와 자산 규모, 주요 투자상품 등 고객별 특성을 분석해 각 고객의 수요에 맞는 가격체계를 마련할 계획이다.

다음 달 1일 출시하는 차세대 투자 플랫폼 'MOUM(모음)'도 이를 위한 핵심 채널이다. 모음은 투자정보와 커뮤니티, 거래 서비스를 연결한 종합 투자 플랫폼으로 글로벌 온라인 증권플랫폼 위불의 금융 특화 인공지능(AI) 엔진 'Vega AI'를 국내 증권사 최초로 독점 탑재한다. 향후 금융상품 등으로 서비스 영역도 확대할 계획이다.

오프라인에서는 PIB센터를 중심으로 WM 사업을 강화한다. 초고액자산가와 패밀리오피스, 법인 고객을 대상으로 자산관리뿐 아니라 법인자금 운용과 투자자문, 기업금융 등을 함께 제공한다. 온라인에서 확보한 고객과 자산을 금융상품·WM 등으로 연결해 브로커리지 이외의 수익원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반면 메리츠증권이 강점을 보여온 기업금융 실적은 뒷걸음질했다. 올해 2분기 기업금융 사업 부문 순이익은 420억원으로 전년 동기 1818억원보다 76.9% 감소했다. 

비용 부담도 커졌다. 충당금·준비금은 지난해 2분기 464억원에서 올해 2분기 1875억원으로 약 4배 증가했다. 메리츠금융 측은 대손 및 조달비용 증가로 기업금융 실적과 금융수지가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리테일의 빠른 성장에도 아직 수익 기여가 제한적인 상황에서 기존 기업금융까지 부진하면서 상반기 전체 실적 성장세도 경쟁사에 미치지 못했다. 메리츠증권의 올해 상반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501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8% 증가했고 당기순이익은 5140억원으로 15.9% 늘었다.

반면 미래에셋증권의 상반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349% 증가한 3조8863억원을 기록했다. 한국투자증권과 NH투자증권도 각각 89%, 116% 증가했다. 자기자본 규모가 비슷한 삼성증권과 KB증권 역시 각각 100%, 138% 늘었다. 이에 메리츠증권의 영업이익 순위는 지난해 상반기 6위에서 올해 8위로 두 계단 내려갔다.

홍콩으로 해외사업 확대…발행어음 인가는 불확실성 지속

메리츠증권은 국내 사업과 함께 해외에서도 새로운 수익원 확보에 나섰다. 국내 10대 증권사 가운데 유일하게 해외 거점이 없었던 메리츠증권은 홍콩에 첫 해외법인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경쟁 대형사들이 이미 아시아 주요 금융시장에 현지 사업 기반을 구축한 가운데 메리츠증권도 홍콩을 시작으로 글로벌 IB와 세일즈앤트레이딩(S&T) 사업 역량을 확대하려는 움직임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홍콩 법인은 현지 네트워크와 딜 소싱 기반을 구축하고 국내외 기업과 투자자를 연결하는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며 "크로스보더 기업금융과 투자 업무를 중심으로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또 다른 성장축으로 추진해온 발행어음 사업은 인가 시점이 여전히 불투명하다. 메리츠증권은 단기금융업 인가를 신청했지만 경쟁사들이 잇달아 인가를 받은 것과 달리 심사가 장기화되고 있다. 발행어음 인가를 받으면 자기자본의 최대 200%까지 자금을 조달해 기업금융 등에 활용할 수 있어 기존 IB 사업의 조달 여력도 확대할 수 있다.

최근 내부통제 관련 사안이 이어지고 있다는 점도 변수로 거론된다. 전직 임원의 1000억원대 불법 대출 사건은 항소심에서도 유죄 판단이 나왔고 세무조사와 금융당국 제재, 검찰 수사 등도 이어졌다. 

메리츠증권 관계자는 "발행어음 인가는 금융당국의 심사 사항인 만큼 회사가 인가 여부나 구체적인 시점을 예단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