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티던 중소기업, 사람부터 줄였다…한은 “금융여건 긴축적, 충격 흡수 어려워”
5월 취업자 4만명 감소 전환…4월 7만4000명 증가에서 급반전 2분기 증가폭 3만2000명, 지난해 연간 19만3000명 대비 급감…300인 미만 사업장 중심 한은 “완충여력 부족한 중소기업 중심으로 고용 크게 위축” 회복도 더딜 전망…“고용여력 소진에 금융여건도 긴축적, 비용상승 압력 흡수 어려워” 은행권 관계자 “리스크 관리와 금융지원 균형…신속 금융지원 프로그램 운영 중”
[녹색경제신문 = 최정윤 기자]
중동전쟁발 비용 충격에 따른 고용 감소가 완충여력이 부족한 중소기업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은 중소기업의 긴축적인 금융여건 탓에 고용 회복 속도도 더딜 것으로 내다봤다. 은행권은 리스크 관리와 금융지원의 균형을 맞추면서 자금 공급에 노력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19일 <녹색경제신문>이 한국은행이 지난달 16일 발표한 ‘경제상황 평가(2026년 7월)’ 이슈분석을 분석한 결과, 지난 5월 취업자 수는 전년 동월 대비 4만명 감소하며 마이너스로 전환했다. 4월(7만4000명 증가)까지 이어지던 증가세가 꺾인 것으로, 6월 6만3000명 증가로 반등했지만 2분기 전체 증가폭은 3만2000명에 그쳤다. 지난해 연간 증가폭(19만3000명)과 비교하면 급감한 수치다.
감소는 300인 미만 사업장이 주도했다. 업종별로는 비용 상승으로 부담이 크게 늘어난 일부 제조업, 건설업, 농림어업의 고용 감소세가 확대됐고, 운수업도 증가세가 크게 둔화됐다.
한은은 감소의 배경으로 중소기업의 취약한 완충여력을 지목했다.
한은은 종합평가에서 “고용은 중동전쟁의 영향을 예상보다 빠르고 크게 받은 것으로 판단된다”며 “불확실성이 크게 확대된 상황에서 비용충격이 가중됨에 따라 완충여력이 부족한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고용이 크게 위축되었다”고 밝혔다. 이어 “미 관세정책 등으로 지난해부터 대외 불확실성이 이미 높은 수준이었던 데다, 중소업체를 중심으로 업황부진이 누적되면서 기업들의 충격 흡수여력이 약화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한은이 인용한 2025년 기업경영분석(속보 기준)을 보면 제조업 중소기업은 대기업보다 매출액영업이익률이 낮고 부채비율은 높다. 매출액영업이익률은 매출액에서 원가와 판매관리비를 뺀 영업이익이 매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으로, 기업의 본업 수익성을 가늠하는 대표 지표다.
고용 조정은 한꺼번에가 아니라 단계적으로 진행된 것으로 분석됐다. 한은이 2000년부터 2025년까지 월별 자료로 비용(유가) 충격과 불확실성 충격이 고용에 미친 영향을 분석한 결과(저자 추정), 두 충격은 중소 제조업체 고용을 유의하게 감소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불확실성 충격은 시차를 두고 작동했다. 보고서는 “기업들이 충격 발생 초기에는 기존 인력을 유지하다가 점차 신규채용 보류, 결원 비충원, 계약종료 등으로 인력을 조정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분석했다.
향후 고용은 회복세를 재개하겠지만 속도는 더딜 전망이다. 한은은 지정학적 불확실성 완화와 반도체 호조로부터 파급된 내수 개선에 힘입어 고용이 회복세를 재개할 것으로 내다보면서도, 회복 속도는 완만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 이유로는 “중소기업 등 취약부문은 업황 부진 누적으로 고용여력이 소진된 데다 금융여건도 긴축적이어서 비용상승 압력을 충분히 흡수하기 어렵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전쟁 협상 지연, 일부 기업 구조조정, AI 영향 가속화도 하방 리스크로 꼽혔다.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고용도 취약부문의 비용 부담이 가중되면서 회복세가 제약될 전망”이라고 한은은 밝혔다.
이에 대해 은행권 관계자는 <녹색경제신문>에 “내수 회복 지연으로 인한 중소기업의 어려움이 지속되고 있음을 인식하고 있다”며 “리스크 관리와 금융지원의 균형을 맞춰 차주의 상환 부담을 완화하는 한편 자금이 필요한 기업에 자금이 원활히 공급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이어 “신속 금융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일시적 유동성 위기 극복을 돕고 있으며, 지자체 및 정책기관과 협력해 대출 금리 인하를 통한 차주의 부담을 낮추고 있다”며 “중동 사태로 인한 피해 기업 지원 등 중소기업을 지원하기 위한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전망은 중동 상황이 점진적으로 수습된다는 전제 아래 이뤄졌다. 한은은 미·이란 간 종전 협상을 위한 MOU 체결에도 최근 군사적 충돌이 재발하는 등 향후 전개 양상에 대한 불확실성이 매우 높은 상황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