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금은 조정, 공급은 가속'... 김민석 체제, 부동산 정책 손질 어디까지
[녹색경제신문 = 이정환 기자]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 체제가 출범하면서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세제는 실수요자 부담을 낮추는 쪽으로 손질하고, 공급은 인허가 단축과 규제 완화를 통해 속도를 높이는 쪽으로 무게가 실릴 전망이다. 세제개편은 조정하되, 공급확대에는 정부와 보조를 맞추겠다는 입장이어서 향후 당정 조율의 첫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세제는 ‘비거주 1주택자 증세’ 제동
첫 시험대는 정부의 부동산 세제 개편안이다. 정부는 실거주 1주택자의 종부세 기본공제를 12억원에서 14억원으로 높이는 방안을 내놓았다. 대신 비거주 1주택자는 9억원으로 낮추고, 비거주자의 양도세 장기보유특별공제도 축소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김 대표는 이 같은 방안에 공개적으로 제동을 걸었다.
그는 전당대회 과정에서 세제개편 이유로 "비거주 1주택자의 보유기간 공제를 없애는 것은 시가 12억원 이상 주택 보유자에게 사실상 증세가 될 수 있다" 며 "임차인 퇴거를 유도하는 등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들었다.
김 대표는 종부세에 대해서도 다른 입장이다. 비거주 1주택자의 공제액을 9억원으로 낮추기보다 실거주자의 기본공제만 14억원으로 올리는 방안을 제시했다.
이에 따라 민주당의 세제 방향은 1주택 실수요자에 대한 급격한 세 부담 증가를 막는 쪽에 가까울 전망이다. 서울·수도권처럼 고가 주택이 집중된 지역에서 비거주 1주택자에 대한 세 부담을 일률적으로 높일 경우 매물 감소나 임대시장 왜곡 등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반면 초고가 주택이나 다주택 등 투자 목적의 부동산에 대해서는 정부의 과세 원칙을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
공급은 ‘속도전’…서울·수도권 인허가 단축에 무게
공급 정책은 정부의 정책과 궤를 같이 할 것으로 보인다.
김 대표는 경선 과정에서 당대표 직속 ‘부동산 공급 드라이브 제도개혁 TF’를 구성해 인허가 절차를 단축하고 규제 개선에 필요한 입법을 추진하겠다고 공약했다. 공급 총력전에 맞춰 당과 국회가 신속한 입법으로 뒷받침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한 것이다.
인허가 절차 단축과 규제 혁파, 택지 마련 등과 관련된 법안이 최우선 처리될 전망이다. 공급 확대와 함께 전월세 대책과 대출 규제 합리화도 속도를 내겠다는 구상이다.
재건축·재개발 등 정비사업의 인허가 절차를 단축하고 도시계획 규제와 각종 사업 절차를 간소화하는 방식이 우선 거론될 수 있다. 정부가 확보한 택지의 사업 속도를 높이는 것도 주요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결국 김민석 체제의 부동산 정책은 세제에서는 실수요자에 대한 과도한 부담을 줄이고, 공급에서는 서울·수도권 주택이 시장에 나오는 속도를 높이는 것이다.
문제는 공급까지 실제 입주로 이어지는 데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는 점이다. 반면 세제와 금융 정책은 시장에 즉각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당정이 세제·대출 규제를 완화하면서 공급 확대를 추진할 경우 서울 집값을 다시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도 넘어야 할 과제다.
여권의 한 관계자는 "김 대표 체제의 부동산 정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실수요자 보호’와 ‘집값 안정’ 사이의 균형을 맞추는 것" 이라며 "세 부담은 낮추되 공급은 최대한 앞당기는 방식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더불어민주당은 오는 23일 첫 고위당정협의회를 갖고, 정부의 부동산 세제개편안과 주택 공급대책 등을 놓고 당정간 조율을 본격화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