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부당 거래 막는다더니”…당근 필터링, 어디까지 작동하나

외화 거래부터 미끼 가격·홍보 게시물까지…직접 살펴보니 당근 “1000달러 이상 외화 거래 금지”…중고거래와 무관한 홍보글은 AI·신고로 감지

2026-08-18     서영광 기자

[녹색경제신문 = 서영광 기자] 중고거래 플랫폼에서 물건을 사고파는 방식이 다양해지면서 플랫폼의 거래 관리 기준도 세분화되고 있다. 하지만 실제 이용자 입장에서는 “이런 게시물도 올려도 되는 걸까?”라는 의문이 생기는 사례가 적지 않다. 외화 거래부터 실제 가격과 게시가격이 다른 매물, 일반 중고거래 게시판을 활용한 홍보성 게시물까지 직접 확인해보고 당근 측에 정책 적용 기준을 물었다.

당근

 


① 여행하고 남은 외화, 당근에서 팔아도 될까?


여행을 다녀온 뒤 남은 외화를 어떻게 처리할지 고민하는 경우가 있다. 실제로 한 여행 관련 유튜버는 여행 후 남은 외화를 은행에서 다시 환전하지 않고 중고거래 플랫폼을 통해 정리하는 방법을 소개하기도 했다.

그렇다면 당근에서는 외화를 사고팔 수 있을까.

당근에 확인한 결과 개인 간 외화 거래 자체가 금지된 것은 아니다. 다만 안전한 거래를 위해 1000달러(USD) 이상의 외화 거래는 금지하고 있다.

외화 거래가 가능하다고 해서 위험이 없는 것은 아니다. 당근은 최근 외화 거래를 가장해 보이스피싱 범죄자금을 세탁하려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며 별도의 주의사항을 안내하고 있다.

예를 들어 판매자에게 시세보다 높은 환율을 제시하면서 빠른 거래를 유도하거나, 계좌 한도 초과·인증 오류 등을 이유로 본인이 아닌 다른 사람이 돈을 보내겠다고 하는 경우다. 거래 당사자 대신 가족이나 지인이 돈을 보내거나 직접 거래 장소에 나오는 경우도 주의해야 한다.

당근은 계좌번호를 거래 전에 미리 공유하지 말고 당근페이를 이용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계좌이체를 해야 한다면 구매자와 직접 대면해 입금자와 거래 상대방의 명의가 일치하는지 확인해야 한다고 안내한다.

즉 외화는 “당근에서 거래하면 안 되는 물건”이 아니라, 일정 금액까지는 거래할 수 있지만 사기 위험 때문에 별도의 제한과 주의가 필요한 거래 대상인 셈이다.


② 물건은 500만원인데 게시가격은 ‘999원’…괜찮을까?


두 번째는 가격 표시다.

가령 중고 피아노를 실제로는 500만원에 판매하면서 게시글에는 ‘999원’이라고 적어놓는 경우를 생각해볼 수 있다. 혹은 게시글에는 낮은 가격을 적고 상세 설명에 “실제 가격은 문의”, “자세한 가격은 전화로 연락”이라고 표시하는 방식이다.

이런 게시물을 보면 이용자는 “실제 가격과 다른 금액을 적었는데 문제가 없는 것 아니냐”고 생각할 수 있다.

당근의 답변은 조금 달랐다.

당근은 게시글에 999원과 같은 임의의 금액을 적고 본문이나 채팅을 통해 실제 판매가격을 안내하는 행위를 일률적으로 정책 위반으로 보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가격 협상을 전제로 게시가격을 정하는 경우도 있고, 시세가 명확하지 않은 희귀품이나 여러 구성품을 한꺼번에 판매하면서 가격을 협의해야 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다만 여기서 중요한 것은 ‘999원 표시가 무조건 허용된다’는 의미는 아니라는 점이다.

당근은 “이용자에게 피해를 주는 사기 행위에 대해서는 무관용 원칙으로 대응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기 시도가 확인되면 최고 수준의 제재와 재가입 불가 조치를 취하고, 채팅 과정에서 선입금을 요구하거나 외부 채널로 이동시키려는 시도가 감지되면 경고 알림을 보내는 방식이다.

또 경찰청 데이터와 연동해 사기 이력이 있는 계좌나 전화번호의 우회 공유를 실시간으로 차단하고 거래 중단을 권고하는 등 이용자 보호 조치도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결국 게시가격과 실제 협의가격이 다르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니지만, 이를 이용해 이용자를 속이거나 사기 거래로 이어진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는 게 당근의 설명이다.


③ 중고물건 파는 곳에서 학원·사업자 홍보를 한다면


세 번째는 광고성 게시물이다.

당근에서 일반 중고거래를 하다 보면 물건을 판매하는 글이 아니라 특정 서비스나 사업을 홍보하는 내용이 올라오는 경우가 있다. 예를 들어 교육 서비스를 소개하거나 개인사업자가 자신의 상품·서비스를 홍보하는 식이다.

그런데 당근에서는 사업자 홍보를 위한 별도의 비즈프로필과 광고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그렇다면 일반 중고거래 게시판에 중고물품 판매가 아닌 사업 홍보글을 올리는 것은 가능할까.

당근의 답변은 명확했다.

중고거래와 관련 없는 홍보 게시글은 허용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당근은 이 같은 게시물을 사전에 AI 탐지 기능으로 확인하고, 이용자 신고 등을 통해서도 감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업체 홍보가 필요한 경우에는 비즈프로필을 개설하거나 광고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안내하고 있다는 것이다.

문제는 이용자가 실제 플랫폼에서 게시물을 보는 시점이다. 사전 AI 탐지와 이용자 신고 시스템이 작동하더라도 모든 부적절한 게시물이 등록과 동시에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게시물이 올라온 뒤 이용자에게 노출되고 신고나 탐지 과정을 거쳐 조치되는 경우가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용자, 안전 거래할 수 있는 환경 조성 필요”


결국 이번에 확인한 세 가지 사례는 모두 같은 문제로 묶기는 어렵다.

외화 거래는 일정 범위에서 허용되지만 금액 제한과 사기 주의가 필요한 거래이고, 임의 가격 표시는 거래 특성에 따라 허용될 수 있지만 사기와는 별개로 봐야 한다. 반면 중고거래와 무관한 홍보 게시물은 당근이 허용하지 않는 영역이다.

세 사례를 통해 확인되는 것은 중고거래 플랫폼의 ‘금지’와 ‘허용’이 단순한 이분법으로 나뉘지 않는다는 점이다. 거래 대상과 금액, 게시 목적, 거래 과정에서의 이용자 피해 가능성 등에 따라 적용되는 기준이 달라진다.

특히 게시물이 실시간으로 대량 등록되는 플랫폼 특성상 AI 탐지와 이용자 신고만으로 모든 문제 게시물을 등록 즉시 걸러내는 데에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따라서 이용자 입장에서는 플랫폼의 규정을 알고 거래하는 것이 중요하고, 플랫폼 역시 어떤 게시물이 허용되고 어떤 게시물이 제한되는지 이용자가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기준을 명확하게 안내할 필요가 있다.

당근은 <녹색경제신문>에 “중고거래와 관련 없는 홍보 게시글은 허용하지 않고 있으며 사전 AI 탐지 기능과 이용자 신고 등을 통해 감지하고 있다”며 “업체 홍보는 비즈프로필 개설이나 광고 등을 통해 할 수 있도록 안내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 업계 관계자는 <녹색경제신문>에 “중고거래 플랫폼에서는 게시물의 성격과 거래 방식이 다양해 단순한 키워드만으로 모든 문제 게시물을 걸러내기는 쉽지 않다”며 “AI 탐지와 이용자 신고, 사후 제재가 함께 작동하면서 이용자가 안전하게 거래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