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병호 한화투자증권 대표 취임 1년...'디지털' 베팅 속 본업 수익성은 '과제'

증시 호황에도 영업익 0.5% 증가…순익은 30.6% 감소 IB·트레이딩 부진에 본업 수익성 개선 과제로 인니 증권·운용사 인수에 두나무·블록체인 투자 확대 미래사업 키우며 종투사·자본확충·주주환원도 '숙제'

2026-08-18     정수진 기자
장병호

[녹색경제신문 = 정수진 기자] 장병호 한화투자증권 대표가 다음 달 취임 1년을 맞는다. 취임 이후 디지털자산과 동남아시아 사업을 중심으로 미래 성장동력 확보에 속도를 내며 중장기 성장 전략의 밑그림을 구체화했다. 다만 증시 호황에도 상반기 이익 성장이 제한된 가운데 기업금융(IB)과 트레이딩 부문이 부진하면서 증권 본업의 수익성을 끌어올리는 것은 과제로 남았다.

증시 호황에도 영업익 제자리·순익 뒷걸음…IB·트레이딩 부진

1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화투자증권의 올해 상반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85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0.5% 증가하는 데 그쳤다. 당기순이익은 462억원으로 같은 기간 30.6% 감소했다.

올해 상반기 국내 증시 호황과 거래대금 증가에 힘입어 주요 증권사들이 큰 폭의 이익 성장을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아쉬운 성적이다.

리테일과 홀세일 부문은 증시 활성화와 법인 영업 성과에 힘입어 성장했지만 IB와 트레이딩 부문의 부진이 발목을 잡았다. 상반기 IB 순영업수익은 10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8.05% 감소했고, 트레이딩 부문 역시 162억원으로 65.24% 줄었다.

한화투자증권 관계자는 "올해 상반기 리테일 및 홀세일 본업 부문은 증시 활성화와 법인 영업 성과에 힘입어 전년 동기 대비 견조한 성장세를 이어갔다"며 "다만 금리 상승에 따른 채권평가손실과 일회성 비용 등이 일부 반영되면서 전사 실적 개선 폭에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이어 "향후 시장 흐름에 맞춰 본업 수익 기반을 한층 공고히 하고 수익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통해 본업 경쟁력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디지털·동남아에 미래 성장동력…인니 법인 7월 흑자전환

장 대표가 지난해 9월 취임한 이후 가장 공을 들인 분야는 동남아 사업과 디지털 금융이다.

한화투자증권은 인도네시아 칩타다나증권(CSA) 지분 80%를 인수한 데 이어 칩타다나자산운용(CAM) 인수까지 마무리하며 현지에서 증권과 자산운용을 아우르는 사업 기반을 구축했다. 이를 기반으로 아세안 시장까지 사업 영역을 넓히는 '디지털 실크로드'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아직 실적 기여도는 크지 않다. 올해 상반기 칩타다나증권은 영업수익 64억원, 반기순손실 7억원을 기록했다. 칩타다나자산운용 역시 영업수익 9억원, 반기순손실 5억원을 냈다. 다만 칩타다나증권은 7월 들어 시장 반등에 따른 영업수익 증가와 보유자산 평가가치 회복에 힘입어 세전이익 24억루피아(1억8984만원)를 기록하며 흑자 전환했다.

한화투자증권은 하반기 칩타다나증권의 주식·채권 브로커리지 고객 영업을 강화하고 상반기 규제 심사 강화 등으로 지연된 IB 딜의 연내 마무리를 추진할 방침이다.

칩타다나자산운용은 채권·머니마켓펀드(MMF) 중심으로 운용보수 수익 기반을 강화하는 한편 보험사 등 기관투자자와 고액자산가(HNW) 고객의 자금을 유치해 운용자산(AUM)을 확대할 계획이다. 칩타다나증권 및 외부 펀드 판매 플랫폼과 연계해 리테일 판매 채널도 넓힌다.

디지털 금융 분야에서도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최근 가상자산거래소 업비트 운영사 두나무 지분을 추가 취득하며 3대 주주로 올라섰다. 글로벌 금융기관을 위한 블록체인망 '캔톤 네트워크(Canton Network)' 운영사에도 300억원을 투자했다.

특히 캔톤 네트워크는 내년 상반기 출시를 목표로 하는 한화투자증권의 DAP(디지털애셋플랫폼)의 메인넷으로 활용될 예정이다. 디지털 지갑부터 실물기반 토큰화 자산(RWA) 발행 인프라까지 디지털 금융 밸류체인을 선점하겠다는 구상이다.

한화투자증권 측은 "중장기적 관점의 선제적 투자 목적이 우선되는 전략적 판단"이라며 "다양한 파트너사와 사업적 시너지를 검토하고 있으며, 이러한 투자와 파트너십이 미래 금융환경에서 리더십을 공고히 하고 중장기적인 수익 창출 기회로 이어질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미래사업은 장기전…당장 돈 벌 곳은 본업, 자본확충·주주환원도 과제

장 대표가 취임 첫해 미래 성장동력의 밑그림을 구체화했지만, 디지털 금융과 동남아 사업이 회사의 새로운 수익원으로 자리 잡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할 전망이다. 한화투자증권 역시 관련 투자를 단기적인 수익 창출보다 중장기적 관점의 선제적 투자로 보고 있다.

그만큼 취임 2년 차에는 미래사업의 성과를 기다리는 동시에 기존 증권 사업에서 안정적인 이익을 확보해야 하는 부담이 커졌다. 미래사업 투자를 지속하면서 새로운 사업영역까지 확대하려면 이를 뒷받침할 수익성과 자본 여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나이스신용평가는 두나무 지분 추가 취득에 따른 자금 투입으로 한화투자증권의 유동성 비율이 소폭 하락하고 차입 부담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여기에 증권업계의 자본 확충 경쟁도 부담이다. 최근 증권사들이 자기자본을 늘려 종합금융투자사업자(종투사) 진입과 사업영역 확대에 나서는 가운데 한화투자증권은 아직 구체적인 자본 확충 계획을 내놓지 않고 있다.

한화투자증권 측은 "중장기 성장과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다양한 자본정책을 검토하고 있다"며 "종투사 진입 역시 사업영역 확대와 수익원 다변화 측면에서 고려할 수 있는 성장 전략 중 하나"라고 밝혔다. 다만 "구체적인 시기와 규모, 방식 등은 현재 확정된 바 없다"고 덧붙였다.

주주환원 확대도 풀어야 할 과제다. 한화투자증권은 최근 10년간 현금배당을 한 차례 실시하는 데 그쳤다. 성장사업에 대한 투자를 지속하면서 자본 경쟁력을 높이고 주주환원까지 확대해야 하는 만큼 자본 배분의 중요성도 커지고 있다.

한화투자증권 관계자는 "현재는 안정적인 재무구조 유지와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투자를 통해 기업가치를 극대화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며 "향후 경영 실적과 재무 상황, 성장투자 성과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배당 등 다각적인 주주환원 방안을 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