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밤 역대 최대 9440억 재산분할 확정되나… 최태원·노소영 소송 재상고 기한 임박
[녹색경제신문 = 박성진 기자]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의 재산분할소송이 오늘 자정으로 재상고 기한을 맞는다. 이날 밤까지 양측이 재상고장을 제출하지 않을 경우, 국내 재산분할소송 역사상 최대 규모인 9440억 원의 재산분할 판결이 그대로 확정된다.
법조계에 따르면 최 회장과 노 관장의 재산분할 소송 파기환송심 판결에 대한 재상고 마감 시한은 오늘 자정까지다. 앞서 서울고법 가사1부는 지난달 24일 파기환송심 선고를 통해 최 회장이 노 관장에게 재산분할금 9440억 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이는 지난 2심이 인정한 1조 3808억 원보다는 줄어든 액수지만, 여전히 역대 최대 규모다.
파기환송심 재판부는 대법원의 취지에 따라 고 노태우 전 대통령의 비자금 300억 원 등 은닉 자금이 노 관장의 재산 형성 기여로 인정되지 않는다 판단했다. 다만 최 회장이 보유한 SK 주식의 분할 대상 포함 및 3분의 1 수준의 분할 비율은 유지됐다.
노 관장 측이 파기환송심에서 실리를 확보한 만큼 추가 상고에 나설 가능성은 낮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며, 천문학적인 현금 마련 방안을 고심해야 하는 최 회장 측의 최종 선택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이번 판결이 확정되면 최 회장은 원금 9440억 원과 함께 판결 확정 다음 날부터 연 5%의 지연이자를 부담하게 된다. 금액으로는 연간 약 472억 원, 하루에 약 1억 3000만 원에 달하는 규모다.
일각에선 최 회장이 대규모 현금 유동성을 확보하는 과정에서 그룹 지배구조와 경영권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해 어떤 전략을 취할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최 회장이 1조 원에 육박하는 막대한 현금을 마련할 현실적인 해법으로는 주식담보대출, 계열사 배당 확대, 개인 보유 비상장 자산 및 부동산 매각 등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최 회장이 보유한 SK㈜ 지분(17.9%)은 최근 주가 상승으로 담보 여력이 확대되었으나, 지분 전체가 과도하게 금융권에 묶일 경우 지배구조 핵심인 지주사 체제나 주가 하락 시 반대매매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따라 주식 일부 매각이나 SK텔레콤 등 우량 자회사의 배당 확대, 그리고 두산그룹과 매각 협상이 진행 중인 SK실트론의 최 회장 개인 지분(29.4%) 정리 가능성 등이 복합적으로 거론된다.
한편 최 회장과 노 관장 사이 갈등은 지난 2015년 말 최 회장이 언론에 편지를 보내 혼외 자식의 존재를 직접 세상에 알리면서 시작됐다. 당시 최 회장은 노 관장과의 혼인 관계가 파경에 이르렀음을 고백했고, 가정을 지키겠다는 뜻을 밝혔던 노 관장과 입장이 엇갈리며 세간에 큰 충격을 안겼다.
이후 양측이 합의에 이르지 못하면서 법적 다툼은 2017년 7월 최 회장이 이혼 조정을 신청하며 본격적인 소송 국면에 접어들었다. 조정이 불발되면서 2018년 2월 정식 소송으로 전환되었고, 노 관장은 2019년 12월 맞소송을 제기해 위자료와 함께 본격적인 재산분할 청구에 나서며 전면전으로 확대되었다.
2022년 12월 1심 재판부는 최 회장이 보유한 SK 주식을 특유재산으로 판단해 재산분할 대상에서 제외하고 현금 665억 원과 위자료 1억 원만 인정했다. 그러나 2024년 5월 항소심 재판부는 고 노태우 전 대통령의 비자금 유입설 등을 인정하며 SK 주식 역시 부부 공동 재산으로 판단, 재산분할 규모를 1조 3808억 원과 위자료 20억 원으로 대폭 늘렸다.
항소심 과정에서 노 관장이 최 회장의 동거인인 김희영 티앤씨재단 이사장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에서는 김 이사장이 위자료 20억 원 판결 직후 항소를 포기하고 전액을 곧바로 입금했다. 이에 따라 재산분할 소송과 별개로 위자료 책임과 관련된 법적 다툼은 이미 앞서 종결된 상태다.
이후 대법원이 노 전 대통령의 비자금 등 불법 은닉 자금은 재산 형성 기여도로 볼 수 없다는 취지로 사건을 파기환송했고, 지난달 열린 파기환송심에서 주식 분할 비율은 유지되면서도 분할 금액이 9440억 원으로 조정되어 오늘 최종 재상고 마감 시한을 맞이하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