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환경정책] EU 포장 및 포장폐기물 규정, 수출기업이 알아야 할 것들

- 식음료 업계・포장 소비재 업계 — „아직 시행 준비 안됐다“ 반발 -국내 EU 수출업체들, 규정에 적합하게 포장 디자인 검토 및 재디자인 대비해야

2026-08-20     박진아 유럽 주재기자

[녹색경제신문 = 박진아 유럽 주재기자] 8월 12일(수요일=유럽 시간 기준)부터 유럽연합(EU)이 제정한 엄격한 포장 및 포장폐기물 처리 규제 법안이 본격 시행에 들어갔다.

EU 이사회(European Council)는 이날 PPWR 본격 시행을 발표하면서 무려 71개 조항이 포함된 124쪽 분량의 방대한 PPWR 법안 문헌을 공개하고, 약 5년 후인 오는 2030년까지 극소수 예외적 경우를 제외한 EU 내 포장 용기와 포장 쓰레기 대부분을 재활용할 수 있도록 단계적 규정을 내놓을 계획도 추가로 밝혔다.

설문조사

개정된 포장 및 포장폐기물 규제법(Packaging and Packaging Waste Regulation, 이하 PPWR)의 목표는 시중에서 사용되고 쓰레기로 배출되는 각종 포장재 쓰레기를 대폭 줄이고 폐품 재활용도를 최대한 높여 천연자원 절약과 환경 오염 감축을 달성하는 것이다.

PPWR의 본격 시행으로 조만간 EU 시민들은 식음료품 포장재, 배송품 포장재, 의약 및 위생용품, 화장품에서 각종 생필품 포장재에 이르기까지 일상 소비생활에서 변화를 체감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EU는 약 5년 전인 2021년 7월, 주로 식음료 업계를 겨냥해 일회용 플라스틱 식기, 빨대, 컵과 용기 사용을 금지하는 EU 일회용 플라스틱 지침(Single-Use Plastics Directive, 줄여서 SUPD)을 발표하고 소비자들의 플라스틱 사용을 단계적으로 삭감시킬 계획이었으나,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며 재택근무와 편의성 추구 성향이 맞물리면서 폭발적으로 활성화된 배달 음식 및 디지털 구매 문화를 타고 오히려 각종 포장 상품 소비와 포장 쓰레기 배출량 또한 덩달아 급증했다.

♢ EU, 친환경 쓰레기 관리 문화・순환경제 실천 주도

EU가 가장 우선 손볼 대상은 식품 포장재다.

현재 가공 식음료품 업계와 포장 배달 요식업계에서 포장재 원료로 널리 사용되고 있는 과불화화합물(PFAS)은 폐기 후 자연에서 분해되지 않아 ‚영원한 화학물질(forever chemical)’로 불리는 인공 화학물질이다. 

EU의 PFAS 기반 포장재 사용 금지 압력은 소비자들에게는 희소식이지만 가공 식음료품 제조업계의 동요와 반발을 크게 살 것으로 예상되지만, 법이 법인 만큼 업계 기업들은 PPWR 시행 연기 요구를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독일 공영 텔레비전 방송 타게스샤우(Tagesschau)는 크리스토프 페트리 독일 산업 및 상업청 산하 순환경제 및 환경정책부 수석의 말을 인용해, 글로벌 식음료품 업계를 향한 새 대안적 포장재 교체 요구는 경영・기술적 측면에서 당장 실현이 난해할 뿐만 아니라 과거 전례가 없는 미지의 숙제라는 점에서 대체 포장재 전환까지 과도적 적응기가 필요할 것이라고 논평했다.

EU가 제정・시행에 들어간 PPWR 규정을 준수하려면 업계는 우선 현재 보다 포장 부피를 최대한 작게 줄이고 포장 소재를 덜 사용하는 ‚미니멀 포장‘ 디자인으로 교체해야 한다.

특히 온라인 주문 및 배송에 사용되는 포장재는 불필요하게 크면 안 된다. 다시 말해 앞으로 소비자가 주문한 작은 립스틱 한 개를 구두 상자 만한 포장 용기에 넣어 배송하는 것이 금지된다. PPWR 문헌에는 포장 용기 안에 물품 이외 빈 공간이 50%를 넘지 말것을 구체적으로 명기하고 있다.

2030년부터 플라스틱 소재의 포장재 사용도 전면 금지된다. 가령, 맥도널드 같은 패스트푸드 음식점에서는 1회용 포장 케첩을 제공할 수 없게 된다. 유럽 슈퍼마켓에서 과일이나 야채를 500그람 또는 1킬로그람 번들로 묶어 담는 데 사용하는 플라스틱 그물망이 퇴출되고, 호텔이나 숙박업소에서 제공되는 소형 샴푸・샤워젤 같은 1회용 편의용품을 비치할 수 없게 된다.

향후 EU는 재활용이 가능하도록 제조된 포장재만을 사용하게 할 방침이다. 또한 가공 식음료품의 경우, 기업들이 포장재 배합에 일정 비율의 재활용 재료를 반드시 사용하도록 의무화한다. 기본적으로 모든 포장재가 재활용되도록 포장재 처리 인프라를 확립하겠다는 의도다.

현재 덴마크, 독일 등 북서부 유럽 국가에서 슈퍼마켓을 방문하는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빈 알루미늄 캔, PET 음료수 용기, 유리 용기 회수기가 성공적으로 활용되고 있다. 용기의 소재에 따라 캔, PET, 유리 용기를 재활용 회수기에 투입할 때마다 우리 돈 약 150~200원가량의 보증금을 환급되기 때문에 소비자들의 높은 참여도를 유도하는 데 성공을 거두고 있다.

한편, 슈퍼마켓 빈 용기 회수대 설치 제도가 아직 보편화되지 못한 이탈리아, 스페인 등 남서부 유럽 국가들은 오는 2029년까지 빈 일회용 플라스틱・알루미늄 음료수 캔, 유리 용기 반납 시스템을 의무적으로 구축해야 한다.

EU의 포장 및 포장폐기물 규제법은 오는 2050년까지 탄소중립 목표 달성 정책의 일환이자, EU가 기후 변화 예방와 환경 오염 방지를 위한 근본 대책으로서 꾸준히 고수해 온 반(反) 플라스틱주의 전략의 중추적 행동 강령인 만큼 규정의 희석 또는 폐지 없이 확고하게 추진될 정책이다.

♢ EU 시장으로 제품을 수출하는 국내 업체들이 검토해야 할 실무 체크리스트

•포장재를 구성하는 각 구성 요소와 성분률을 정확히 파악한다.
•플라스틱 포장재 경우, 폐기 후 PPWR 재활용성 요건을 충적하는지 검토하고, 플라스틱 포장의 경우, PCR(소비 후 재활용 원료) 비율을 충족할 수 있는 조달 경로를 확인한다.
•PPWR이 금지하는 우려 물질에 대한 공급업체의 적합성 증명서 또는 시험성적서를 확보할 것
•제품을 보호하는 포장이 필요 이상 크거나 무겁거나 복잡하지 않은 패키징 디자인을 입증해야한다. 포장은 가급적 제품과 포장재 사이 공간이 작아야 한다.
•포장에 부착하는 라벨링은 EU 라벨링 요건에 부합하도록 표기한다.
•PPWR 규정 준수를 입증하는 제품 관련 기술 문서 및 증빙자료를 확보한다.

패키징을 더 이상 단순한 별개의 제품 보호재가 아닌, 제품의 일부 또는 연속이라는 개념 전환이 요구된다.

또, EU의 PPWR 규제 시행은 일률적 단일 법률이라기보다는 다양한 요건이 여러 단계에 걸쳐 도입되는 순차적 시행 규정이라는 시각으로 보고 대응해나갈 것이 바람직하다. 업종 별로는 K-푸드, K-뷰티 등 소비재와 전자・자동차 등 제조업 분야 한국 수출기업들이 일반 적용 대상이 된다.

PPWR의 일반적 의무사항은 2025년 2월 11일 발효돼 올해 8월 12일부터 법적 시행되기 시작했으나, 포장 폐기물의 재활용 가능성 및 재생원료 사용과 관련된 보다 구체적인 세부적 요구사항은 향후 2030년, 2035년, 20238년을 목표로 단계적으로 추가 제정・시행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