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IPO 닻 올린 브릴스 "로봇 모듈화 플랫폼으로 산업현장 침투"

SI 넘어 공정기술·현장데이터 자산화…프로젝트 단가도 상승세 R&D투자로 자동화 분야 확대…북미·대기업 협력 기반 성장성 강조

2026-08-13     김지윤 기자
전진

[녹색경제신문 = 김지윤 기자] 로봇 플랫폼 기업 브릴스가 로봇 제조 중심의 사업모델을 넘어 산업 현장에 로봇을 실제 적용하는 모듈형 자동화 플랫폼 기업으로의 정체성을 강조했다. 단순히 로봇을 판매하거나 일회성 SI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데 그치지 않고, 축적된 공정기술과 현장 데이터를 재사용 가능한 플랫폼으로 전환해 수익성과 확장성을 동시에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전진 브릴스 대표이사는 13일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로봇을 만드는 기술과 로봇을 현장에 적용해 생산성·품질 성과를 만들어내는 기술은 엄연히 다르다”며 “고객이 필요한 것은 단순 로봇이 아니라 로봇을 활용해 자신들의 공정 문제를 해결하는 솔루션”이라고 밝혔다.

전 대표는 로봇을 자동차의 엔진에 비유했다. 엔진이 자동차의 핵심 부품이지만 소비자가 엔진만을 사는 것은 아니듯, 산업 현장 역시 로봇 단품보다 이를 공정에 맞게 통합한 완성형 솔루션을 필요로 한다는 설명이다.

브릴스는 협동로봇, 산업용 로봇, 물류로봇 등 자체 하드웨어를 보유하고 있지만 특정 로봇 제조사에 종속되지 않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자체 로봇뿐 아니라 타사 로봇도 고객 공정에 맞게 통합할 수 있는 기술을 보유했다는 점을 차별점으로 내세웠다.

전 대표는 “하드웨어에 종속되면 해당 시장 밖으로 확장하기 어렵다”며 “브릴스는 자체 로봇뿐 아니라 다양한 제조사의 로봇을 브릴스의 플랫폼 안에서 솔루션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브릴스가 가장 강조한 경쟁력은 모듈화 플랫폼이다. 회사는 로봇 제어, 비전 검사, 안전, 엔드이펙터, 공정기술 등 현장 자동화에 필요한 요소기술을 모듈화해 보유하고 있다. 이를 고객 산업과 공정에 맞게 조합해 물류, 제조, 식품, 조선, 방산, 의료 등 다양한 분야로 확장하고 있다.

전통적인 로봇 SI 기업과의 차이도 이 지점에서 나온다. 일반 SI 기업은 고객사별로 새로운 커스터마이징을 반복해야 해 프로젝트가 늘어날수록 인건비와 개발비 부담이 커지는 구조다. 반면 브릴스는 한 번 개발한 기술을 다른 산업과 고객에게 반복 적용할 수 있어 프로젝트가 축적될수록 기술 자산이 늘어난다는 설명이다.

전 대표는 “일회성 커스터마이징은 비용으로 사라지지만, 브릴스는 프로젝트에서 나온 기술을 요소기술로 분해하고 다시 모듈화해 자산으로 만든다”며 “프로젝트를 하면 할수록 개발 리스크가 줄고 원가 경쟁력이 높아지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실제 회사 측은 프로젝트 단가가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고 밝혔다. 과거 건당 4000만원 수준이던 프로젝트는 2023년 7000만원 수준으로 올랐고, 최근에는 건당 1억6000만원 수준까지 확대됐다. 전 대표는 향후 프로젝트 단가가 2억원 이상으로 커질 가능성도 있다고 언급했다.

수주 기반도 확대되고 있다. 브릴스는 올 6월 말 기준 연간 목표 수주잔고의 90% 이상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2020년 40억원 수준이던 매출은 지난해 238억원까지 성장했다.

해외 시장도 주요 성장축으로 제시했다. 브릴스는 현재 17개국에 수출 경험을 보유하고 있으며, 북미 시장 누적 매출만 210억원을 넘어섰다고 설명했다. 올해 상반기 매출의 50% 이상도 해외 수출에서 발생했다.

전 대표는 “내년에 미국에 들어갈 장비 금액만 200억원 이상”이라며 “미국은 인건비와 안전 기준이 높은 시장인 만큼 브릴스의 모듈형 자동화 솔루션이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고 말했다.

대기업과의 협력도 확대하고 있다. 포스코는 브릴스에 70억원을 전략적으로 투자했으며, 브릴스는 포스코 공정에 로봇 자동화 솔루션을 적용하는 사업을 넓혀가고 있다. 현대중공업과는 LNG 선박 관련 기술을 공동 개발했고, LG CNS와는 LG에너지솔루션향 AMR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두산로보틱스와는 팔레타이징 솔루션을 개발해 두산이 판매하는 구조도 언급됐다.

회사는 반복 매출 기반을 강화하기 위해 로봇서비스(RaaS) 모델도 확대할 계획이다. 초기 투자비 부담과 운영 리스크로 로봇 도입을 주저하는 중소·중견기업을 대상으로 검증, 금융, 관리, 유지보수, 업그레이드까지 묶은 구독형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구상이다.

다만 프로젝트 기반 사업 특성상 수주 시점과 매출 인식에 따라 실적 변동성이 나타날 수 있다는 점은 과제로 꼽힌다. RaaS 모델 역시 초기 장비 투자와 유지보수 체계 구축이 필요한 만큼 반복 매출 구조가 안착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할 전망이다.

전 대표는 “브릴스는 프로젝트를 파는 단순 SI 기업이 아니라, 프로젝트를 통해 축적된 기술 자산을 반복 판매하는 회사”라며 “모듈화 플랫폼을 기반으로 국내외 산업 현장의 로봇 자동화 수요를 공략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브릴스는 코스닥 상장을 위해 총 120만주를 전량 신주로 공모한다. 희망 공모가 밴드는 1만6500~1만9500원으로, 이에 따른 공모 예정 금액은 198억~234억원이다. 회사는 오는 8월 31일부터 9월 4일까지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을 진행해 공모가를 확정한 뒤, 9월 8~9일 일반청약을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