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좌엔 2877만원인데 ‘1억6260만원 부족’…토스증권 레버리지 ‘3000만원’ 안내 논란

시행 전날 2877만원 마련…3000만원 기준만 보면 부족액 123만원 새 규제는 매도대금 결제 전 ‘0원’ 취급·매수대금은 즉시 차감 토스 “거래내역 따라 채우기 금액 달라…당장 거래에 필요한 금액” 투자자 “이 구조 알았으면 대응했을 것”…금감원 민원 제기

2026-08-13     한순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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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경제신문 = 한순구 기자]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상품(ETP)의 기본예탁금이 현금 3000만원으로 강화된 가운데 토스증권 이용자가 제도 시행을 앞두고 계좌에 약 2877만원을 마련했음에도 실제 주문 과정에서는 1억6000만원이 넘는 자금이 부족하다는 안내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산 오류 때문은 아니었다. 금융당국이 새 기본예탁금 제도를 도입하면서 매도한 주식의 대금은 실제 결제가 완료될 때까지 기본예탁금에서 인정하지 않는 반면, 매수한 주식의 미결제대금은 즉시 차감하도록 했기 때문이다. 금융위원회도 이 같은 비대칭적인 현금 인정방식이 과도한 회전매매를 억제하기 위한 의도적인 제도 설계라고 밝히고 있다.

토스증권은 고객의 거래내역에 따라 3000만원을 넘어서는 ‘채우기 금액’이 표시되는 것은 정상적인 산정 결과라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논란은 기본예탁금 계산 자체보다 투자자가 거래 전에 이러한 복잡한 산정구조와 실제 필요한 자금 규모를 충분히 알 수 있었느냐로 옮겨가고 있다.

 

규제 대비해 전날 2877만원 마련…“100만원만 더 넣으면 되는 줄”

12일 본지가 확보한 토스증권 거래내역을 보면 제보자 A씨는 지난달 30일 자신의 타 금융기관 계좌에서 토스증권 계좌로 수차례 자금을 이체했다.

거래내역에는 이후 원화 잔액이 2876만7146원으로 표시돼 있다.

금융당국이 발표한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 기본예탁금 기준인 현금 3000만원과 단순 비교하면 부족한 금액은 123만2854원이다.

A씨는 당시 제도 시행에 대비해 자금을 미리 마련해 둔 것이라고 설명했다.

A씨는 “3000만원이라는 기준만 놓고 보면 부족한 돈이 100여만원이었고 그 금액을 알려줬다면 바로 이체할 수 있었다”며 “실제로는 계좌에 돈이 있었는데도 내가 예상하지 못한 방식으로 부족액이 계산됐다”고 주장했다.

 

‘들어올 돈’은 결제 때까지 0원…‘빠져나갈 돈’은 즉시 차감

A씨가 문제 삼는 핵심은 새 규제가 만들어낸 기본예탁금 계산방식이다.

금융위는 지난달 24일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ETN의 기본예탁금을 기존 1000만원에서 현금 3000만원으로 높이고, 기존에 시가의 70%까지 인정하던 주식·ETF·채권 등 대용증권을 기본예탁금에서 제외하는 조치를 7월31일부터 조기 시행한다고 발표했다.

동시에 현금 인정시점도 바꿨다.

종전에는 보유 증권을 매도하면 매도 당일부터 이를 기본예탁금에 반영할 수 있었지만, 새 규정에서는 증권을 매도한 돈은 실제 결제가 완료돼 현금이 입금되는 시점까지 기본예탁금으로 인정하지 않는다.

반면 증권을 매수하면 매수대금은 기존과 마찬가지로 즉시 예탁금에서 차감한다. 매도대금담보대출을 받은 금액 역시 기본예탁금에서 제외된다. 금융위는 매도 직후 다시 매수하는 과도한 회전매매를 차단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결국 결제가 끝나지 않은 거래가 많은 투자자에게는 이른바 ‘들어올 돈’은 아직 현금이 아니라는 이유로 인정하지 않으면서 ‘빠져나갈 돈’은 미결제 상태에서도 곧바로 차감하는 구조가 적용되는 셈이다.

A씨는 “평소 같으면 주식을 매도해 앞으로 들어올 결제 예정금액이 다시 빠져나갈 매수대금을 메워주는데, 새 규제에서는 들어올 돈은 인정하지 않고 빠져나갈 돈은 마이너스로 반영한다”며 “이런 방식으로 계산된다는 것을 거래 전에 알기 어려웠다”고 주장했다.

 

2877만원 있었는데 MTS에는 ‘1억6260만원 부족’

본지가 확보한 토스증권 MTS 화면에는 미국 증시에 상장된 'GraniteShares 2x Long AMD Daily ETF' 주문 과정에서 “이 종목은 계좌에 현금이 3,000만원 이상 있어야 구매할 수 있어요”라는 문구가 표시됐다.

그러나 같은 화면의 '현재 보유 현금'은 마이너스 1억3260만19원, 채워야 할 금액은 1억6260만19원으로 나타났다.

국내 상품에서도 같은 형태의 사례가 확인됐다.

'SOL SK하이닉스선물단일종목레버리지2X' 주문 화면에서는 기본예탁금 3000만원 안내와 함께 현재 보유 현금이 마이너스 4344만5209원, 부족금액이 7344만5209원으로 나타났다.

금융당국의 새로운 인정기준에 따라 기존 매수미결제금액 등을 차감했기 때문에 일반 계좌에서 확인되는 원화 잔액과 단일종목 ETP 거래를 위해 인정되는 현금 사이에 큰 차이가 발생한 것이다. 금융위 역시 제도 변경 당시 기존 투자자의 추가 매수에도 새 기준이 적용돼 “투자전략에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별도로 안내했다.

 

토스 “당장 거래하기 위해 필요한 금액 보여준 것”

토스증권도 이번 사례의 부족금액이 고객의 기존 거래내역을 반영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토스증권 관계자는 본지에 “채우기 금액이 3000만원 이상으로 표기되는 것은 고객의 거래 내역에 따라 다를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신규 단일 ETP 기본예탁금 산정 방식은 매수미결제금액까지 차감 후 기본예탁금이 산정되기 때문에, 채우기 금액으로 안내된 금액은 지금 당장 거래를 하기 위해 필요한 금액이 노출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따라서 1억6260만원이 새로운 기본예탁금 기준이라는 의미는 아니다. A씨의 거래내역을 반영해 계산된 인정현금을 3000만원까지 올리기 위해 당시 추가로 필요한 금액이라는 게 토스증권의 설명이다.

 

“산식이 틀렸다는 게 아니라 그 산식을 알 수 있었느냐”

이에 따라 쟁점은 토스증권의 계산이 맞았느냐보다 A씨가 제도 시행 전이나 실제 주문 과정에서 이를 얼마나 구체적으로 알 수 있었느냐에 가깝다.

A씨는 “규제 자체가 상식적이냐는 문제도 있지만 증권사에서는 적어도 거래할 때 고객이 실제로 얼마가 필요한지 알 수 있게 해줬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7월30일 계좌에 실제 돈을 준비해뒀고, 부족한 금액이 얼마인지 정확히 알았다면 자금을 더 이체하거나 기존 거래를 정리하는 방식으로 대응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A씨는 고객센터에 부족금액이 크게 나타나는 이유를 문의했지만 당시 상담 과정에서도 구체적인 산정구조를 제대로 설명받지 못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A씨는 이 같은 안내 부족으로 거래에 차질을 빚어 손해가 발생했다는 취지로 금융감독원에 민원을 제기했다.

 

민원 뒤 안내 바뀌었다는 주장…토스는 구체적 답변 안 해

A씨는 금감원 민원을 제기한 이후 토스증권의 관련 안내 방식이 이전보다 구체적으로 변경됐다고도 주장했다.

본지는 토스증권에 ▲제도 시행 전 매수미결제금액 차감과 매도대금 인정시점을 어떻게 안내했는지 ▲상담 직원들에게 관련 교육과 매뉴얼을 제공했는지 ▲제도 시행 이후 MTS 기본예탁금 안내 화면이나 문구를 변경했는지 ▲변경 시점과 이유 ▲금감원 민원과 안내 변경의 연관성 등을 질의했다.

토스증권은 “주신 질문에 하나씩 답변드리기 어려운 점을 양해 부탁드린다”며 기본예탁금 산정방식에 대한 회사 입장만 전달했다.

제보자와 관련된 사항에 대해서는 “개인정보 이슈로 제보자와 관련된 질문에는 답변이 어렵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토스증권이 시행 이후 실제 안내 화면을 변경했는지, 상담체계를 보완했는지와 금감원 민원과의 관계는 확인되지 않았다.

 

“대용증권 인정 막는 것 재산권 침해 아니냐”…법적 판단은 별개

A씨는 새 제도 자체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기존에는 주식·ETF·채권 등 대용증권 시가의 70%를 기본예탁금으로 인정했지만 현재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에서는 현금만 인정한다. 금융위는 투자자가 충분히 위험을 알고 손실을 감내할 수 있을 때에만 추가 매수가 가능하도록 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하고 있다.

A씨는 “자신이 보유한 증권이나 결제 예정 매도대금을 기본예탁금으로 활용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 과도한 재산권 제한 아니냐”고 주장했다.

다만 이를 곧바로 헌법상 재산권 침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헌법 제23조는 재산권을 보장하면서도 그 내용과 한계는 법률로 정하고 재산권 행사가 공공복리에 적합하도록 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헌법 제37조 제2항 역시 공공복리 등을 위해 필요한 경우 기본권을 제한할 수 있도록 하되 본질적인 내용을 침해할 수 없도록 하고 있다.

헌법재판소는 기본권 제한의 위헌 여부를 판단할 때 통상 목적의 정당성, 수단의 적합성, 피해의 최소성, 법익의 균형성 등을 살펴본다.

따라서 고위험 레버리지 상품의 추가 매수 요건을 강화하는 규제가 어느 정도까지 투자자의 재산권 또는 투자 자유를 제한하는지, 그 제한이 투자자 보호와 시장안정이라는 목적에 비춰 과도한지는 별도의 법률적 검토가 필요한 사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