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증+] 엘앤씨바이오, '대주주 블록딜' 청약 흥행 암초되나…주주들 '부글부글'①
이환철 회장 83만주 처분 공시 영향 주가 11% 하락 주주배정에도 50%만 참여, 매각자금은 주담대 상환
[녹색경제신문 = 조영갑, 민보영 기자] 생체조직 전문 바이오테크 '엘앤씨바이오'가 1400억원 규모의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투자금 조달에 착수한 가운데 이에 선행해 대주주(이환철 회장)의 블록딜이 병행돼 시장의 이목을 끌고 있다. 엘앤씨바이오는 유증 자금을 조달하고, 이중 1000억원을 경기도 화성 '이노베이션센터' 건립에 투입한다.
다만 거래량이 크지 않은 중소형주의 대주주 블록딜이 통상 주가 하방 압력을 가중한다는 점에서 유증의 악재로 작용할 공산이 크다는 분석이다. 실제 12일 종가기준 엘앤씨바이오는 전일 대비 10.55% 하락한 5만68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전일 이환철 회장의 주식거래계획 공시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이 회장은 블록딜 계획을 공시하면서 조달금액 상당량을 주식담보대출 상환에 배정한다고 밝혔다. 이와 더불어 구주주 청약 과정에서 이 회장 배정분의 50% 가량만 청약에 참여한다고 밝혀 '책임경영'에도 논란을 지피고 있다. 블록딜 단가와 유증 청약 예정가액의 단차도 클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비싸게 팔아 싸게 유증에 들어간다'는 비판 역시 피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1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이 회장은 임원ㆍ주요주주 특정증권등 거래계획보고서를 공시하고, 9월 11일부터 10월 10일까지 이 회장 보유 주식 632만5390주의 약 13.1%에 해당하는 82만6276주를 장외에서 처분(블록딜)한다고 밝혔다. 예정 단가는 8월 10일 종가를 준거로 한 6만1400원인데, 변경될 가능성이 크다. 6만1400원 단가 기준으로 이 회장은 총 507억원의 현금을 쥘 수 있다.
이와 더불어 이 회장은 본인 배정분의 절반에 해당하는 신주인수권증서 역시 매각한다. 총 42만8909주 물량으로, 예정가 3만8000원 기준으로 약 163억원에 해당한다. 처분가액 3만8000원은 주주배정 유상증자 1차 발행가액(예정)을 기준으로 했다. 엘앤씨바이오는 7월 1개월 간의 가중산술평균주가와 유증 결의일 기준 1주일 평균주가의 산술평균을 내 여기에 25% 가량의 할인을 매겼다. 12일 종가 5만6800원에 비하면 매우 매력적인 단가다. 주당 약 2만원을 남길 수 있다.
시장과 주주가 이 회장의 블록딜을 차가운 시선으로 보는 까닭은 이 블록딜의 용처 때문이다. 엘앤씨바이오는 구주 매각 목적으로 "보고자의 구주 및 신주인수권증서 일부를 매각해 주주배정후 실권주 일반공모 유상증자의 청약자금, 양도소득세 및 기존 주식담보대출 일부 상환에 필요한 재원을 마련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밝혔다.
일단 이 회장은 본인 배정 분의 50%만 청약에 참여한다. 배정 예정 신주 85만7817주 중 42만8908주의 청약에만 참여한다. 나머지 신주인수권은 앞서 공시한 대로 매각한다. 이 때문에 신주 납입이 완료되면 이 회장의 지분율은 기존 23.45%에서 19.33%로 희석된다. 엘앤씨바이오는 유증 청약 흥행을 위해 10월 27일을 기준일로 1대1 수준의 무상증자도 단행한다. 무증을 거치면 이 회장의 보유 주식은 1185만6044주로 증가, 19.40%로 소폭 상승한다.
이 회장이 본인 지분을 유증 발행가액 대비 상대적으로 '비싼 값'에 대거 매각함에도 불구하고 청약에 절반만 참여하는 까닭은 계획공시에서 밝힌 대로 '주식담보대출'의 탓이 크다. 한마디로 급전이 필요한 까닭에 100% 청약이 힘들다는 이야기다.
이 회장은 현재 보유 지분 약 633만주 중 절반에 이르는 295만8353주가 담보로 잡혀 있다. 이중 한국증권금융에 담보로 잡혀 있는 190만주 가량(7.04%)의 담보비율은 110% 가량으로 타이트한 수준이다. 이자 부담에 더해 주가 변동성에 따라 마진콜이나 반대매매 리스크가 커질 수 있는 만큼 상환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이 회장은 블록딜을 통해 쥔 자금 중 190억원 가량을 주담대 상환에 쓴다.
실제 엘앤씨바이오 관계자 역시 "(이환철 회장과 관련) 주식담보대출에 대한 월 이자가 1억원을 넘어서고 있고, 창업 이래 연봉도 계속적으로 최소한으로 책정하였으므로 이자 감당이 되지 않고 있어 부담이 매우 큰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대주주 블록딜 행위 자체에 대한 논란도 제기된다. 대주주 블록딜은 통상 시장에 주가가 고점이라는 시그널을 줄 수 있다. 삼천당제약이 코스닥 시총 1위를 찍은 이후 대표이사의 블록딜 공시를 트리거로 한없는 추락을 겪은 케이스가 대표적이다. 다만, 엘앤씨바이오는 지난 9만9300원 고점(3개월 구간)을 찍은 이후 유무상증자를 의결할 때까지 주가가 지속적으로 미끄러졌다. 오히려 유증 공시 이후인 8월 초 주가가 재차 반등하는 모양새였다. 이후 블록딜 공시가 동력을 재차 누르는 형국이다.
블록딜 물량 자체가 큰 것도 향후 주가 흐름에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 엘앤씨바이오의 거래량 자체가 블록딜 물량 약 83만주를 소화하기에 충분치 않은 수준이라 이를 받아가는 기관들의 롱/숏 전략이 유증 흥행과 직결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엘앤씨바이오의 최근 거래량 동향을 보면 적으면 10만주 수준에서 많아야 50만~60만주 수준이다.
한 자본시장 전문 컨설턴트는 "통상 중소형 하우스의 대주주 블록딜 물량은 기관에서 인수할 때 거래량 등의 문제로 인해 약 5%에서 많게는 10% 가량의 할인을 매겨 인수하는데, 이 때문에 인수 직후 거래량 등을 준거로 차익 실현을 위해 시장에 빠르게 매도를 하는 경우가 많다"고 강조했다. 대주주 물량이 풀리면서 주가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공산이 있다는 이야기다. 이 회장의 블록딜 거래 기간 종료는 10월 10일이고, 유상증자 일정은 그 뒤인 14일(구주주 청약) 부터다. 실권주 일반공모는 19~20일이다.
블록딜 공시와 동시에 주가가 크게 하락하면서 주주들의 동요도 일어나는 모양새다. 한 주주는 "이런 상황에서 블록딜과 동시에 유상증자를 진행하는 게 이해가 가지 않는다"면서 "대주주가 유증에 절반만 참여한다는 것과 블록딜의 용처, 유상증자의 용처 역시 운영자금, 부채상환에 상당 부분 배정돼 있다는 게 걱정"이라면서 불만을 토로했다.
발행가액이 유증 결의 당시의 산술평균주가에서 큰 할인(25%)을 매긴 3만8000원으로 1차 설정돼 있기 때문에 주가가 이 저지선 이하로 하락하지 않는다면 주주청약, 일반공모가 흥행할 가능성이 있지만, 블록딜 이슈를 떨쳐내지 못한다면 추세적으로 지속 하락해 유증가액에도 영향을 미칠 공산이 크다. 이 경우 납입금이 쪼그라드는 동시에 이 회장의 블록딜 계획에도 타격이 올 가능성이 짙다.
엘앤씨바이오 관계자는 <녹색경제신문>과의 이메일 질의응답을 통해 "회사는 이번 거래가 향후 신주인수권증서를 거래하는 투자자의 판단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최대주주의 구주 매각계획을 사전에 증권신고서에 명시했다"면서 "실제 거래 역시 신주배정기준일인 9월 4일 이후부터 신주인수권증서 상장 전에 진행해 투자자들이 해당 사실을 충분히 인지한 상태에서 신주인수권증서를 거래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며, 거래가 완료되면 관련 법령과 공시절차에 따라 실제 매각가격과 수량 등도 시장에 공개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