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1.4나노 양산·차세대 노광 공정 '속도 조절'…기술 완성도 무게

2029년 1.4나노 양산 추진…TSMC·인텔과 1년 시차 차세대 노광장비 '하이NA EUV'도 1나노 공정 이후로

2026-08-12     정창현 기자

[녹색경제신문 = 정창현 기자] 삼성전자가 1.4나노 공정 양산과 차세대 노광장비 도입을 앞두고 기술 완성도를 높이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TSMC가 기존 노광장비로 1.4나노 조기 양산을 추진하고 인텔이 차세대 노광장비를 선제 적용하는 가운데, 삼성전자는 우선 2나노 수율을 끌어올리는 데 집중하는 모양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는 당초 2027년으로 잡았던 1.4나노 공정의 양산 목표를 2029년으로 늦추고, 차세대 노광장비인 하이NA(High-NA) EUV의 양산 적용은 1나노 공정부터 추진할 계획이다.

하이NA EUV는 기존 EUV의 수치개구수(NA)를 0.33에서 0.55로 높여 더 미세한 회로를 구현할 수 있도록 한 차세대 노광 기술이다.

박창민 삼성전자 마스터는 11일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26 차세대 리소그래피+패터닝 학술대회(NGL 2026)'에서 "2나노, 1.4나노 등에서 하이NA EUV를 양산 적용하고 싶었으나 아직 기술적 보완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1.4나노 및 1나노 공정까지는 0.33NA EUV 멀티패터닝이 메인스트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이NA EUV는 1나노 공정부터 적용될 것으로 보이며 적용 시점은 2030년께로 전망했다.

삼성전자가 현재 하이NA EUV 장비를 반입해 개발과 평가를 진행하고 있지만, 실제 양산 적용 시점은 1.4나노가 아닌 1나노인 셈이다. 1.4나노에서는 검증된 EUV를 활용해 수율과 생산성을 우선하고, 하이NA EUV는 차세대 공정에서 적용하는 단계적 전략으로 볼 수 있다.

이에 따라 당장 삼성전자 파운드리의 승부처는 1.4나노보다 2나노 공정이 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2나노 공정의 수율과 생산성을 높이는 데 집중하고 있으며, 2나노 공정에서 수율을 개선해 테슬라의 차세대 AI 칩 물량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 공장 등 생산 거점 확대도 추진하고 있다.

텍사스주

반면 TSMC는 1.4나노 양산에 속도를 내고 있다. 대만 현지 매체 등에 따르면 TSMC가 대만 타이중 과학단지에 건설 중인 1.4나노 공장은 내년 4월 이전에 완공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같은 해 3분기 시험 생산을 거쳐 2028년 대량 양산에 들어갈 가능성도 제기된다. 삼성전자가 현재 제시한 1.4나노 양산 목표인 2029년보다 1년 빠른 일정이다.

TSMC는 1.4나노(A14) 양산을 서두르면서도 하이NA EUV는 적용하지 않을 계획이다. TSMC는 A14에서 기존 0.33NA EUV 멀티패터닝을 활용해 수율과 생산성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장샤오창(케빈 장) TSMC 수석부사장도 지난해 유럽 기술 심포지엄에서 "A14 공정은 하이NA 없이도 매우 안정적"이라고 밝힌 바 있다. 신형 장비를 조기에 투입하기보다 검증된 노광 기술을 활용해 공정 부담과 비용을 낮추면서 양산 속도를 높이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인텔은 1.4나노급 '인텔 14A' 공정에 하이NA EUV를 적용해 차세대 노광 기술을 선제적으로 양산에 투입할 계획이다. 앞서 18A 공정에서도 하이NA EUV를 적용했으며, 14A에서는 하이NA EUV와 함께 2세대 리본펫 트랜지스터와 후면 전력공급 기술 '파워다이렉트'까지 도입할 예정이다.

인텔 14A는 2027년 리스크 생산, 2028년 본격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고객 설계 지원을 위한 PDK 1.0도 올해 가을 공개할 것으로 예상된다. 인텔은 14A를 앞세워 선단공정 기술력을 끌어올리는 동시에 외부 고객 확보를 통해 파운드리 사업 확대를 노리고 있다.

다만 기술 선점이 곧바로 사업 경쟁력으로 이어질지는 아직 미지수다. 인텔은 최근 150억달러 규모 유상증자를 발표하며 18A 증산과 14A 개발·양산 준비를 위한 자금 확보에 나섰지만, 앞서 14A에서 대형 외부 고객을 확보하지 못할 경우 선단공정 개발을 중단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결국 하이NA EUV 선제 도입을 실제 고객 수주와 양산 규모 확대로 연결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업계 관계자는 "1.4나노와 하이NA EUV 적용 시점을 앞당기는 것 자체가 기술 경쟁력의 전부는 아니다"라며 "삼성전자로서는 2나노에서 대형 고객과 안정적인 수율을 확보하면서 1나노 하이NA EUV 적용을 위한 기술 완성도를 높이는 것이 중장기적으로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