엠엑스로보틱스, 반도체 팹 물류자동화 정조준···SK하이닉스향 수주 촉각
모회사 엠엑스온에 100억원 수혈···반도체 기술력 투자 후공정 트레이·AGV 중심서 전공정 OHT·AMR로 확장
[녹색경제신문 = 김지윤 기자] 엠엑스로보틱스가 모회사 엠엑스온으로부터 100억원을 수혈받으며 반도체 사업을 강화한다. 기존 물류 자동화 사업의 수익성이 둔화되는 가운데, 반도체 팹 내부의 공정·물류 자동화로 사업 중심축을 넓히기 위한 포석이다. SK하이닉스향 수주 가능성도 거론된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엠엑스온은 최근 제3자배정 유상증자 방식으로 엠엑스로보틱스 신주 328만9473주 인수를 결정했다. 신주 발행가는 주당 3040원으로, 총 출자 규모는 약 100억원이다. 이번 증자로 엠엑스온의 엠엑스로보틱스 지분율은 기존 21.1%에서 32.24%로 확대됐다.
이번 출자는 반도체 자동화 사업 확대에 방점이 찍혀 있다. 기존 후공정 중심의 물류 자동화 역량을 전공정 팹 물류까지 넓히겠다는 전략이다.
엠엑스로보틱스는 그동안 반도체 후공정에서 칩·트레이 이송 및 보관 장비 등을 공급해왔다. 패키징과 테스트 공정에서 반도체 칩이나 트레이를 장비 사이에 옮기고 보관하는 물류 자동화가 주력 영역이었다.
향후 핵심 개발 제품은 OHT(Overhead Hoist Transport)다. OHT는 반도체 전공정 팹의 천장 레일을 따라 웨이퍼가 담긴 밀폐용기를 노광·식각·증착·세정 등 주요 공정 장비 사이로 이송하는 장비다. 반도체 팹의 자동화 수준을 좌우하는 핵심 물류 설비로 꼽힌다.
회사는 2026년 4분기 오산 반도체센터에 테스트라인을 구축해 검증을 진행한다. 엠엑스로보틱스 관계자는 "현재 OHT 개발이 상당부분 진행됐으며 수주는 올해 말부터 본격화되고 매출 인식 시점은 내년이 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반도체용 AMR(자율이동로봇)도 새롭게 확대하는 분야다. 엠엑스로보틱스는 그간 SK하이닉스에 AGV(Automated Guided Vehicle)를 공급해왔다. AGV는 AMR과 달리 바닥의 정해진 고정 경로만 따라 움직이기 때문에 공장 레이아웃 변경에 유연하지 못하고, 장애물이 있으면 자율 우회가 불가능하다는 한계가 있다.
일반 물류용 AMR과 반도체향 AMR은 외형만 비슷할 뿐, 요구되는 기술 수준과 규격에서 완전히 다른 로봇으로 알려져 있다. 반도체향 AMR은 극도의 정밀도와 청정도를 만족해야 하고 클린룸에 투입되기 위한 먼지·진동 제어가 필수적이라는 것이 관계자의 설명이다.
엠엑스로보틱는 현재 모회사인 엠엑스온과 SK, 협력사인 벰로보틱스와 함께 반도체용 AMR을 개발 중이다. 회사 측 설명에 따르면 AMR 역시 올해 하반기 중 공급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SK하이닉스향 수주 확대 여부도 주요 관전포인트다. 엠엑스로보틱스는 이전 모회사였던 SK와 협력 관계를 이어오고 있다. SK하이닉스 M16 AGV 시스템, 이천 팹 컨베이어, 중국 우시 공장 자동화창고 등에 제품을 납품한 이력이 있고 현재도 제품 개발에서 협력 중이다.
엠엑스로보틱스 관계자는 "고객사가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를 비롯해 국내 주요 입지에 팹 투자를 확대하고 있는 만큼, 반도체향 수주는 충분히 파이가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회사가 반도체 장비 및 로봇으로 사업 저변을 빠르게 넓히는 배경으로는 기존 물류 자동화 사업의 수익성 악화가 꼽힌다. 올 1분기 매출 258억원 중 매출원가는 240억원 수준으로 매출원가율이 93% 안팎까지 올라 수익성 부담이 커진 상황이다.
엠엑스로보틱스 관계자는 “전반적으로 물류 자동화 분야는 철강 소재가 기본인데 원가가 오르면서 대기업들도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다”며 "원자재값 등락과 관계없이 본업은 기존대로 지속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차전지 물류 수요 둔화도 부담이다. 주요 고객사 중 하나였던 SK온이 설비투자를 줄이면서 올해 1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481억원보다 46.3% 감소했다. 같은 기간 영업손익은 20억원 흑자에서 11억원 손실로 적자 전환했다.
재무 부담도 남아 있다. 1분기 말 연결기준 단기차입금은 286억원으로 현금및현금성자산 100억원의 2.9배 수준이다. 부채총계는 677억원, 자본총계는 531억원으로 부채비율은 127%다.
올해 1분기 말 기준 회사의 수주잔고는 국내 276억원, 해외 1552억원 등 총 1828억원이다. 다만 해외 프로젝트는 장기 계약인 만큼 수주 확대가 실적 반등으로 이어지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