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참여성장펀드 완판에도…2030 투자 비중은 13%에 그쳐

1차 6000억원 닷새 만에 소진…2030은 5852명·802억원 투자 가입자 비중 19.5%지만 투자금은 13.4%…중장년층에 자금 쏠려 9월 2차 서민형 배정 20%→50% 확대…“물량만 늘려선 한계”

2026-08-10     박지안 기자
국민성장펀드

[녹색경제신문 = 박지안 기자] 국민참여형 국민성장펀드(국민참여성장펀드)가 1차 모집 물량을 조기 완판하며 흥행몰이에 성공했다. 다만 자금 여력이 큰 중장년층의 투자금 비중이 컸던 반면 청년층 비중은 상대적으로 저조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첨단산업에 대한 국민 참여를 넓히고 청년층 자산 형성을 지원하겠다는 정책 취지와 실제 자금 흐름이 어긋난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가 오는 9월 2차 모집부터 서민형 우선배정 비중을 늘리기로 하면서 연령대별 투자금 격차를 실제로 좁힐 수 있을지 주목된다.

2030 가입자는 19.5%…투자금은 13.4%

10일 김상훈 국민의힘 의원실이 금융위원회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1차 국민참여성장펀드 가입자는 3만38명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20·30대는 5852명으로 전체의 19.5%를 차지했다. 반면 2030세대의 가입금액은 802억200만원으로 전체 가입금액(약 5989억원)의 13.4%에 그쳤다. 가입자 수 비중보다 투자금 비중이 6.1%포인트 낮은 셈이다.

청년층이 상품 자체에 관심이 없었던 것은 아니라는 분석이다. 다만 중장년층에 비해 초기자산과 가용자금이 적다 보니 실제 납입 규모에서 차이가 벌어졌다는 설명이다. 특히 50대는 전체 투자금의 3분의 1 이상을 차지했다. 가입자 수와 투자금 규모가 연령대별로 뚜렷한 온도차를 보인 셈이다.

세제 혜택보다 큰 ‘자금 묶임’ 부담

국민참여성장펀드는 AI·반도체·바이오 등 첨단전략산업 생태계 기업에 투자하는 정책성 재간접 펀드다. 정부 재정과 운용사 자금이 후순위로 출자돼 일반 투자자보다 먼저 손실을 부담하도록 설계됐다. 장기 투자자에게는 소득공제와 배당소득 분리과세 혜택이 주어진다. 전용계좌로 가입해 5년을 유지하면 납입액 3000만원 이하분에는 40%, 3000만~5000만원 구간에는 20%, 5000만~7000만원 구간에는 10%의 소득공제가 각각 적용된다. 최대 공제 대상 금액은 1800만원이며, 배당소득은 9% 분리과세 대상이다.

문제는 소득공제 방식이 과세소득과 납입 여력이 클수록 혜택도 커지는 구조라는 점이다. 과세소득이 적은 사회초년생이나 투자 여유자금이 부족한 청년층으로서는 체감 효과가 상대적으로 작을 수밖에 없다.

유동성 제약도 부담 요인으로 꼽힌다. 이 펀드는 5년 만기 환매금지형 상품으로, 운용사에 중도 환매를 청구할 수 없다. 상장 이후 지분 양도는 가능하지만 매수자를 찾지 못하거나 기준가격보다 낮은 가격에 처분해야 할 위험이 따른다. 주거비와 대출 상환, 결혼·창업 등 목돈 수요가 큰 청년층에게는 세제 혜택보다 장기간 자금이 묶이는 부담이 더 크게 작용할 수 있는 구조라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20% 손실 보장’은 아니다

상품의 손실흡수 구조도 정확히 이해할 필요가 있다. 정부가 투자금의 20%를 일률적으로 보장하는 상품은 아니다. 정부 재정은 자펀드별 결성금액의 최대 20% 범위에서 후순위로 출자하고, 운용사의 시딩투자금 역시 후순위로 배치한다. 일반 투자자보다 먼저 손실을 부담하는 구조인 만큼 일정 수준의 손실흡수 장치는 마련돼 있다.

다만 손실 규모가 후순위 자금 범위를 넘어서면 일반 투자자도 원금 손실을 피할 수 없다. 자펀드별 시딩투자 비율에 따라 실제 손실 우선흡수 범위도 달라진다는 점은 유의할 대목이다. 가입자 입장에서는 세제 혜택만 따질 것이 아니라 원금 손실 가능성과 5년간의 환매 제한까지 함께 살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차 서민형 확대…청년 투자 격차 해소는 별개

금융위는 오는 9월 6000억원 규모의 2차 국민참여성장펀드를 출시하면서 서민형 우선배정 비중을 1차 20%에서 50%로 확대할 계획이다. 청년과 저소득층의 투자 기회를 넓히겠다는 취지다.

신진창 금융위 사무처장은 브리핑에서 “서민 배정 비중을 늘리게 되면 청년의 가입 기회가 훨씬 넓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위 관계자도 “1차 펀드 청년 가입자의 60% 이상이 서민형이었다”며 “서민 배정 비중 확대가 청년 유입에 유인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민형 물량 확대는 선착순 판매에서 청년·저소득층의 진입 기회를 넓히는 장치다. 다만 가입 기회와 실제 투자 규모는 구분해서 볼 필요가 있다. 5년간 자금이 묶이고 원금이 보장되지 않는 상품 특성이 그대로인 만큼 초기자산과 현금흐름의 차이까지 해소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2차 펀드의 구체적인 판매 일정과 판매사별 물량, 서민형 소득 기준 등은 최종 모집 공고에서 확정된다. 1차 펀드의 서민형 가입 기준은 근로소득 5000만원 이하 또는 근로소득 외 종합소득이 있는 경우 종합소득 3800만원 이하였다.

소액·적립식 등 청년 맞춤형 설계 필요

청년층의 실질적인 참여를 확대하려면 초기 투자 부담을 낮추고 세제·유동성 지원을 보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동시에 투자자 보호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상품 구조를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함께 나온다.

구체적으로는 월 10만~50만원 수준의 적립식 납입이나 청년 전용 소액 투자 상품 도입이 거론된다. 목돈 부담을 낮출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과세소득이 적어 소득공제 혜택을 충분히 받기 어려운 청년을 위해서는 정부·금융사의 매칭 지원이나 환급형 세액공제 등이 대안으로 검토된다.

유동성 부담을 줄이는 방안도 제시된다. 주거·실직·질병·학업·창업 등 객관적으로 확인 가능한 사유에 한해 일부 인출이나 담보대출을 허용하는 방식이다. 다만 장기 산업자금 조달이라는 펀드 본래의 목적을 고려해 인출 한도와 적용 사유는 제한적으로 설정해야 한다는 의견이 따른다.

가입 단계에서는 손실흡수 구조와 세제 혜택 조건, 원금 손실 가능성, 환매 제한 등 상품의 주요 내용을 투자자가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안내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부채·주거비·비상자금 등을 고려해 청년층 스스로 재무 상황에 맞는 투자 규모를 판단할 수 있도록 투자자 보호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성패 가를 지표는 ‘완판’ 이후

한 금융권 관계자는 “2차 펀드의 성과를 단순히 완판 여부로만 판단하기는 어렵다”며 “2030세대 가입자 수와 평균 투자금, 서민형 배정 물량의 소진 속도, 연령·소득별 배정 현황 등을 통해 청년층의 실질적인 접근성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국민참여성장펀드가 청년들에게 첨단산업의 성장 성과를 공유하는 기회가 되려면 단순한 세제 혜택을 넘어 낮은 초기자산과 불안정한 현금흐름, 높은 주거·부채 부담 등을 고려한 상품 설계가 뒷받침돼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