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은 최대인데"…카카오뱅크, 첫 M&A에 자본비율 '삐걱'
반기 순익 3280억원 '사상 최대'에도 CET1비율은 23bp 하락 1500억 추가 증자 계획까지…비은행 확장의 대가
[녹색경제신문 = 박금재 기자] 카카오뱅크가 올해 상반기 반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을 냈지만, 그 이면에는 첫 인수합병(M&A)에 따른 자본비율 하락이라는 청구서가 함께 도착했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카카오뱅크는 5일 '2026년 상반기 경영실적 발표'를 통해 상반기 당기순이익이 3280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24.4% 증가했다고 밝혔다. 2분기 순이익은 1408억원으로 11.5% 늘었고, 상반기 영업수익은 1조6483억원으로 5.5% 증가했다. 여신이자수익과 비이자수익이 각각 5.9%, 4.8%씩 고르게 성장한 결과다. 순이자마진(NIM)은 2분기 말 2.13%로 전년 같은 시기보다 0.21%포인트 상승했다.
다만 성장세 이면에 아쉬운 대목도 있다. 2분기 수신 잔액은 증시로의 '머니무브' 영향으로 전분기 대비 2조2000억원 감소했다. 다만 지난달 1조원 넘는 자금이 다시 유입되며 증가세로 돌아섰다. 저축성 예금 비용률이 낮아지면서 2분기 자금 조달 비용률은 전분기 대비 2bp 하락한 1.82%를 기록했다.
이번 컨퍼런스콜에서 시장의 관심이 쏠린 대목은 따로 있었다. 바로 지난 6월 241억원을 투입해 지분 100%를 인수한 마스턴캐피탈 관련 계획이다. 마스턴캐피탈은 지난해 23억원의 순손실을 낸 총자산 524억원 규모의 소형 캐피탈사로, 카카오뱅크 출범 이후 첫 M&A 대상이었다. 인수가(241억원)가 마스턴캐피탈의 자기자본(211억원)보다 높아 당시부터 '웃돈을 주고 샀다'는 평가가 나오기도 했다.
권태훈 카카오뱅크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이날 컨퍼런스콜에서 "마스턴캐피탈 증자와 관련해 비즈니스 성장규모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나 사업 본격화 직전 1조 이상의 자산규모를 위해 약 1500억원의 두 차례 유상증자를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초기 인수금액(241억원)의 6배가 넘는 추가 자금을 투입해 자산 규모를 키우겠다는 것이다. 그는 이어 "2026년 내 금융위 출자 승인을 추진하고 있다"며 "2027년 상반기 신규 서비스 런칭, 연간실적 흑자전환, 중장기적으로 2030년까지 자기자본이익률(ROE) 두 자릿수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문제는 이 확장 전략이 카카오뱅크의 자본 건전성에 실제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번 캐피탈 인수로 보통주자본(CET1)비율은 이미 23bp(1bp=0.01%포인트) 하락했다. 권 CFO는 "사업 확장에 따라 하락폭은 커질 전망"이라면서도 "다만 하락폭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카카오뱅크의 올해 3월 말 CET1비율은 21.06%로 국내은행 최상위권 수준이라, 당장 규제 기준(8.0%)을 위협할 수준은 아니지만, 두 차례에 걸친 추가 증자와 사업 확장이 이어질수록 비율 하락 압박은 누적될 수밖에 없다.
카카오뱅크가 그리는 청사진은 뚜렷하다. 권 CFO는 "249조원 규모의 캐피탈 시장을 타겟으로 자동차, 할부, 리스 등 비은행 여신과 기업대출 영역으로 여신 커버리지를 확장하고, 카카오뱅크의 조달 경쟁력을 활용한 재무 시너지 창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첫 단추로는 중고차 플랫폼과의 파트너십을 통한 오토금융 자산 확보를 꼽았다. 장기적으로는 기업 대출과 투자금융까지 포트폴리오를 넓힌다는 구상이다.
한편 상반기 판매관리비는 죽전 AI데이터센터 운영이 본격화되며 전산 운영비와 감가상각비가 반영돼 전년 동기보다 14.6% 증가했다. 영업이익경비율(CIR)은 상반기 누적 기준 전년 말 대비 2.7%포인트 하락한 34.2%를 기록했다. 권 CFO는 "올해 감가상각비와 전산 운영비는 40%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지만 그 외에는 한 자릿수 증가로 관리해 전체 판관비는 20% 내외 증가할 것"이라며 "CIR 비율은 전년 대비 소폭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2027년에는 하향 안정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역대 최대 실적이라는 성적표 뒤에서, 카카오뱅크는 비은행 확장이라는 새 성장동력과 자본비율 관리라는 과제를 동시에 짊어지게 된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