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있어도 세금은 안 냈다”…천안시, 고액 체납자 집 열고 차량 묶었다

체납자 4명 미납액 2억7500만원…새벽 가택수색·은닉재산 조사 신탁재산 임대수익까지 추적해 4억2200만원 징수…공매·출국금지도 추진

2026-08-07     박웅현 기자

[녹색경제신문 = 박웅현 기자]납부 능력이 있는데도 지방세를 고의로 내지 않은 고액 체납자들에게 천안시가 강제 징수의 칼을 빼 들었다.

천안시는 5일 오전 6시부터 고액·상습 체납자 4명의 주거지를 찾아 가택수색을 실시하고 재산 은닉 여부와 실제 생활 수준을 확인했다. 이들이 내지 않은 지방세는 모두 2억7500만원에 달한다.

현장에서는 장기간 취득세 약 2500만원을 체납한 납세자의 승용차가 압류됐다. 시는 차량에 운행을 막는 족쇄를 설치하고 강제 공매 절차에 들어갔다.

그동안 납부 약속을 지키지 않던 체납자는 차량이 공매 처분될 상황에 놓이자 아파트 담보대출을 받아 세금을 내겠다며 공매 유예를 요청했다. 서면 독촉에 머물지 않고 현장에서 재산을 압류한 조치가 실제 납부 움직임으로 이어진 것이다.

상속재산을 둘러싼 우회 체납 정황도 조사 대상에 올랐다.

천안시는 본인 명의의 재산이 없는 상태에서 상속을 포기하고도 상속재산을 계속 점유하고 있는 체납자에 대해 조세 회피 가능성을 확인하고 있다. 법률 검토가 끝나는 대로 채권자대위권을 행사하고 상속재산 대위등기와 압류 절차를 진행할 계획이다.

국세 불복 절차가 진행 중인 체납자도 있었다. 양도소득세 등 국세 부과 결과에 따라 지방소득세 규모가 달라질 수 있는 만큼, 시는 불복 결과를 확인한 뒤 추가 체납처분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징수 방식도 기존 부동산과 차량 압류에서 한발 더 나아갔다.

천안시 징수기동팀은 체납자가 보유한 신탁재산에서 임대수익이 발생하는 점을 확인하고 관련 계좌를 직접 압류·추심해 5건, 4억2200만원을 징수했다. 이는 이번 가택수색 대상자 4명의 체납액 2억7500만원보다 1억4700만원 많은 규모다.

신탁회사가 계좌정보 제공을 거부하거나 추심에 응하지 않을 경우에는 신탁재산 자체를 공매하는 방식도 병행하고 있다. 재산 명의를 신탁 형태로 돌려놓더라도 실제 수익 흐름까지 추적해 체납세를 받아내겠다는 취지다.

시는 앞으로 고액·상습 체납자에 대한 가택수색과 체납차량 공매를 확대하고, 명단 공개와 출국금지 요청, 관세청 체납처분 위탁 등 관계기관과 연계한 행정제재도 함께 추진할 방침이다.

성실하게 세금을 납부한 시민과 달리 재산을 숨기거나 납부를 미루는 체납자가 별다른 불이익 없이 생활할 경우 조세행정에 대한 신뢰가 흔들릴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오병창 천안시 세정과장은 “성실 납세자가 박탈감을 느끼지 않도록 고의적 체납자는 끝까지 추적해 징수하겠다”며 “현장 중심의 강력한 체납처분과 다양한 징수기법을 통해 공정한 납세문화를 확립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