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솔리다임 IPO "확정된 바 없다"…美 자본전략 계속되나
프리IPO·나스닥 추진설 해명공시 "미정" IPO보다 '자금조달 기반 정비' 가능성도
[녹색경제신문 = 정창현 기자] SK하이닉스가 미국 낸드플래시 자회사 솔리다임의 프리IPO(상장 전 투자유치) 및 나스닥 상장 추진설에 대해 "현재까지 확정된 사항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다만 솔리다임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공시 업무를 총괄할 책임자급 인력 채용에 나서면서 향후 미국 자본시장 활용을 염두에 둔 준비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솔리다임이 나스닥 상장을 전제로 5조~10조원 규모의 프리IPO를 추진하고 있으며, 모건스탠리와 골드만삭스를 주관사로 선정해 글로벌 투자자들과 투자 유치를 논의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자 SK하이닉스는 즉각 선 긋기에 나섰다.
SK하이닉스는 해명공시를 통해 "해외 종속회사인 솔리다임은 경쟁력 강화를 위해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나 현재까지 확정된 사항은 없다"고 밝혔다. 회사는 관련 내용이 구체화되는 시점 또는 1개월 이내인 오는 9월 4일까지 재공시할 예정이다.
시장에서는 해명공시와 별개로 솔리다임의 최근 채용 움직임에도 주목하고 있다. 솔리다임은 최근 미국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에서 '외부보고 담당 이사(Director-External Reporting)' 채용을 진행 중이다. 해당 직무는 SEC에 제출하는 연차보고서(Form 10-K), 분기보고서(Form 10-Q), 주요사항보고서(Form 8-K), 증권신고서 등의 작성과 제출을 총괄하고 투자자 대상 재무정보 공시를 담당한다.
채용 공고에는 미국 회계기준(US GAAP)과 SEC 공시 규정, 내부회계관리제도(SOX) 등에 대한 전문성을 요구했으며, 기업공개(IPO), 증권 등록, 회사채 발행 등 자본시장 거래 지원 경험을 우대 사항으로 명시했다.
다만 업계에서는 이를 곧바로 상장 준비로 해석하는 것은 무리라는 시각도 적지 않다. SEC 공시 체계 구축은 IPO뿐 아니라 회사채 발행, 외부 투자 유치, 경영 투명성 강화 등 다양한 자금조달 방식에 필요한 인프라이기 때문이다.
반면 미국 상장사 수준의 공시·재무보고 체계를 담당할 책임자 확보에 나섰다는 점에서, 향후 다양한 자본전략을 추진할 수 있는 기반을 미리 갖추는 과정으로 볼 수 있다는 해석도 함께 나온다.
솔리다임은 SK하이닉스가 2020년 인텔의 낸드플래시 및 SSD 사업 인수를 결정한 뒤 2021년 미국에 설립한 자회사다. 현재 AI 데이터센터용 고용량 eSSD의 기획·설계·판매를 담당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낸드 사업 관련 조직을 솔리다임 중심으로 재편하는 등 사업 통합 작업도 이어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SEC 공시 전문 인력 채용만으로 IPO를 단정하기는 어렵다"면서도 "AI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에 맞춰 다양한 자금조달 수단을 검토할 가능성은 충분하며, 향후 회사의 공식 발표와 재공시 내용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AI 메모리 시장은 기술 경쟁에서 자금 경쟁으로도 무게중심이 옮겨가고 있다"며 "미국 자회사인 솔리다임이 현지 자본시장을 활용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 두면 대규모 투자 결정이 필요한 시점에 자금 조달 선택지가 크게 넓어진다. 당장 상장을 의미한다기보다 미국 자본시장과의 연계성을 높이는 과정으로 해석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