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원-카카오뱅크 실명계좌 제휴, 4년째 이어간다…1년 연장 유력
5월 AML 현장실사 마치고 이견 없이 협의 중 빗썸-KB국민은행도 연장 가닥…오지급 사태 이후 첫 재계약 시험대
[녹색경제신문 = 박금재 기자] 국내 가상자산거래소 코인원과 카카오뱅크의 실명확인 입출금계정 제휴가 1년 더 연장될 것으로 보인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이달 중순 만료되는 코인원-카카오뱅크 제휴 계약을 1년 연장하는 방안을 양측이 협의하고 있다. 입장 차이가 크지 않아 계약 연장이 유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카카오뱅크는 계약 갱신에 앞서 지난 5월 코인원의 자금세탁방지(AML) 체계 등을 점검하기 위한 현장 실사를 진행했다. 디지털자산 거래소가 원화 마켓을 운영하려면 은행 1곳과 실명계좌 제휴를 맺어야 하는데, 코인원은 2022년 11월 NH농협은행에서 카카오뱅크로 제휴 은행을 바꾼 이후 매년 계약을 갱신하며 관계를 이어오고 있다. 이번 연장이 성사되면 양사 협력은 4년째로 접어든다.
다만 이번 재계약이 처음부터 순탄했던 건 아니다. 지난 4월만 해도 코인원이 자금세탁방지 의무 위반으로 금융당국의 중징계를 받으면서, 카카오뱅크가 계약 연장과 결별 사이에서 장고에 들어갔다는 관측이 나온 바 있다. 제휴사의 AML 시스템 결함이 카카오뱅크의 대외 신뢰도와 내부통제 평판에까지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그럼에도 은행들이 가상자산 거래소와의 제휴를 쉽게 놓지 못하는 이유는 수익성 때문이다. 거래소 제휴는 신규 고객 유입은 물론 요구불예금(저원가성 자금) 확보와 원화 입출금 수수료 수익 등 다양한 실익으로 이어진다. 결국 5월 현장 실사를 거치며 우려가 상당 부분 해소된 것으로 풀이된다.
두 회사는 계약 연장과 별개로 서비스 연계도 꾸준히 확대해왔다. 카카오뱅크는 앞서 자사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에 코인원 시세를 확인할 수 있는 기능을 선보였고, 이용자가 보유 자산까지 확인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넓히기도 했다. 이런 협력 이력이 이번 재계약 협상에서도 우호적인 분위기를 만드는 배경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같은 흐름은 빗썸과 KB국민은행 사이에서도 감지된다. KB국민은행은 다음달 계약 만료를 앞두고 1년 연장을 검토하고 있다. 앞서 양사는 빗썸의 비트코인 오지급 사태 이후인 지난 3월 계약기간을 기존 1년에서 6개월로 단축해 제휴를 연장한 바 있다. 당시 단축 계약이 빗썸의 내부통제 개선 여부를 지켜보기 위한 '조건부 연장' 성격이 강했던 만큼, 이번 재계약은 그 사이 빗썸이 신뢰를 얼마나 회복했는지를 가늠하는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코인원-카카오뱅크와 마찬가지로 빗썸-KB국민은행 역시 1년 연장 쪽으로 무게가 실리는 분위기지만, 아직 최종 확정 단계는 아니다.
업계에서는 두 건의 재계약이 비슷한 시기에 매듭지어지면서, 국내 주요 거래소들의 은행 제휴 구도가 당분간 큰 변화 없이 유지될 가능성이 커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거래소 지분을 확보한 금융그룹들이 늘어나고 있는 만큼, 내년 재계약 시즌에는 지금과 다른 변수가 등장할 수 있다는 전망도 함께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