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실트론 인수 두고… 일각 '재무 부담·신용도 하향' 우려에 두산 "문제없다"
[녹색경제신문 = 박성진 기자]
㈜두산이 2조 3000억 원 규모의 SK실트론 인수를 확정 지으며 반도체 사업 확장에 승부수를 던졌다. 보유 자금과 대규모 인수금융을 병행한 이번 빅딜을 통해 두산은 반도체 전·후공정을 아우르는 포트폴리오를 완성하게 되었지만, 일각에선 단기적인 재무 부담 가중과 피인수 기업인 SK실트론의 신용등급 하향 위기가 동시에 부각되고 있다.
SK㈜는 지난달 31일 이사회를 열고 보유 중인 SK실트론 지분 70.61%를 ㈜두산에 매각하는 안건을 승인했다. 이번 인수 거래에는 기본 매매대금 외에도 2027년부터 2034년까지 SK실트론의 영업실적에 따라 초과이익을 분배하는 ‘초과이익 공유(Earn-out)’ 약정이 포함됐다.
이번 인수로 ㈜두산의 사업 구조는 한층 다각화될 전망이다. 기존 두산테스나를 통한 후공정 테스트 및 자체 전자BG 사업부의 동박적층판(CCL) 제조에 이어, 글로벌 3위권의 실리콘 웨이퍼 제조사인 SK실트론을 품으면서 반도체 핵심 소재 및 전·후공정을 아우르는 수직계열화 기반을 다지게 됐다.
다만 일각에서는 대규모 자금 투입에 따른 두산의 재무적 리스크를 주요 변수로 지목한다. 한국신용평가와 NICE신용평가 등 신용평가업계에 따르면 두산은 전체 인수 자금 중 약 1조 3000억 원을 자체 보유 현금으로, 약 1조 원을 외부 인수금융 차입으로 조달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신용평가 분석 결과, 인수금융 1조 원 투입을 가정할 때 두산의 연결 기준 부채비율은 기존 161.1%에서 191.0%로 상승하고 차입금 의존도 역시 30.5%에서 36.4%로 높아진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보유한 잔여 지분(29.39%)을 추후 매입할 경우 자금 부담은 더욱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그럼에도 국내 주요 신용평가사들은 ㈜두산의 신용등급 전망을 기존 'BBB+(긍정적)'로 유지했다. 한국신용평가와 NICE신용평가는 두산 전자BG가 AI 가속기용 CCL의 글로벌 빅테크 공급 확대로 수익성을 높이고 있는 점, 올해 1분기 두산로보틱스 지분 매각 등으로 1조 8000억 원 이상의 현금성 자산을 확보해 재무적 안전판을 마련한 점을 상향 평가 근거로 꼽았다.
여기에 적자가 누적되던 SK실트론의 실리콘카바이드(SiC) 사업 청산 결정과 연간 EBITDA(상각 전 영업이익) 6000억 원대에 달하는 우수한 현금창출력이 편입되는 점도 재무 부담 완화 요소로 반영됐다.
반면 SK실트론의 신용도에는 경고등이 켜졌다. 한국신용평가와 한국기업평가에 이어 NICE신용평가까지 SK실트론의 무보증사채 및 기업어음 신용등급을 'A+' 및 'A2+'로 유지하되, 등급 전망을 '하향검토' 대상에 등재했다.
NICE신용평가는 리포트 발간을 통해 "기존 등급에는 SK그룹의 유사시 비경상적 지원 가능성에 따른 1노치(notch) 상향 조정이 반영되어 있었으나, 상대적으로 신용도가 낮았던 두산(BBB+)으로 대주주가 변경되면서 계열 지원 프리미엄이 소멸할 예정"이라고 명시했다.
아울러 SK실트론은 최대주주 변경 이후 최대 고객사인 SK하이닉스와의 영업관계 변화 가능성에도 직면해 있다. 현재 SK하이닉스의 웨이퍼 매입액 중 SK실트론 제품 비중은 약 50% 수준으로 추정되기 때문이다.
이러한 시장 일각의 우려에 대해 두산 관계자는 "그간 사업구조 재편과 지분 매각 등을 통해 유동성을 갖춰둔 상태"라며 "보유 현금과 안정적인 영업현금흐름을 기반으로 자금을 조달해 잔여 대금 납부 등 남은 인수 절차를 차질 없이 마무리할 것"이라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