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2개월 업비트 재계약…케이뱅크 "자신 있다"지만 하나은행 변수는 여전
하나은행 두나무 지분 인수로 제휴 은행 교체설도 '1거래소 1은행' 완화 논의까지…예치금 구조 자체가 흔들릴 수도
[녹색경제신문 = 박금재 기자] 국내 1위 가상자산거래소 업비트와 케이뱅크의 실명계좌 제휴 계약 만료가 두 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케이뱅크가 재계약에 자신감을 내비쳤다.
김민찬 케이뱅크 코퍼레이트그룹장은 지난달 30일 상반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업비트와 2020년 실명계좌 제휴 이후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고, 올해도 재계약 절차를 정상적으로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케이뱅크와 업비트의 실명계좌 제휴 계약은 오는 10월 만료된다. 업비트 이용자가 원화를 입출금하려면 케이뱅크 계좌가 필요한 구조라, 재계약 여부는 케이뱅크의 수신 기반과 비이자수익에 직접 영향을 미친다.
두 회사의 인연은 2020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만 해도 은행권은 가상자산 거래소와의 제휴에 소극적인 분위기였지만, 케이뱅크가 먼저 협력에 나섰다. 업비트는 이 파트너십을 발판 삼아 현재의 국내 1위 거래소 자리를 굳혔고, 케이뱅크 역시 업비트 덕분에 예수금 확대와 신규 고객 유입 효과를 누리며 성장세를 키웠다. 2020년부터 2년 단위로 계약을 연장해온 두 회사는 지난해 계약 기간을 1년으로 단축하면서 한때 제휴 은행 변경 가능성이 제기되기도 했다.
앞서 지난 6월에는 시중은행들의 '업비트 러브콜'이 거세지면서 재계약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부각된 바 있다. 가상자산 거래소와 제휴를 맺지 않은 하나은행과 우리은행이 업비트 유치에 나섰고, 특히 하나금융지주가 카카오인베스트먼트로부터 두나무 지분 6.55%를 약 1조33억원에 인수하면서 업계에서는 제휴 은행이 바뀔 가능성이 제기됐다. 이은형 하나금융 부회장과 김형년 두나무 부회장이 베트남 하노이에서 비공식 회동을 가진 사실이 알려지며 이런 관측에 힘이 실리기도 했다.
다만 업계 다수 시각은 여전히 케이뱅크와의 재계약 쪽에 무게를 두고 있다. 업비트가 시중은행과 새롭게 제휴를 맺는 것보다 기존 파트너와 재계약하는 편이 안정적이라는 판단에서다. 6년간 이어온 협력 관계, 600만 명에 달하는 이용자 계좌를 한꺼번에 이동시키는 데 따르는 실무적 부담도 케이뱅크에 유리하게 작용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케이뱅크는 협상 과정에서 앞서 빗썸이 제휴 은행을 NH농협은행에서 KB국민은행으로 바꾼 뒤 신규 계좌 개설 한도 문제로 고객 불편이 컸던 사례를 거론하며, 기존 제휴 유지 시 전산 안정성과 고객 경험 측면의 리스크가 적다는 논리를 펴온 것으로 전해진다.
케이뱅크의 업비트 의존도는 수치로도 확인된다. 케이뱅크의 업비트 예치금 규모는 지난해 3분기 7조4880억원에서 4분기 5조8330억원, 올해 1분기 5조1990억원으로 계속 줄어드는 추세다. 1분기 말 기준 이 예치금은 케이뱅크 전체 예수금의 18.4%를 차지한다.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 시행으로 예치금 이용료율이 0.1%에서 2.1%로 오른 만큼, 비중이 줄어들수록 케이뱅크가 업비트 측에 지급하는 이자비용 부담은 줄어드는 구조지만, 동시에 핵심 수신 기반이 흔들리는 것이기도 해 케이뱅크로선 마냥 반길 수만은 없는 흐름이다.
장기적인 변수도 남아 있다. 금융당국은 그동안 유지해온 '1거래소 1은행' 원칙을 완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 원칙이 폐지될 경우 업비트 이용자들이 실명계좌 은행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게 되면서, 케이뱅크에 쏠려 있던 예치금이 시중은행으로 분산될 가능성이 거론된다. 재계약에 성공하더라도 예치금 구조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는 뜻이어서, 케이뱅크로선 10월 재계약과 별개로 이 논의의 향방도 함께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6년간 이어온 협력 관계와 이용자 이전에 따르는 실무 부담을 고려하면 재계약 가능성이 높다는 시각이 우세하다"면서도 "다만 하나금융과의 관계가 어디까지 이어질지는 10월 재계약 결과가 나와봐야 알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