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은행, '본업'으로 반년 만에 사상 첫 5조 수확...비결은?

올 상반기 핵심이익 5조788억원·전년 동기比 15.4%↑...반기 첫 5조원대 10년 전보다 총자산 101.3%·핵심이익 102%↑...순이익 2.65배로 반기 최대 전년 동기比 이자이익 14.5%·저원가성 예금 17.5%↑...NIM 1.48%→1.60% 수수료이익도 1년 전보다 22.4%↑...WM 60.8%·신탁 100.9% 급증 CIR 16년 상반기 52.5%→올 상반기 37.6%...영업익 증가율, 관리비 크게 웃돌아

2026-08-05     이준성 기자
하나은행

[녹색경제신문 = 이준성 기자] 하나은행이 올 상반기 이자이익과 수수료이익만으로 5조원 넘게 벌어들이며 반기 기준 사상 처음 '본업 5조원' 시대를 열었다. 10년 전보다 자산과 핵심이익이 나란히 두 배 수준으로 커졌으며, 최근에는 저원가성 예금 확대에 따른 마진 개선과 자산관리 수수료 성장이 수익 증가세를 이끌었다. 여기에 일반영업이익에서 관리비가 차지하는 비중도 10년 새 약 15%포인트(p) 낮아지는 등 확대된 영업 기반을 실제 이익으로 전환하는 힘 역시 강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5일 <녹색경제신문>이 하나금융그룹의 경영실적 자료를 분석한 결과 올 상반기 하나은행의 핵심이익(이자·수수료이익 합계)은 전년 동기(4조4003억원)보다 15.4%(6785억원) 증가한 5조788억원으로 집계됐다. 반기 기준 5조원대 진입은 이번이 처음이다. 은행권에서는 외부 시장환경에 따른 손익 변동성이 상대적으로 작은 이자이익과 수수료이익을 합쳐 핵심이익으로 분류한다.

하나은행의 핵심이익은 하나·외환은행 통합 이듬해인 2016년 상반기 2조5147억원에 그쳤지만 10년 새 102%(2조5641억원) 늘었다. 같은 기간 이자이익은 2조1516억원에서 4조4645억원으로 107.5% 증가했고, 수수료이익도 3631억원에서 6143억원으로 69.2% 확대됐다. 이자이익이 전체 규모를 키운 가운데 수수료이익도 절대 규모를 늘리며 수익 기반을 보완한 셈이다.

이에 따라 올 상반기 당기순이익도 2조1211억원으로 전년 동기(2조851억원)보다 1.7%(360억원) 증가해 반기 기준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는 2016년 상반기(7990억원)보다 165.5%(1조3221억원) 늘어난 것으로 10년 전의 2.65배다. 아울러 수익성 지표인 자기자본이익률(ROE)과 총자산이익률(ROA)도 같은 기간 각각 7.39%에서 11.84%, 0.55%에서 0.75%로 상승했다.

이 같은 이익 성장의 토대가 된 영업 기반도 10년 동안 두 배 수준으로 확대됐다. 하나은행의 총자산은 2016년 상반기 말 291조4900억원에서 올 상반기 말 586조7971억원으로 101.3%(295조3071억원) 증가했다.

구체적으로 보면 올 상반기 핵심이익 증가는 이자이익이 주도했다. 하나은행의 올 상반기 이자이익은 4조4645억원으로 전년 동기(3조8983억원) 대비 14.5%(5662억원) 늘었다. 같은 기간 누적 순이자마진(NIM)은 1.48%에서 1.60%로 0.12%p 상승했고, 2분기 NIM도 1년 전보다 0.13%p 높은 1.61%를 기록했다. 

저원가성 예금 기반도 두꺼워졌다. 하나은행의 저원가성 예금 평균잔액은 올 상반기 135조7366억원으로 전년 동기(115조5540억원)보다 17.5%(20조1826억원) 증가했고, 같은 기간 전체 예금 평균잔액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32.2%에서 34.5%로 2.3%p 높아졌다. 달리 말하면 상대적으로 이자비용이 적게 드는 자금이 늘면서 조달비용 하락과 마진 개선을 뒷받침했다는 얘기다.

수수료 부문에서는 자산관리(WM)가 성장축 역할을 했다. 올 상반기 수수료이익은 6143억원으로 전년 동기(5019억원)보다 22.4%(1124억원) 늘었고, 이 가운데 WM 수수료는 1959억원에서 3151억원으로 60.8%(1192억원) 증가했다. 특히 신탁 관련 수수료가 1075억원에서 2160억원으로 100.9%(1085억원) 급증했다. 

눈에 띄는 점은 비용 효율성도 10년간 뚜렷하게 개선됐다는 점이다. 하나은행의 영업이익경비율(CIR)은 2016년 상반기 52.5%에서 올 상반기 37.6%로 14.9%p 하락했다. CIR은 일반영업이익에서 관리비가 차지하는 비중으로, 수치가 낮을수록 비용 효율성이 높다는 뜻이다.

세부적으로는 일반관리비가 1조4574억원에서 1조8638억원으로 27.9%(4064억원) 늘어나는 데 머문 반면, 일반영업이익이 같은 기간 2조7751억원에서 4조9621억원으로 78.8%(2조1870억원) 뛰었다. 이처럼 수익 증가율이 비용 증가율을 크게 웃돌면서 확대된 영업 기반을 실제 이익으로 전환하는 힘도 강해진 셈이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은행의 외형 확대는 인력·시스템 비용 증가를 동반할 수 있는 만큼 결국 자산이 얼마나 늘었는지보다는 넓어진 영업 기반에서 얼마를 이익으로 남겼는지가 중요하다"며 "하나은행의 경우 CIR 등을 통해 외형 성장에 따른 효율 개선이 실제 수치로 확인됐다고 볼 수 있다"고 전했다.

이어 "저원가성 예금은 마진 방어력을 높이고 자산관리 수수료는 이자이익 의존도를 일부 낮추는 역할을 한다"며 "두 흐름이 이어진다면 금리 국면이 바뀌더라도 늘어난 자산과 영업 기반을 안정적인 이익으로 연결할 여력도 커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하나은행 관계자는 "올 상반기 수수료이익 성장은 신탁, 투자일임·운용, WM 관련 수수료 확대와 우량 투자금융(IB) 포트폴리오 강화 등 지속적인 수익원 다각화 노력에 힘입은 결과"라며 "앞으로도 WM·퇴직연금·신탁·외국환 등 은행의 핵심 경쟁력 부문에서 초격차를 확대해 견조한 영업력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