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투자, 칩 넘어 전력·건설장비로…마이크론 7.8%·SOXL 20%↑
SPY 1.8%·QQQ 3.1% 상승…S&P500·다우 장중 최고치 마이크론 7.8%·AMD 8.5%·엔비디아 2.2% 상승 캐터필러, 데이터센터 전력·건설 수요로 분기 매출 첫 200억달러 돌파 한국 ETF EWY 6.4% 급등…외국인 현·선물 동반 매수 여부 주목
[녹색경제신문 = 한순구 기자]
미국 증시가 인공지능(AI) 관련 기업의 실적 호조와 국제유가 하락에 힘입어 상승하고 있다. AI 투자 수혜가 반도체와 소프트웨어를 넘어 데이터센터 전력설비와 건설장비까지 확산하고 있다는 점이 기업 실적으로 확인됐다.
한국시간 5일 오전 2시12분 기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를 추종하는 SPY는 1.8%, 나스닥100지수를 추종하는 QQQ는 3.1% 상승하고 있다. S&P500과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장중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미국 반도체주도 큰 폭으로 올랐다. 마이크론은 7.8%, AMD는 8.5%, 엔비디아는 2.2% 상승했다.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의 하루 수익률을 3배로 추종하는 SOXL은 20.2% 급등했다.
미국에 상장된 한국 ETF인 아이셰어즈 MSCI 코리아 ETF(EWY)도 6.4% 상승하고 있다. EWY의 급등이 국내 증시의 같은 폭 상승을 보장하지는 않지만, 미국 투자자들의 한국 대형주 투자심리가 전 거래일보다 크게 개선됐다는 신호다.
캐터필러 매출 첫 200억달러…AI 투자가 ‘물리적 수요’로
이날 새롭게 부각된 재료는 미국 건설·광산장비 업체 캐터필러의 2분기 실적이다.
캐터필러의 2분기 매출은 205억4000만달러로 전년 동기보다 24% 증가했다. 분기 매출이 200억달러를 넘어선 것은 처음이다. 조정 주당순이익은 8.17달러로 시장 예상치 6.20달러를 웃돌았다.
건설장비 부문 매출은 35% 증가했고, 북미 지역에서는 50% 늘었다. 발전기와 비상전원 설비 등을 공급하는 전력·에너지 부문 매출도 17% 증가했다. 회사의 수주잔고는 721억달러로 확대됐다.
캐터필러는 데이터센터 건설과 전력 백업 설비 수요가 실적을 끌어올렸다고 설명했다. 비주거용 인프라와 데이터센터 투자가 굴착기·불도저뿐 아니라 발전기와 가스터빈 주문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주가는 장 초반 최대 12% 급등한 뒤 오전 2시10분 기준 6.5% 상승하고 있다. AI 투자가 GPU와 고대역폭메모리(HBM) 구매에 그치지 않고 부지 조성, 발전설비, 냉각과 전력망 구축으로 확산하고 있다는 점이 주가에 반영됐다.
크리스틴 오언 오펜하이머 애널리스트는 캐터필러 실적에서 건설 부문의 성장이 두드러졌다며, 기존 핵심 사업의 수요가 지속될 수 있다는 기대가 주가에 반영됐다고 평가했다.
팔란티어 29%·광통신주 두 자릿수 상승
AI 소프트웨어와 데이터센터 통신 관련 종목도 동반 상승했다.
팔란티어는 연간 매출 전망을 다시 높인 뒤 29.3% 급등했다. 데이터 분석과 AI 소프트웨어 수요 증가가 실제 계약과 매출로 연결됐다는 평가를 받았다.
데이터센터용 광통신 부품을 생산하는 코히런트는 15.7%, 루멘텀은 9.8% 상승했다. 미국 정부가 중국산 신규 데이터센터 부품의 수입 제한을 검토한다는 소식도 비중국 공급업체의 수요 확대 기대를 키웠다.
데이터센터 전력·냉각설비 업체 버티브도 3.9% 오르고 있다. 이날 흐름은 시장의 매수세가 엔비디아 한 종목보다 메모리와 프로세서, 광통신, 전력·건설장비로 넓어졌음을 보여준다.
에릭 파넬 그레이트밸리어드바이저그룹 수석 시장전략가는 AI 관련 기업의 실적이 강하지만 지속 가능성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앞으로 승자와 패자의 구분이 나타날 것이라고 분석했다.
美 제조업 4년여 만에 최고…전기장비 주문도 증가
미국 제조업 경기 회복도 산업재와 AI 인프라 종목의 상승을 뒷받침했다.
미국 공급관리협회(ISM)가 발표한 7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55.6으로 6월 53.3보다 2.3포인트 상승했다. 2022년 5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제조업은 7개월 연속 확장 국면을 이어갔다.
신규 주문지수는 56.7, 생산지수는 58.5를 기록했다. 생산지수는 2021년 11월 이후 최고치다. 고용지수도 52.8로 33개월 만에 처음 확장 국면에 진입했다.
신규 주문이 증가한 업종에는 전기장비·가전·부품과 기계, 컴퓨터·전자제품 등이 포함됐다. 고객사 재고지수는 40.7로 낮아 향후 재고 확충 수요가 발생할 가능성도 나타났다.
다만 제조업 가격지수는 71.1로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AI 인프라 수요가 제조업 경기를 끌어올리는 동시에 부품 가격과 공급망 부담을 높일 가능성은 남아 있다.
유가 4%대 급락…중동 위험 프리미엄 일부 완화
중동발 위험 완화 기대도 미국 증시 상승에 힘을 보탰다.
브렌트유는 3.9% 하락한 배럴당 80.47달러,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4.6% 내린 76.67달러를 나타냈다. 미국과 카타르 당국자들이 이란과의 협상 진전을 언급하면서 호르무즈해협의 원유 운송 정상화 기대가 커졌다.
다만 최종 합의가 체결된 것은 아니고 해협의 선박 통행량도 아직 뚜렷하게 회복되지 않았다. 골드만삭스는 합의가 확인되거나 군사적 충돌이 크게 확대되기 전까지 브렌트유가 배럴당 80~90달러 범위에서 움직일 것으로 예상했다.
국내장은 삼성전자·SK하이닉스 넘어 전력기기 확산 여부 주목
5일 국내 증시에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반등 여부가 우선적인 관심사다.
마이크론과 SOXL의 급등은 최근 반도체주에 집중됐던 매도와 레버리지 청산 압력이 완화되고 있다는 신호로 볼 수 있다. EWY가 6% 넘게 상승한 점도 국내 대형주 수급에는 우호적이다.
다만 개장 이후에는 외국인이 코스피200 선물과 삼성전자·SK하이닉스 현물을 동시에 사들이는지 확인해야 한다. 선물 매수만 나타나고 현물 매수가 뒤따르지 않으면 장중 상승폭이 축소될 수 있다.
캐터필러 실적을 계기로 AI 수급이 전력기기와 산업재로 확산하는지도 관건이다. 국내에서는 HD현대일렉트릭과 효성중공업, LS일렉트릭 등 변압기·전력기기 업체와 전선, 데이터센터 냉각 관련 종목이 영향을 받을 수 있다.
다만 캐터필러의 실적 호조가 국내 업체의 수주 증가를 직접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북미 데이터센터 수주잔고와 고객사 비중, 증설 계획을 기업별로 확인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