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증+] 발행가 36% 할인에도 미달…뉴로메카, 신공장 청사진 설득 '실패'
구주주 청약률 75.8%·실권주 일반공모 36.4% 그쳐…최종 청약률 84.6% 매출 4배 규모 신공장 투자 부담도 변수…하드웨어 중심 전략 시험대
[녹색경제신문 = 김지윤 기자] 뉴로메카가 당초 계획보다 유상증자 발행가액을 36% 넘게 낮췄지만 모집 물량을 모두 소화하지 못했다. 주가가 발행가 수준까지 하락하면서 신주 할인 효과가 사실상 사라진 데다, 적자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지난해 연간 매출의 4배를 웃도는 800억원 규모의 신공장 투자를 추진하고 있다는 점도 부담 요인이 된 것으로 보인다.
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뉴로메카가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으로 진행한 유상증자의 최종 청약률은 84.62%로 집계됐다.
구주주 청약률은 75.80%에 그쳤고, 실권주 일반공모 청약률도 36.43%에 머물렀다. 최종적으로 모집 물량의 15.4%에 달하는 49만1626주는 대표주관사인 한국투자증권과 NH투자증권, 삼성증권이 인수하게 됐다. 자금조달 자체에는 차질이 없지만, 시장 수요만으로는 모집 물량을 모두 채우지 못한 셈이다.
특히 발행가를 크게 낮췄음에도 시장 수요를 끌어내지 못했다는 점이 눈에 띈다. 뉴로메카의 최종 발행가는 당초 예정가인 3만8350원보다 36.2% 낮은 2만4450원으로 결정됐다.
그러나 구주주 청약 마지막 날인 지난달 28일 종가는 2만5450원으로 발행가와의 차이가 1000원에 불과했다. 실질 할인율이 약 3.9% 수준에 그치면서 신주 청약의 가격 메리트가 크게 손상됐다.
또한 현재 회사의 외형과 수익성을 감안하면 800억원의 신공장 투자도 적지 않은 부담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뉴로메카는 경북 포항 영일만3 일반산업단지에 총 800억원을 투입해 로봇 제조와 데이터 생성, 인공지능 학습 및 적용을 연결하는 피지컬 AI 기반 생산시설을 구축할 계획이다.
이번 유상증자로 조달한 자금 가운데 약 480억원은 건축과 생산설비 등 시설자금으로 투입되며, 나머지 320억원의 금액은 회사 유보금 혹은 추가 차입으로 조달할 예정이다.
신공장에는 협동로봇과 휴머노이드 조립라인을 비롯해 액추에이터 가공·조립설비, 자동화설비, 성능 검사장비 등을 구축한다. 회사는 이를 기반으로 협동로봇 제조를 넘어 외부 기업의 로봇까지 생산하는 '로봇 파운드리' 사업으로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그러나 현재 실적과 비교하면 투자 부담은 적지 않다는 판단이다. 뉴로메카의 올해 1분기 연결 매출은 29억9163만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7% 감소했고, 영업손실은 43억1423만원으로 적자가 이어졌다. 당기순손실은 금융비용 증가 등의 영향으로 256억9036만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은 189억5420만원, 영업손실은 148억5658만원, 당기순손실은 219억9115만원이었다. 신공장 전체 투자 규모는 연간 매출의 4배를 웃도는 수준이다.
반면 뉴로메카가 연내 매출로 인식될 것으로 예상하는 수주 물량은 약 220억원이다. 수주가 계획대로 매출로 이어지더라도 신공장 투자 규모에는 크게 못 미친다.
아직 안정적인 영업현금흐름을 확보하지 못한 상황에서 공장 건설 이후 감가상각비와 인건비, 운영비 등 고정비 부담까지 감안해야 한다는 점도 투자자들이 신중하게 접근한 배경으로 거론된다.
이에 더해 뉴로메카의 하드웨어 중심 전략도 향후 시장에서 검증받아야 할 과제로 꼽힌다.
지난해 기준 로봇과 부품 등 하드웨어 매출은 약 102억원으로 전체 매출의 54%를 차지했고, 자동화 솔루션 매출은 약 83억원으로 44%였다. 다만 자동화 솔루션 역시 자체 로봇과 전용 모듈을 결합한 턴키 방식이 대부분으로, 사실상 하드웨어 판매와 긴밀하게 연결된 구조다.
회사는 핵심 부품과 로봇 플랫폼을 동시에 개발하면 원가와 성능을 함께 통제할 수 있고, 생산량이 늘어날수록 가격 경쟁력도 높일 수 있다는 입장이다.
액추에이터를 비롯한 핵심 구동부품 내재화와 신공장을 기반으로 외부 기업의 로봇까지 생산하는 로봇 파운드리 사업을 확대하겠다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다만 최근 로봇 시스템통합(SI) 시장에서는 소프트웨어 코어를 가진 기업이 여러 기업의 하드웨어를 조합해 최적의 폼팩터를 구성하고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는 흐름이 가장 효율적인 사업 모델로 부상하고 있다.
국내 로봇 제조 생태계 구축이 느리고, 저가·고성능의 중국산 하드웨어 공략이 거세지면서 제조 중심으로는 수익성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결국 뉴로메카의 신공장 투자는 자체 로봇과 핵심 부품 생산량을 늘려 원가를 낮추고, 외부 로봇 위탁생산 물량까지 확보할 수 있느냐에 성패가 달렸다.
충분한 생산 물량을 확보하면 하드웨어 내재화가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지만, 수주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 신공장 투자가 기업의 근간을 흔드는 악재가 될 수 있다는 평가다.
이번 유상증자 부진은 시장이 피지컬 AI와 로봇 산업의 장기 성장성보다 뉴로메카의 현재 실적과 대규모 설비투자의 회수 가능성을 보수적으로 바라본 결과로 해석된다.
투자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외부 고객 확보 현황과 양산 물량, 공장 가동률, 손익분기점 달성 계획 등을 보다 구체적으로 제시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신공장 운영 전략과 향후 사업 방향에 대한 설명을 듣기 위해 뉴로메카 측에 문의했지만 연락이 닿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