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일, 엔화 방어 공동개입 공식화…엔저 기조 변곡점 맞나?

2026-08-03     이정환 기자

[녹색경제신문 = 이정환 기자] 

미국과 일본이 최근 엔화 약세를 막기 위한 외환시장 공동 개입을 공식 확인했다. 양국 재무당국은 향후에도 필요할 경우 추가 공동 개입에 나설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시장에서는 미·일 양국이 통화정책에 이어 외환시장에서도 공조 체제를 구축하면서 장기간 이어진 엔저 흐름의 변곡점이 될 수 있을지 촉각을 세우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일(현지시간) 뉴저지 베드민스터에서 워싱턴DC로 이동하는 전용기 안에서 기자들과 만나 "일본은 엔화가 약세를 보이고 있었고 약간의 도움이 필요했다" 며 "우리는 언제나 일본을 위해 존재한다"고 말했다. 

이어 "일본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그렇게 했다"고 설명하며 미국이 일본과 공조해 엔화방어에 나섰음을 인정했다. 

일본 재무성도 3일 성명을 통해 지난달 31일 미국 재무부와 협력해 엔화 매수·달러 매도 방식의 외환시장 개입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일본 측은 이번 조치가 지난해 9월 발표된 미·일 재무장관 공동성명에 근거해 이뤄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가타야마 재무상은 기자들과 만나 “미국 재무부와 긴밀한 소통을 이어가고 있다”며 “필요하다면 새로운 공동 개입도 주저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과 대면은 물론 온라인을 포함해 수차례 협의를 이어왔다고 덧붙였다.

베선트 장관도 같은 날 X(옛 트위터)를 통해 향후 공동 개입에도 적극 참여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앞서 미국 재무부는 지난달 31일 뉴욕연방준비은행을 통해 주요 은행들에 엔화 환율 개입 가능성을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외 언론들은 잇따라 뉴욕연방준비은행이 미국 재무부를 대신해 유로를 매도하고 엔화를 매입하는 방식의 개입을 실시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미국과 일본이 엔화 매수를 위해 공동 개입한 것은 1998년 아시아 외환위기 이후 처음이다. 2011년 동일본대지진 당시에도 양국이 외환시장에 공동 개입했지만, 당시에는 급격한 엔고를 막기 위한 엔화 매도 개입이었다. 이번처럼 엔저를 막기 위해 함께 엔화를 사들인 것은 약 28년 만의 일이다.

시장에서는 미·일이 통화정책과 외환시장 개입을 병행하며 엔저 방어에 나섰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일본은행(BOJ)이 최근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사한 데 이어 외환시장에서도 미국과의 공조를 공식화하면서 엔화 약세를 억제하려는 정책 수단이 한층 확대됐다는 평가다.

실제 외환시장에서도 엔화는 강세를 나타냈다. 엔·달러 환율은 3일 한때 달러당 156엔대까지 하락(엔화 가치 상승)하며 약 두달 반 만에 가장 강한 수준을 기록한 뒤 157엔대 초반에서 거래됐다.

금융권 관계자는 "이번 공동 개입이 일회성 조치에 그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면서 "일본은행의 추가 금리 인상 여부와 미·일 재무당국의 공조가 이어질 경우 엔화 가치와 글로벌 외환시장의 변동성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