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웃은 증권사…하반기엔 '믿을 구석'이 없다?
KB·NH·키움 줄줄이 최대 실적…상반기 '1조 클럽' 속출 "브로커리지가 다 했다"…거래대금 급증에 리테일 호황 7월 거래대금 32% 감소…상반기 실적 동력 벌써 식나 IPO·PF 회복 더뎌…하반기 증권사 실적 '시험대'
[녹색경제신문 = 정수진 기자] 상반기 역대 최대 실적을 쓴 증권사들이 하반기에는 거래대금 감소라는 변수와 마주했다. 거래대금 급증에 힘입어 브로커리지가 실적을 떠받쳤지만 7월 들어 거래가 빠르게 둔화하면서 하반기 실적에 대한 눈높이도 낮아지고 있다.
브로커리지가 이끈 역대급 상반기…증권사 실적 새 역사
3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KB·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금융지주는 올해 상반기에만 13조원이 넘는 순이익을 거두며 반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증권 계열사들도 증시 활황의 수혜를 고스란히 누렸다.
KB증권은 상반기 영업이익 1조537억원, 순이익 801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38.1%, 134.0% 증가하며 반기 기준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NH투자증권 역시 영업이익 1조3179억원, 순이익 9652억원으로 각각 115.7%, 107.6% 늘어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신한투자증권도 영업이익 7484억원, 순이익 5777억원으로 각각 135%, 123% 증가했고, 하나증권은 영업이익 3453억원, 순이익 2731억원으로 각각 190.6%, 155.7% 늘었다. 우리투자증권도 영업이익 294억원, 순이익 247억원을 기록하며 각각 93.3%, 47.1% 증가했다.
이미 상반기 실적만으로 지난해 연간 실적을 넘어선 곳도 적지 않다. KB증권, 신한투자증권, 하나증권, 우리투자증권은 이미 지난해 연간 실적을 상반기에 이미 넘어섰고, NH투자증권 역시 지난해 연간 실적에 근접했다.
이날 실적을 발표한 키움증권도 흐름은 같았다. 키움증권의 상반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1조410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2.2% 증가했고, 당기순이익은 1조1580억원으로 112.2% 늘었다. 다음 달 실적을 발표하는 미래에셋증권과 한국투자증권도 시장에서는 호실적이 예상된다.
거래대금 32% 감소·IB 부진 지속…하반기 실적 변수 커졌다
하지만 역대 최대 실적에도 업계는 쉽게 웃지 못하고 있다. 상반기 실적을 떠받쳤던 브로커리지 호황이 하반기에도 이어질지 불확실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실제 7월 들어 증시 조정과 함께 거래대금은 빠르게 감소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7월 일평균 거래대금은 약 67조원으로 전달보다 32% 감소했다. 거래대금 감소세가 이어질 경우 브로커리지 수익도 둔화될 가능성이 크다.
기업공개(IPO) 시장 회복이 더디고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전통 기업금융(IB), 채권 관련 사업도 뚜렷한 반등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상반기 실적을 떠받쳤던 브로커리지 성장세까지 둔화될 경우 증권사들은 하반기 새로운 수익원을 증명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브로커리지가 이렇게까지 실적을 견인한 경우는 기억하기 어렵다"며 "통상 브로커리지와 IB가 함께 실적을 뒷받침하지만 올해는 거래대금 급증으로 리테일 수익이 IB 부진을 사실상 메웠다"고 말했다.
미래에셋은 스페이스X까지 변수…평가이익 축소 가능성 부각
미래에셋증권은 하반기 추가 변수도 안고 있다. 2분기 실적을 끌어올린 스페이스X 평가이익이 3분기에는 일부 축소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증권가에서는 목표주가를 잇달아 낮추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은 1분기 스페이스X 기업가치 8000억달러를 기준으로 약 6000억원의 평가이익을 반영했다. 이후 기업가치가 6월 말 2조2500억달러까지 오르며 보유 지분가치도 약 5조4000억원으로 증가했지만, 7월 21일에는 1조5800억달러 아래로 하락했다.
이에 상상인증권은 미래에셋증권의 목표주가를 기존 8만8000원에서 4만3000원으로 약 51% 하향 조정했고, 투자의견은 'HOLD(보유)'를 유지했다.
김현수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6월 말 고점 이후 스페이스X 기업가치가 하락하면서 2분기에 반영된 평가이익 상당 부분이 3분기에는 평가손실로 되돌려질 가능성이 높다"며 "단일 투자자산의 가격 변동이 분기 실적에 미치는 영향이 큰 점은 여전히 할인 요인"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