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 AI 러닝플랫폼 유료가입자 3명...은행권 AI 보안예산 편중도 도마
5대 은행 IT예산 대비 사이버보안 투자, 전세계 평균 13%에 못 미쳐 은행별 AI 보안 투자 격차 지적...구체 수치는 금감원 재취합 중 이해민 의원 "GPU 부족해 요금 두 배 인상, 검색 노출도 안 돼" 이억원 위원장 "재검토하겠다…보안 역량 갖춘 곳부터 망분리 풀 것"
[녹색경제신문 = 박지안 기자] 금융위원회가 운영하는 AI 교육 플랫폼의 올해 유료 가입자가 3명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컴퓨팅 자원 부족으로 이용요금을 두 배 올린 데다 검색 노출조차 되지 않아 접근성이 떨어진 것이 원인으로 지목된다. 은행권 AI 보안예산도 회사별로 최대 40배 이상 벌어져 있어 공공 부문 AI 사업 전반의 설계·운영 부실 우려가 커지고 있다.
29일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이해민 조국혁신당 의원은 금융위가 지난해 12월 출범을 알리고 올해 1월 서비스를 시작한 '모두의 금융 AI 러닝 플랫폼'의 가입 실적을 공개했다. 이 의원에 따르면 올해 유료 가입자는 3명, 무료 가입자는 209명이다. 무료 가입자 중 138명은 7월 한시적으로 진행된 대학생 교육 참여자여서 이를 제외한 실질 무료 가입자는 71명 수준에 그친다.
"공급자가 아닌 수요자 눈높이에서 재검토해야"
이 의원은 부진의 원인을 금융위가 자초했다고 지적했다. 그래픽처리장치(GPU) 등 컴퓨팅 자원이 부족해 이용 요금을 두 배로 올렸고 포털 검색에도 노출되지 않아 접근성 자체가 떨어진다는 것이다. 이 의원은 "컴퓨팅 자원이 확보되지 않는 정책은 지속 가능하지도 않고 단발성 예산 낭비가 된다"며 "공급자가 아닌 수요자 눈높이에서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 의원은 금융위가 AI 정책의 후발주자가 아니라는 점도 짚었다. 금융위는 2021년 AI 운영 가이드라인, 2022년 개발·활용 안내서, 2023년 AI 보안 가이드라인을 순차적으로 발표했고, 올해 1월 통합 가이드라인, 7월 프런티어 AI 대응 요령까지 마련했다. 가이드라인 정비 속도에 비해 정작 국민 대상 교육 플랫폼의 이용 실적은 크게 못 미친 셈이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이에 대해 "한번 다시 챙겨보겠다"고 답했다.
은행별 AI 보안 투자 격차, 구체 수치는 유보
이 의원은 "우리나라는 금융보안을 지킨다면서 국민에게 보안 프로그램을 덕지덕지 깔게 했고 결과적으로 세계에서 금융보안 최약체라는 오명을 썼다"며 "보안 갈라파고스를 구축했던 과거가 있는 만큼 AI 시대에는 같은 실수를 반복하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보안 예산 편중 문제도 도마 위에 올랐다. 전 세계 금융회사는 평균적으로 IT 예산의 13%를 사이버 보안에 투입하지만, 국민·신한·우리은행과 한국투자증권·NH투자증권 등은 모두 이 평균에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별 AI 보안 투자 비중 격차를 놓고도 지적이 나왔다. 유동수 정무위원장도 "금융사별로 이렇게 차이가 나는 건 이해가 안 간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한 은행 관계자는 "제출한 자료 해석에 문제가 있어서 금감원에서 다시 은행들에게 정보를 취합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이억원 위원장은 "보안 문제뿐 아니라 자기 경쟁력 측면에서도 굉장히 중요한 부분"이라며 "더 경각심을 갖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이어 "보안은 이제 AI로 AI를 막아야 하는데 가장 큰 걸림돌이 망분리"라며 "보안이 준비돼 있고 역량이 되는 곳은 확실히 풀어주겠다"고 강조했다.
공공 AI 사업 전반, 설계·운영 부실 우려
공공 부문 AI 사업 전반에서도 설계와 운영 단계에 대한 보완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의 '공공부문 AI 도입현황 연구'는 일부 사업이 PoC 단계에서 파일럿 테스트로 이어지지 못하거나 정보화계획과 모델개발 단계를 충분히 거치지 않은 채 시스템 구축에 들어가는 사례가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우수사례로 꼽힌 한국고용정보원, 대검찰청, 관세청, 서울시 사례는 초기 연구와 단계별 구축, 내부 전문가 참여가 공통점으로 꼽혔다.
개인정보 관리도 변수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지난해 5월 AI 디지털교과서(AIDT)의 개인정보 처리와 안전조치가 일부 미흡하다며 교육부와 한국교육학술정보원에 시정·개선을 권고한 바 있다. 업계에서는 학생별 학습 이력이 축적되는 구조인 만큼 공공 AI 교육 확산에 앞서 보안과 책임 체계부터 점검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