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투자증권, 녹색금융 5조원 속도…탄소금융 사업도 확대
AI·책임투자 접목해 지속가능경영을 성장동력으로 전환
[녹색경제신문 = 한경석 기자] NH투자증권이 지속가능 경영을 단순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활동이 아닌 미래 성장 전략으로 삼고 있다. 녹색금융 확대와 탄소배출권 사업, 인공지능(AI) 기반 투자정보 서비스, 책임투자를 하나의 성장축으로 묶어 기업가치 제고에 나서겠다는 뜻이다.
29일 NH투자증권이 발간한 '2026 지속가능통합보고서'에 따르면 회사의 이러한 전략 변화를 압축적으로 보여준다.
보고서는 리테일과 기업금융(IB), 홀세일, 운용, OCIO 등 핵심 사업 전반의 균형 성장으로 창사 이후 최대 실적(작년 영업이익 1조 4206억원)을 달성한 데 이어 지속가능 경영을 중장기 성장동력으로 삼겠다는 방향을 제시했다. 단순한 환경·사회공헌 활동이 아니라 금융회사의 본업 경쟁력을 높이는 전략적 수단으로 ESG를 재정의한 것이다.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녹색 금융이다. NH투자증권은 2030년까지 녹색 금융 투자 5조원을 목표로 제시했으며 지난해 말 기준 누적 투자 규모는 3조9000억원으로 목표의 79%를 달성했다. 국내 증권사 최초로 한국형 산업분류체계(NHICS)를 활용한 K-택소노미(정부의 친환경 사업 기준) 기반 녹색 여신 관리체계를 구축했고, 배출권 위탁매매 서비스를 출시했다.
탄소금융을 별도 사업영역으로 육성하는 점도 차별화 요소다. NH투자증권은 에코아이와 공동으로 탄소시장 세미나를 개최하는 한편 기업 고객을 대상으로 배출권 거래제(K-ETS) 활용 방안을 제시하며 관련 생태계 확대를 지원하고 있다. 글로벌녹색성장기구(GGGI)와의 협력도 확대하며 기후테크 기업의 해외 진출을 지원하는 금융 플랫폼 역할을 강화하고 있다.
책임투자 역시 투자 프로세스 전반으로 확대했다. 환경·사회 투자정책을 기반으로 네거티브 스크리닝(부정적 ESG 요소를 가진 기업을 투자 대상에서 제외) 방식과 4단계 투자 심사체계를 운영하고 있으며, 지속가능성 투자 심사는 2024년 128건에서 지난해 297건으로 두 배 이상 증가했다.
ESG채권 투자도 같은 기간 9871억원에서 1조5475억원으로 대폭 늘었다. ESG를 투자 판단 기준으로 내재화하면서 장기적으로 운용자산 확대와 리스크 관리 효과를 동시에 노리고 있다는 설명이다.
지배구조 개편도 병행했다. ESG위원회는 올해부터 사외이사 3인 체제로 재편됐고, ESG본부를 신설해 전략 수립부터 실행, 공시까지 전담하는 조직 체계를 구축했다. ESG위원회는 탄소중립 목표와 기후 시나리오, 녹색 금융 등을 정기적으로 점검하며 지속가능 경영을 이사회 차원에서 관리하고 있다.
AI 전략도 빼놓을 수 없다. 회사는 "생성형 AI 교육 프로그램인 '에이엑스 컬리지(AX College)'와 AI 비즈니스 인사이트 과정을 운영하며 디지털 기반 투자정보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디지털 혁신과 플랫폼 경쟁력을 ESG 핵심 과제 가운데 하나로 선정한 것도 기존 지속가능 경영보고서와 차별화되는 부분이다.
주주환원도 지속가능 경영의 한 축으로 자리 잡았다. NH투자증권은 지난해 자기주식을 소각하고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밸류업 정책을 지속 추진했다. 보고서는 중장기 재무성과와 기업가치 제고를 핵심 중대 이슈로 선정하고 투자자 중심의 가치 소통을 강화하겠다는 계획도 담았다.
구체적으로 2028년까지 자기자본이익률(ROE) 12% 확보와 주가순자산비율(PBR) 1배 달성을 목표로 설정했다.
신재욱 NH투자증권 대표이사는 “지속가능 경영 성과를 투명하게 공개하는 것이 자본시장에 대한 책임”이라며 “앞으로도 이해관계자와의 신뢰를 바탕으로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어가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