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넬 파우치 10만원대”…에이블리도 피하기 어려운 ‘노벨티(증정품)’ 회색지대
에이블리 “병행수입 뷰티 노벨티…소명자료 제출 의무화해 관리” 정식 판매 제품 아닌 ‘노벨티’, 정·가품 논란 반복되는 회색지대 오픈마켓 구조상 에이블리·쿠팡·지그재그 등 플랫폼 전반의 공통 과제로
[녹색경제신문 = 서영광 기자] 명품 브랜드 로고가 새겨진 샤넬·디올 파우치가 10만원 안팎에 판매되고 있다. 얼핏 보면 가품을 의심할 만한 가격이지만, 판매자들은 ‘뷰티 노벨티(증정품)’라고 설명한다. 문제는 이 같은 상품이 정품인지, 상표권 침해 소지가 없는지 소비자가 스스로 판단하기 쉽지 않다는 점이다. 전문가들은 특정 플랫폼의 문제가 아니라 오픈마켓 구조 전반에서 반복되는 ‘회색지대’라고 지적한다.
최근 에이블리 ‘브랜드’ 카테고리에서는 샤넬·디올 등 명품 브랜드 로고가 부착된 파우치 상품이 다수 판매되고 있다. 가격은 대부분 수만원에서 10만원대 수준이다. 일반 소비자 입장에서는 정식 패션 제품보다 현저히 낮은 가격 때문에 가품으로 오인하거나, 반대로 정품으로 착각할 가능성이 모두 존재한다.
이에 대해 에이블리는 해당 상품들이 명품 패션 라인의 완제품이 아니라 화장품 구매 고객에게 증정되는 ‘뷰티 노벨티(Beauty Novelty)’ 상품이라고 설명했다.
에이블리는 <녹색경제신문>에 “문의한 상품은 명품 뷰티 라인의 사은품 및 증정용 파우치로 병행수입 상품”이라며 “최근 소비자들이 체인이나 스트랩을 연결해 미니백처럼 활용하는 트렌드가 형성되면서 여러 커머스 플랫폼에서 유통되고 있는 상품군”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샤넬·디올 등 글로벌 명품 브랜드는 화장품 구매 고객이나 VIP를 대상으로 로고가 부착된 파우치 등을 증정하는 경우가 있다. 이런 노벨티는 중고거래나 병행 유통 시장을 통해 거래되기도 한다.
다만 논란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노벨티는 애초 판매를 목적으로 제작된 제품이 아닌 만큼 유통 경로가 다양하고, 동일한 디자인을 모방한 상품까지 함께 시장에 유입될 가능성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소비자가 온라인 상품 정보만으로 정품 노벨티와 모조품을 명확히 구분하기는 쉽지 않다.
에이블리 역시 이 같은 특성을 인식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회사 측은 “노벨티 상품은 정식 판매용 완제품이 아니며 유통 구조의 특성상 정·가품 및 상표권 관련 논란의 여지가 존재할 수 있음을 엄중히 인식하고 있다”며 “입점 셀러에게 정식 수입 및 유통 과정을 증빙할 수 있는 소명자료 제출을 의무화해 관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상품 상세페이지에는 병행수입 상품이라는 점과 패션 상품이 아닌 코스메틱 라인 노벨티라는 점을 표기하고 있으며, 소비자가 공식 패션 상품으로 오인하지 않도록 관련 카테고리 관리와 모니터링을 지속 강화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에이블리는 소명자료가 미흡하거나 가품 의혹 또는 상표권 침해 가능성이 확인될 경우 즉시 판매 중단(블라인드) 조치를 하고, 가품 유통이 확인된 판매자는 재입점까지 제한하는 등 강력한 제재를 적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이 같은 관리 체계에도 구조적인 한계가 있다고 본다. 오픈마켓은 플랫폼이 직접 상품을 판매하는 방식이 아니라 다수의 입점 판매자가 상품을 등록하는 구조다. 즉 플랫폼은 입점 심사와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있지만 등록 상품이 방대한 만큼 모든 상품의 진위를 사전에 완벽하게 확인하는 데는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다는 것이다.
이 같은 문제는 에이블리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지그재그, 쿠팡,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등 오픈마켓 형태의 플랫폼에서도 명품 노벨티 상품은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플랫폼마다 자체 모니터링과 신고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지만, 노벨티와 모조품의 경계가 불명확한 상품은 지속적으로 유통되는 실정이다.
업계에서는 결국 플랫폼의 관리 강화와 함께 소비자의 주의도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특히 명품 로고가 부착됐다는 이유만으로 정품으로 단정하거나, 반대로 저렴한 가격만 보고 모두 가품이라고 판단하기보다 상품의 유통 경로와 판매자의 증빙 여부를 함께 확인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녹색경제신문>에 “노벨티 상품 자체가 불법인 것은 아니지만 정식 판매 제품이 아닌 만큼 유통 과정이 복잡하고 소비자가 진위를 판단하기 어려운 특성이 있다”며 “오픈마켓 플랫폼들은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있지만 입점 판매자가 많은 구조적 특성상 한계도 분명한 만큼 지속적인 관리 고도화가 필요한 영역”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