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 CET1비율 ‘반전’…1위 KB 턱밑 추격
2분기 CET1비율 13% 후반대로 파악, KB(13.74%) 바짝 추격 1분기 4위→2위 도약 이어 2분기 더 좁혀… 신용평가모형 변경이 결정타
[녹색경제신문 = 박금재 기자] 4대 금융지주 가운데 자본비율이 가장 낮았던 우리금융지주가 CET1(보통주자본)비율 1위 자리를 눈앞에 두게 됐다. 낮은 자본비율 탓에 기업대출까지 줄여가며 버텨온 지난 시간을 감안하면 이례적인 반전이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24일 실적발표에서 우리금융의 2분기 말 CET1비율은 13% 후반대인 것으로 파악됐다. 같은 날 실적을 발표한 KB금융지주의 CET1비율(13.74%)과 비교하면 격차가 크게 좁혀진 수준이다. 신한지주(13.43%)와 비교해도 앞서는 수준으로 추정된다. 우리은행이 최근 금융당국으로부터 내부 신용평가모형 변경승인을 받으면서, 새 모형 적용으로 신용위험가중자산이 줄어든 효과가 2분기 말 자본비율 산출부터 반영된 결과다.
이번 상승은 갑작스러운 반등이 아니라 지난 1년 넘게 이어진 자본비율 개선 흐름의 연장선에 있다. 임종룡 회장이 2023년 취임할 당시 우리금융의 CET1비율은 11.57%로 4대 금융지주 중 최하위였다. 은행에 치우친 수익구조를 다각화하려면 증권사·보험사가 필요했지만, 인수합병과 주주환원을 동시에 추진하기엔 자본 여력이 부족했다. 실제로 우리금융이 2024년 우리투자증권을 출범하고 동양생명·ABL생명 인수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낮은 CET1비율은 줄곧 발목을 잡는 변수로 작용했다. 금융당국은 보험사 편입을 승인하면서도 우리금융이 제출한 중장기 자본관리계획의 이행 실태를 2027년 말까지 반기마다 보고하도록 조건을 달았을 정도다.
이 시기 임 회장은 은행 성장보다 건전성 관리를 우선하는 쪽을 택했다. 위험가중자산을 줄여 자본비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우리은행은 대출잔액 자체를 줄여나갔고, 실제로 2025년 주요 은행 중 유일하게 기업대출 잔액이 감소한 은행이 됐다. 이런 관리 끝에 우리금융의 CET1비율은 2025년 말 12.90%까지 올랐다. 분기별 순위는 여전히 4위에 머물렀지만, 1년 새 약 80bp(0.01%포인트 단위)를 끌어올리며 선두권을 추격할 발판을 마련한 셈이다.
반전의 속도가 붙은 건 올해 들어서다. 1분기 우리금융의 CET1비율은 13.60%로 뛰어올랐다. 주요 자회사의 토지 등 유형자산 재평가가 약 60bp를 끌어올렸고, 기존 자산재편 효과까지 더해진 결과다. 당시 1위였던 KB금융(13.63%)과의 격차는 불과 3bp로 좁혀졌다. 지난해 말까지 4위였던 우리금융이 단 한 분기 만에 2위로 올라선 것이다.
이런 흐름에 결정적 발판이 된 건 금융당국이 지난 4월 발표한 '생산적금융을 위한 은행·보험 자본규제 합리화 방안'이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노후화한 내부 신용평가모형을 재개발한 은행에 대해 변경승인을 신속히 처리하기로 했는데, 이는 신용위험을 정교하게 구분해 은행의 자본 여력을 늘리고 이를 기업대출 등 생산적 부문에 투입하도록 유도한다는 취지였다. 우리은행은 이 제도를 활용해 이달 내부 신용평가모형 변경승인을 받았고, 그 효과가 곧바로 2분기 실적에 반영됐다.
은행권 관계자는 "낮은 자본비율 때문에 대출까지 줄여가며 버텨야 했던 시기를 지나, 이제는 그 체력을 바탕으로 다시 몸집을 키울 차례"라며 "생산적금융과 수익성 회복, 주주환원 확대까지 동시에 노려볼 수 있는 국면이 됐다"고 말했다. 한때 자본비율 방어를 위해 대출까지 줄여야 했던 우리금융이, 이번에 확보한 자본 여력을 발판으로 다시 성장 궤도에 오를 수 있을지가 임 회장 체제의 다음 성적표로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