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최태원은 이탈리아로, 정의선은 브라질로…각자의 셈법

2026-07-29     이충진 기자
이재용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미국을 넘어 이탈리아로,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브라질로 향했다. 같은 시기 각기 다른 대륙에서 다른 방식의 경제 외교가 펼쳐지고 있다.

27일 재계에 따르면 이재용 회장과 최태원 회장은 이달 말 이탈리아 시칠리아 로코 포르테 베르두라 골프 리조트에서 열리는 '구글 캠프'에 참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구글 캠프는 구글 공동창업자 래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이 2013년 세계경제포럼(WEF)을 계기로 출범시킨 연례 비공개 행사로, 매년 7월 말 글로벌 정·재계 유력 인사들이 모인다. 참석자와 세부 일정은 철저히 비공개에 부쳐진다.

이 회장은 2022년부터 3년 연속 구글 캠프에 참석했으나 지난해에는 대미 무역협상 지원 일정으로 불참했다. 앞서 지난 7~11일(현지시간)에는 미국 선밸리 콘퍼런스에, 지난 24일에는 샌프란시스코 AI 서밋에 참석해 혹 탄 브로드컴 최고경영자(CEO)를 만났다. 이 자리에서 삼성전자는 브로드컴과 2000억달러 규모의 차세대 AI 핵심 인프라 구축 전략적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최 회장은 2024년 처음 구글 캠프에 초청받은 이후 매해 참석하고 있다.

구글 캠프가 비공개 행사인 만큼 이번 참석에서 구체적으로 어떤 인사와 만나 무엇을 논의할지는 확인되지 않는다. 다만 두 회장 모두 샌프란시스코 AI 서밋에서 발표된 대형 협력의 연장선에서 글로벌 빅테크 최고경영자들과의 네트워킹을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정의선 회장은 같은 기간 브라질에 있었다. 정 회장은 이재명 대통령의 브라질 국빈 방문 경제사절단으로 동행해 28일(현지시간) 상파울루에서 열린 한·브라질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에 참석했다. 행사에는 류진 한국경제인협회 회장,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 조원태 대한항공 회장, 박승희 삼성전자 사장, 류재철 LG전자 대표, 정인섭 한화오션 사장 등도 함께했다.

정 회장은 행사에 앞서 취재진의 질문에 "중국도 요새 세게 하고 그래서 갈 길이 멀다"고 답했다. 브라질자동차딜러연합회에 따르면 현대차는 2024년과 2025년 2년 연속 브라질에서 20만대 이상을 판매했고, 올해 상반기 판매도 9만6723대로 전년 동기(8만6316대)를 웃돌아 3년 연속 20만대 판매가 유력하다. 다만 시장 전체 성장세가 더 가팔라 현대차의 시장 점유율은 9.6%에서 8.9%로 낮아졌고, 순위도 4위에서 5위로 내려갔다. 비야디(BYD)가 지난해 브라질 포드 공장을 인수해 현지 생산을 시작하는 등 중국 업체의 남미 공략이 거세지고 있다.

현대차는 1992년 브라질에 처음 진출했고 2012년 상파울루주 피라시카바 공장을 완공했다. 연간 생산능력은 약 18만대로 HB20과 크레타 등 현지 전략 차종을 만든다. 현대차는 2032년까지 브라질에 11억달러를 투자해 하이브리드·전기차·그린수소 기술을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