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반도체 투매에도 다우 1%↑…엔비디아 반등에 나스닥 낙폭 축소
마이크론 8%·인텔 4%대 급락…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 4%↓ MS·알파벳 2%대 상승, AI 플랫폼주와 메모리주 주가 차별화 코스피 10.84% 폭락 후 SK하이닉스 실적 발표…국내장 변동성 분수령
[녹색경제신문 = 한순구 기자]
중국 반도체 산업의 부상과 인공지능(AI) 투자비용에 대한 우려로 미국 반도체주가 급락하고 있다. 다만 엔비디아가 장중 상승세로 돌아서고 마이크로소프트와 알파벳 등 대형 플랫폼주가 강세를 보이면서 나스닥지수는 개장 초보다 낙폭을 크게 줄였다.
한국시간 29일 오전 1시 전후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 이상 상승하고 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도 0.3% 안팎 오르는 반면, 나스닥종합지수는 0.1%가량 하락하며 혼조세를 나타내고 있다. 개장 직후 1% 넘게 밀렸던 나스닥이 낙폭을 대부분 회복하면서 시장 전체의 투매보다는 반도체 업종에 매도세가 집중되는 모습이다.
마이크론 8% 급락…엔비디아는 장중 반등
메모리 반도체주의 약세가 두드러진다. 마이크론은 장중 8% 이상 급락했고 인텔도 4%대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다. 미국 반도체주에 투자하는 아이셰어즈 반도체 ETF(SOXX)는 3.9%가량 떨어졌다.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 역시 4% 안팎 하락하며 지난 6월 기록한 고점 대비 20% 넘게 밀렸다.
반면 개장 초 약세를 보였던 엔비디아는 0.7% 안팎 상승세로 돌아섰다. 마이크로소프트와 알파벳도 각각 2% 넘게 오르고 있다. AI 산업 전체가 동반 하락하기보다는 메모리와 반도체 장비주에서 플랫폼·소프트웨어 기업으로 자금이 이동하는 업종 순환이 나타난 셈이다.
코카콜라는 연간 매출과 이익 전망치를 상향하면서 5% 넘게 상승했고, 보잉도 실적 발표 이후 4%대 강세를 보였다. 이에 따라 반도체 비중이 상대적으로 낮은 다우지수는 나스닥과 달리 1%대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
中 CXMT·AI 투자비용 우려…“지출 규모 부담”
반도체 투자심리를 위축시킨 직접적인 배경으로는 중국 메모리 반도체 기업 CXMT의 상장과 중국산 심자외선 노광장비 개발 소식이 꼽힌다.
CXMT는 상하이 증시 상장 첫날 공모가보다 466% 급등하며 시가총액 3조3000억위안 규모의 중국 최대 상장사로 올라섰다. 상장을 통해 조달한 자금이 설비투자와 기술 개발에 투입될 경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마이크론이 장악한 메모리 시장의 경쟁이 심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다.
여기에 미국 빅테크 기업들이 AI 데이터센터와 반도체 확보에 투입하는 비용이 실제 수익으로 연결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도 확산하고 있다.
로버트 파블릭 다코타웰스 선임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현재 시장이 하이퍼스케일러의 투자 규모를 매우 우려하고 있다며, 막대한 지출이 투자자들에게 부담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유가 2% 하락…FOMC 앞두고 금리 경계는 지속
국제유가는 미국과 이란의 협상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브렌트유는 2% 가까이 떨어진 배럴당 86달러대,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배럴당 81달러대에서 거래되고 있다. 유가 하락은 인플레이션 부담을 낮추는 요인이지만 호르무즈해협의 선박 통행이 정상화되지 않아 중동 리스크가 완전히 해소된 것은 아니라는 평가가 나온다.
미국 연방준비제도는 현지시간 28일부터 이틀 일정으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진행한다. 시장에서는 금리 동결을 기본 시나리오로 보고 있지만, 최근까지 이어진 유가 상승과 물가 압력으로 인해 깜짝 금리 인상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하지 않고 있다. 금리 결정은 한국시간 30일 새벽 발표될 예정이다.
코스피 10.84% 폭락…SK하이닉스 실적이 반등 시험대
국내 증시는 전날 글로벌 반도체 투매의 직격탄을 맞았다. 코스피는 10.84% 급락한 6023.66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 낙폭이 11%를 넘어서면서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됐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각각 14%대 하락했다.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약 5조원어치를 순매도한 반면 개인은 4조원가량을 순매수했다. 전체 거래 종목 917개 가운데 상승 종목은 36개에 그쳤다.
이날 국내 증시의 첫 번째 분수령은 SK하이닉스의 2분기 실적이다. SK하이닉스는 29일 오전 9시 이전 실적 자료를 공개하고 오전 9시 콘퍼런스콜을 진행한다. 시장은 실적 수치뿐 아니라 HBM 가격과 출하량, 중국 CXMT의 증설 영향, 하반기 장기공급계약 전망을 주목할 것으로 보인다.
미래에셋증권 김석환 연구원은 시장의 우려가 CXMT의 현재 실적보다 기업공개 이후 조달 자금을 활용한 생산능력 확대와 기술 개발 가속 가능성에 있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SK하이닉스가 중국 업체와의 기술 격차와 HBM 시장 지배력을 어떻게 설명하는지가 국내 반도체주의 단기 방향을 좌우할 전망이다.
미국 증시에서 엔비디아와 대형 플랫폼주가 반등하고 유가가 하락한 점은 국내 시장의 추가 투매를 완화하는 요인이다. 그러나 마이크론과 미국 반도체지수가 여전히 큰 폭으로 하락하고 있는 만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본격적인 반등 여부는 실적 발표와 외국인 수급을 확인한 뒤 결정될 가능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