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증시 흔든 '中 DUV 생산 착수'…반도체 자립 '분수령' 되나

올해 5대 생산 목표, 내년 20대로 확대 추진
 EUV 대체는 멀었지만 공급망 독립 기반 마련

2026-07-28     정창현 기자

[녹색경제신문 = 정창현 기자] 중국이 처음으로 자체 개발한 액침 심자외선(DUV) 노광장비 생산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성능과 생산 규모는 아직 세계 1위 업체인 ASML과 격차가 크지만, 미국의 대중 반도체 장비 수출 규제 속에서 핵심 장비 국산화에 한 걸음 다가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해당 소식은 국내 증시에도 충격파를 던졌다. 

28일 로이터통신은 미국 IT 전문매체 더인포메이션(The Information)을 인용해 중국 정부 지원을 받는 상하이 소재 반도체 장비 업체가 국산 액침 DUV 노광장비 생산을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업체명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업계에서는 중국 최대 노광장비 기업인 SMEE(상하이 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 또는 상하이의 스타트업 위량성이 유력한 것으로 보고 있다. 화웨이 및 화웨이 출신 인력들이 설립한 반도체 장비업체 신카이라이, 칭화대 연구진 등도 개발에 참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보도에 따르면 해당 업체는 올해 약 5대의 장비를 생산한 뒤 내년에는 연간 생산량을 20대 수준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생산된 장비는 중국 최대 파운드리인 SMIC를 비롯해 화훙반도체, 메모리 업체 CXMT 등 주요 반도체 기업에 공급될 것으로 알려졌다.

액침 DUV는 렌즈와 웨이퍼 사이에 초순수를 채워 빛의 굴절률을 높이는 방식의 노광장비다. 현재 최첨단 공정에 사용되는 EUV(극자외선) 장비의 이전 세대 기술이지만, 다중 패터닝을 적용하면 7나노미터급 공정까지 구현할 수 있어 여전히 첨단 반도체 생산의 핵심 설비로 평가된다.

특히 중국에게는 의미가 더욱 크다. 미국과 네덜란드의 수출 통제로 중국 기업들은 ASML의 EUV 장비를 확보하지 못하고 있으며, 최신 DUV 장비 역시 수출 제한 대상에 포함돼 있다. 중국이 사용할 수 있는 가장 진보한 노광 기술이 사실상 액침 DUV인 만큼 자체 장비 확보는 공급망 안정성과 직결된다.

리소그래피에

다만 기술 격차는 여전히 상당하다. 업계에 따르면 해당 중국산 장비는 해상도 자체뿐 아니라 생산성과 신뢰성, 장시간 가동 안정성 등에서 ASML 장비에 미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양산 라인에 투입되기 위해서는 추가적인 시험과 공정 검증 역시 필요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노광장비 경쟁력은 단순히 미세 패턴 구현 능력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웨이퍼를 초정밀로 이동시키는 스테이지 기술, 광학계, 광원, 제어 소프트웨어, 오버레이 정밀도, 장시간 반복 가동 시 오차를 최소화하는 안정성 등이 종합적으로 확보돼야 한다. 수율을 좌우하는 핵심 장비인 만큼 미세한 성능 차이도 생산성에 큰 영향을 미친다.

생산 규모 역시 아직 큰 차이가 있다. 중국 업체의 올해 생산 목표는 5대 수준인 반면 ASML은 지난해 액침 DUV 장비를 100대 이상 출하했다. 장비 공급뿐 아니라 설치, 유지보수, 공정 최적화까지 포함한 생태계 측면에서도 ASML이 압도적인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다는 평가다.

그럼에도 이번 생산 착수는 중국 반도체 산업에는 상징적인 의미를 갖는다. 미국의 수출 규제가 장기화되는 상황에서 해외 장비 의존도를 낮추고 자체 공급망을 구축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기 때문이다. 중국은 액침 DUV에 이어 자체 EUV 노광장비 개발도 병행하고 있지만 아직은 시제품 단계로, 상용화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관계자는 "EUV와는 여전히 상당한 기술 격차가 있지만 미국의 수출 규제가 장기화되는 상황에서는 중국이 첨단 장비를 자체 공급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는 점만으로도 전략적 의미가 크다"며 "노광장비는 반도체 생태계의 마지막 퍼즐로 불리는 만큼 향후 중국의 장비 자립 전략도 한층 속도를 낼 것"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