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굴기] 류재철의 '로봇 리더십'…글로벌 휴머노이드 부품 톱티어 발돋움

PoC 거쳐 초도 생산 본격화…류재철 CEO 사업 직접 챙겨 로봇 공급망도 '브랜드 파워' 중요…품질·AS 경험이 자산

2026-07-29     김지윤 기자
류재철

[녹색경제신문 = 김지윤 기자] LG전자의 로봇 사업이 미래 청사진을 넘어 실제 양산 페이즈(phase)로 진입하면서 시장의 눈길을 모으고 있다. 기술적 식견을 바탕으로 '로봇의 LG'를 진두지휘하고 있는 류재철 CEO의 리더십이 돋보이고 있다는 평가다.   

글로벌 휴머노이드 기업을 대상으로 로봇의 관절 역할을 하는 액추에이터의 성능검증(PoC)이 폭넓게 진행되는 가운데, 올해 취임한 류 CEO가 직접 기술 개발과 주요 고객 대응을 챙기면서 업계 영향력을 키우고 있다는 호평이 쏟아지고 있다.  

29일 로봇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휴머노이드 시장 확대와 함께 국내 로봇 부품 산업도 본격적인 성장 궤도에 올라서고 있다. 국내 완성형 휴머노이드 생태계는 아직 초기 단계지만, 액추에이터를 비롯한 핵심 부품 분야에서는 국내 기업들이 글로벌 로봇 제조사의 주요 공급망 후보로 부상하고 있다.

삼현과 에스피지, HL만도 등 완성형 액추에이터 업체뿐 아니라 감속기의 에스비비테크, 제어기·모션제어 기술의 알에스오토메이션 등 국내 부품사들도 휴머노이드 공급망 확대에 맞춰 관련 매출이 올해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국내 로봇 산업이 완성품 중심의 연구개발 단계를 넘어 핵심 부품의 초기 양산 단계로 진입하고 있다는 의미다.

이 가운데 LG전자는 검증된 대량생산 역량과 품질보증, 글로벌 서비스 체계를 앞세워 휴머노이드 핵심 부품 시장에서 1티어로서의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LG전자는 지난달부터 경남 창원 스마트파크에서 로봇용 액추에이터 브랜드 '악시움(AXIUM)' 초도 물량을 양산하고 있다. 이번 초도 물량은 양재 R&D캠퍼스 로봇 데이터 팩토리에 투입되는 홈로봇 '클로이드'에 우선 탑재돼 실전 데이터 축적에 활용되며, 연내 대규모 양산 체제 구축 및 글로벌 고객사 대상 B2B 공급을 순차적으로 추진한다. 

액추에이터 전용 생산능력(CAPA)은 공개하지 않았지만, LG전자는 연간 4500만대 이상의 모터를 생산하는 인프라와 경량·고효율·고토크 모터 설계, 정밀제어 소프트웨어 역량을 갖추고 있다. 올해는 데이터팩토리에 투입할 ‘LG 클로이드’ 약 300대에 액추에이터 약 6000개를 장착해 실제 생활환경에서 성능과 내구성을 검증할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6000개에 달하는 액추에이터를 실전 필드에 투입해 검증하는 규모 자체에 주목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중소 부품사나 스타트업이 고객사 납품 전 진행하는 1차 내부 검증은 많아야 100~200개 안팎의 샘플 테스트에 그치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대량 실증은 연속 가동 시 발생하는 발열과 전압 불균형, 내구성 등 '빅데이터' 수준의 실전 품질 데이터를 단기간에 수집할 수 있다는 의미다. 초기 양산 라인의 수율과 품질을 확보하기 위한 '파일럿 스케일'로서도 충분한 규모라는 평가다.

업계 관계자는 "휴머노이드는 최소 12시간 이상 연속 가동돼야 하기 때문에 액추에이터의 발열 관리가 가장 중요한 기술 과제 가운데 하나"라며 "고객사들이 공급망을 구성할 때 제조사의 브랜드와 품질 신뢰도를 매우 중요하게 평가한다"고 말했다.

이어 "휴머노이드 기업들도 향후 B2B 고객에게 대량 공급해야 하는 만큼 성능뿐 아니라 품질보증과 글로벌 사후서비스 역량까지 종합적으로 검토한다"며 "LG전자가 워낙 품질 측면에서 브랜드 밸류가 좋기 때문에 로봇 액추에이터도 협업 문의가 많고 PoC 만으로도 내부 생산라인이 바쁘게 돌아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류재철 CEO도 로봇 사업의 초기 안착을 위해 기술 개발과 주요 고객 대응을 직접 챙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류 CEO는 지난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올해를 '로봇 사업 본격화의 원년'으로 규정하고 액추에이터를 직접 설계·생산해 글로벌 로봇 제조사에 공급하겠다는 전략을 공식화했다.

류 CEO는 HS사업본부장 시절부터 액추에이터와 홈로봇 사업의 기반을 다진 인물로 알려져 있다. 현재도 연구개발 진행 상황과 품질을 직접 보고받고 주요 고객사 대응까지 챙길 정도로 로봇 사업에 대한 의지가 강하다는 후문이다.

류 CEO는 서울대 기계공학과를 졸업한 뒤 세탁기와 냉장고 개발·생산을 거치며 연구개발과 제조 현장을 두루 경험한 기술 전문가다. 업계 관계자는 "류 대표는 화려한 언변보다 기술적 본질을 집요하게 파고드는 스타일"이라며 "'기술의 LG'를 가장 잘 보여주는 인물"이라고 평가했다.

기술에 대해 정통하기 때문에 생산, R&D, 영업 등 핵심 조직에 대한 장악력이 높고, 크고 작은 사업을 꼼꼼하게 챙기는 '만기친람형' 리더로 정평이 나있다는 후문이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이어 "가전부터 로보틱스까지 중국 기업들의 추격이 거세지는 상황에서 LG전자가 연구개발과 품질 경쟁력을 갖춘 리더를 전면에 내세운 것은 기술력을 기반으로 경쟁 우위를 유지하겠다는 전략적 판단"이라고 덧붙였다.

류 CEO는 지난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올해를 '로봇 사업 본격화의 원년'으로 선언하며 액추에이터를 직접 설계·생산해 글로벌 로봇 제조사에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2030년 전후로 산업용 고토크 제품군까지 확대해 글로벌 토털 액추에이터 솔루션 기업으로 도약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