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리셔스, '신상마켓' 독점력으로 네이버·산은·VC 사로잡았다

동대문 패션 디지털 전환 이끈 플랫폼 경쟁력 인정 광고·구독 기반 수익모델 앞세워 코스닥 IPO 도전 29일까지 기관 수요예측…내달 12일 증시 입성

2026-07-28     한경석 기자
딜리셔스

[녹색경제신문 = 한경석 기자] 동대문 패션 B2B(기업간거래) 플랫폼 '신상마켓' 운영사 딜리셔스가 코스닥 상장에 나선다. 네이버와 한국산업은행, 주요 벤처캐피털(VC)은 딜리셔스가 국내 최대 패션 B2B 플랫폼으로서 동대문 패션 시장의 디지털 전환을 주도하며 독점적인 시장 지배력과 성장 잠재력을 갖춘 점을 높게 평가해 투자한 것으로 파악됐다.

28일 녹색경제신문 취재에 따르면 딜리셔스는 IT 대기업 네이버를 비롯해 한국산업은행, 스톤브릿지벤처스, DSC인베스트먼트, 스마일게이트 등 주요 투자기관으로부터 투자를 유치한 가운데 그 배경엔 회사가 보유한 독점력 있는 플랫폼이 큰 역할을 한 것으로 풀이된다.

회사의 플랫폼 신상마켓은 동대문 패션 산업의 디지털 전환 과정에서 사실상 핵심 플랫폼으로 자리 잡은 상태다.

박종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도 최근 보고서를 통해 딜리셔스의 가장 큰 경쟁력으로 동대문 패션 생태계에서 구축한 플랫폼 경쟁력을 꼽았다. 딜리셔스는 약 8000개 도매사업자와 20만명 이상의 소매사업자를 연결하는 국내 최대 규모의 패션 B2B 네트워크를 구축했다. 거래가 플랫폼 안에서 이뤄질수록 상품과 거래 데이터가 축적되고, 이는 다시 신규 이용자 유입으로 이어지는 네트워크 효과를 형성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를 기반으로 지난 4년간(2022~2025) 매출은 연평균 23.7% 증가세를 보였고 지난해 영업이익 16억원을 내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회사 측은 네이버의 전략적 투자 배경에 대해 "네이버는 스마트스토어를 중심으로 국내 최대 커머스 플랫폼을 운영하며 전국 온·오프라인 패션 소매사업자를 고객으로 확보하고 있다"며 "이들 판매자 상당수가 이미 신상마켓을 이용하고 있었고 신상마켓이 국내에서 가장 많은 도매사업자와 상품 정보를 보유하고 있다는 점에서 사업적 시너지 창출 가능성을 높게 평가해 투자가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딜리셔스에는 ▲네이버 140만6100주(6.43%) ▲KT-DSC창조경제 청년창업 투자조합 120만주(5.49%) ▲한국산업은행 93만4500주(4.28%) 등을 비롯해 다수의 VC 자금이 투입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산업은행의 투자 역시 동대문 패션 산업의 디지털 전환과 소상공인 생태계 효율화라는 정책적 목적과 맞닿아 있다. 회사는 "산업은행은 신상마켓이 가진 산업적 가치와 시장 성장성, 플랫폼 확장 가능성을 고려해 투자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VC들이 잇따라 투자한 배경에 대해서도 "연간 거래 규모가 10조원에 달하는 패션 B2B 시장에서 신상마켓이 디지털 전환을 주도하는 독점적 플랫폼으로 자리 잡았다는 점과 시장 지배력을 바탕으로 한 수익 성장 가능성, 향후 시장 확장성을 높게 평가받았다"고 설명했다.

딜리셔스는 단순 거래 중개를 넘어 광고와 구독 중심의 플랫폼 기업으로 사업 구조를 전환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 홀세일 마케팅 플랫폼이 전체 매출의 72.4%를 차지했고, 도매업체 대상 광고 서비스 '신상애드'와 구독형 서비스 '신상멤버십'이 안정적인 반복 매출을 창출하고 있다. 

유진투자증권은 "이러한 사업 구조가 거래액 증가와 함께 영업 레버리지를 확대하는 기반이 될 것"으로 평가했다. 고정비 부담이 줄면서 수익성이 개선되는 구조인 셈이다. 회사는 앞으로 광고 상품 고도화와 멤버십 확대, 글로벌 시장 진출,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기반 서비스 확대 등을 통해 성장세를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실적으로도 입증하고 있다. 딜리셔스는 지난해 흑자 전환에 성공했으며, 유진투자증권은 올해 영업이익이 90억원, 2027년에는 128억원까지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플랫폼 이용자 증가에 따른 영업 레버리지 효과가 본격화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시장에서는 이번 IPO가 국내 B2B 플랫폼 기업의 기업가치를 다시 평가받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회사는 공모를 통해 확보한 자금을 서비스 고도화와 해외 사업 확대에 투입할 계획이다. 공모자금 약 107억원 중 물류 자동화 설비투자(20억원), 광고선전비·현지 파트너십(44억원), 이커머스 SaaS 솔루션 사업자 인수 대금(43억원) 등으로 사용할 예정이다. 

딜리셔스의 공모 희망가는 5000~7000원이다. 올해 추정 실적에 연 할인율 20%를 적용한 뒤 국내외 비교기업인 미트박스글로벌, 카페24, Etsy, Global-e Online의 평균 주가수익비율(PER) 23.9배를 적용해 산출한 주당 평가가액 9100원을 기준으로 23.2~45.1% 할인해 공모가를 산정했다.

공모 후 총 발행주식 수는 2185만6960주이며, 이 가운데 유통 가능 물량은 807만1582주다. 대표 주관사는 한국투자증권이며 공모 규모는 110억~154억원, 예상 시가총액은 1093억~1530억원이다. 기관투자가 대상 수요예측은 29일까지 진행되며, 내달 3~4일 일반청약을 거쳐 내달 12일 코스닥 시장에 상장할 예정이다.

박종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상장 후 보호 예수 물량은 약 1379만주(63.7%), 상장 후 유통가능 물량은 전체 주식수의 807만주(36.9%)로 공모가 상단 기준 유통가능 금액은 약 565억원으로 부담스럽지 않은 수준"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