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사 로봇 피벗] 에스비비테크, 대기업향 감속기 PO 쇄도···내년 흑자 전환 기대감
대기업 액추에이터 양산 확대에 감속기 주문 증가…올해 매출 50억원 목표 반도체 사업도 AS위주로 매출 확대 예상…고정비로 흑자전환은 내년 예상
[녹색경제신문 = 김지윤 기자] 에스비비테크의 로봇 감속기 사업 매출이 올해 큰 폭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국내 주요 대기업들이 휴머노이드 로봇용 액추에이터 양산에 본격적으로 뛰어들면서 유성감속기와 하모닉감속기 주문이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기존 주력 사업인 반도체 공정용 베어링과 웨이퍼 이송 로봇 부품도 국내외 반도체 생산시설 가동 확대에 일정 부분 수혜를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27일 로봇 업계에 따르면 국내 휴머노이드용 액추에이터 산업이 올해를 기점으로 본격적인 양산 단계에 진입하면서 에스비비테크의 로봇 감속기 사업도 성장세를 나타내고 있다. 자동차·가전 대기업까지 로봇 관절 부품을 새로운 사업 영역으로 확장하는 과정에서, 감속기 기술력을 가진 기업이 대기업 핵심 밸류체인으로 떠오르고 있다는 후문이다.
액추에이터는 크게 모터와 감속기, 제어기로 구성된다. 이 가운데 감속기는 모터의 회전을 적정 속도와 토크로 변환하면서도 정밀한 위치 제어를 구현해야 해 기술적 진입장벽이 높은 부품으로 꼽힌다.
현대모비스, LG전자, HL만도 등 액추에이터 사업에 진출한 대기업들은 대부분 모터 기술을 기반으로 삼고 있다. 하지만 휴머노이드용 소형·정밀 감속기 기술까지 내재화하지는 못해 외부에서 감속기를 조달하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감속기 분야에 전문성을 보유한 에스비비테크가 액추에이터 사업에서 대기업 공급망으로 편입되고 있다.
에스비비테크는 초박형 정밀 베어링 가공 기술을 기반으로 2013년 하모닉감속기 국산화에 성공했다. 현재 하모닉감속기뿐 아니라 유성감속기와 구동모듈까지 제품군을 확대하고 있다. 최근에는 휴머노이드 관절에 적용되는 소형 유성감속기를 중심으로 고객사 대응을 늘리고 있다.
실제 에스비비테크는 지난 5월 국내 로봇 제조사와 12억원 규모의 휴머노이드용 정밀 감속기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계약 기간은 2028년 4월까지로, 계약금액은 지난해 연간 매출의 16.7%에 해당한다.
에스비비테크 관계자는 “지난해 로봇 감속기 매출은 약 14억5000만원이었는데 올해는 약 50억원까지 확대될 것으로 전망한다”며 “국내에서 액추에이터 생산에 나선 주요 대기업을 대상으로 감속기를 납품하고 있으며, 현장에서 산업이 빠르게 커지는 것을 체감한다”고 말했다.
올해 목표로 제시한 감속기 매출 50억원은 지난해 회사 전체 매출 72억원의 약 70%에 해당하는 규모다. 계획대로 매출이 발생할 경우 기존 반도체 베어링 중심이었던 에스비비테크의 사업 구조가 로봇 감속기와 구동모듈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될 것으로 전망된다.
반도체 공정 증가로 AS 수요 증가 예상···내년 흑자 전환
기존 캐시카우인 반도체 사업에서도 매출 확대가 예상된다. 에스비비테크는 진공·고온 환경에서 작동하는 반도체 장비용 초박형 베어링과 로보베어링, 웨이퍼 이송 로봇에 들어가는 WRIST 어셈블리 등을 생산한다. 관련 로봇의 수리와 부품 교체 등 사후관리 사업도 영위하고 있다.
반도체 공정용 베어링은 장비가 가동되는 과정에서 마모가 발생하기 때문에 일정 주기마다 교체가 필요하다. 국내 반도체 팹의 가동률이 높아지면 신규 장비용 제품뿐 아니라 기존 장비의 유지·보수와 부품 교체 수요도 함께 늘어나는 구조다.
에스비비테크의 베어링 매출은 지난해 반도체 업황 회복과 대만 고객사 수출 확대에 힘입어 전년 대비 약 56% 증가했다. 특히 지난해에는 대만 파운드리 고객사에 기존 8인치 제품에 이어 12인치 웨이퍼용 베어링 공급을 시작하며 제품 포트폴리오를 확대했다.
다만 일본 장비업체들이 글로벌 반도체 이송장비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만큼, 단기간에 매출이 급격히 확대되기는 어렵다는 분석도 나온다.
에스비비테크 관계자는 "당분간은 기존 고객사의 팹 가동률 상승에 따른 베어링 교체와 수리·AS 수요가 실적 개선을 뒷받침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외형 성장에도 올해는 당장 흑자전환을 달성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에스비비테크는 지난해 매출 71억9900만원과 영업손실 약 69억원, 당기순손실 약 94억5000만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대비 31.7% 증가했지만 액추에이터와 유성감속기 사업 확대를 위한 설비 투자, 생산·연구개발 인력 확충, 감가상각비 등이 수익성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지난해 연구개발비는 약 27억5000만원으로 연간 매출의 38.2%를 차지했다. 신규 공장과 양산 인력에 투입되는 비용까지 고려하면 감속기 매출이 늘더라도 고정비를 흡수해 영업이익을 내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평가다.
에스비비테크 관계자는 “올해는 감속기와 액추에이터 사업의 매출을 확대하고 양산 기반을 안정화하는 단계”라며 “내년 흑자전환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