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판' 벌린 뉴로메카, 유증 축소에도 '800억 신공장' 베팅 강행
자금 갭 정책자금·금융권 대출로 충당…재무건전성 리스크 투자 축소 땐 기업 전략 흔들…2028년 2분기 준공 고수
[녹색경제신문 = 김지윤 기자] 뉴로메카가 유상증자 조달 자금이 당초 계획보다 크게 줄었지만, 800억원 규모의 포항 신공장 투자를 예정대로 추진한다. 공장 규모를 축소할 경우 로봇 양산 원가와 휴머노이드 사업 전략이 함께 흔들릴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부족한 자금은 정책자금과 금융기관 차입 등을 통해 마련할 계획이어서 향후 재무 부담과 추가 자금조달 성사 여부가 변수로 떠올랐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뉴로메카는 경북 포항시 영일만3 일반산업단지에 총 800억원을 투입해 로봇 생산 신공장을 구축할 계획이다. 대지면적은 약 2만5820㎡, 건축면적은 약 9400㎡ 규모로, 2026년 3분기 착공해 2028년 2분기 준공하는 일정이다.
현재 뉴로메카는 포항시에 협동로봇과 산업용로봇 생산에 특화된 1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뉴로메카는 신공장 증축을 통해 현재 1~2000대 수준이던 연간 생산능력을 1만대 이상의 규모로 확대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신공장 투자비는 건축공사 420억원, 생산설비 220억원, 전력·공조 등 구축물 110억원, 설계·감리·인허가 등 기타 비용 50억원으로 구성된다. 생산설비에는 협동로봇과 휴머노이드 조립라인, 액추에이터 가공·조립설비, 물류자동화 시스템, 품질검사 장비 등이 포함된다.
문제는 잇딴 주가 하락에 따라 유상증자 발행가액이 당초 예상한 3만8350원에서 2만4450원으로 하락하며 하락으로 실제 조달 가능한 시설자금이 약 481억원으로 줄었다는 점이다. 필요 자금보다 약 319억원이 부족하다.
뉴로메카는 사업 범위와 집행 우선순위를 조정해 비용을 통제하고, 지방투자촉진보조금 등 정책자금을 검토한 뒤 부족분은 금융기관 시설자금 대출로 충당한다는 방침이다.
회사가 차입 부담을 감수하면서까지 800억원 규모를 유지하려는 배경에는 로봇 산업이 급속도로 성장하면서 업계가 규모의 경제를 통한 경쟁 구도로 접어들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로봇 업계 한 관계자는 "지금 로봇의 수요가 폭발하고 있는데, 국내 기업들은 코스닥 상장사 위주의 중소·중견 기업 중심이다 보니 대규모 물량을 안정적으로 생산할 수 있는 업체가 많지 않다"며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투자하지 않으면 로보틱스도 결국 생산능력이 검증된 대기업 위주로 흘러갈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휴머노이드 사업도 투자 규모를 유지해야 하는 이유로 꼽힌다. 뉴로메카는 신공장에 휴머노이드 ‘에이르’와 ‘나미2’ 생산을 위한 자동화 조립라인과 물류·검사 설비를 구축할 계획이다. 여기에 로봇 파운드리 사업과 액추에이터, 감속기 등 로봇 핵심 부품 사업까지 확장하면서 종합 로봇 하드웨어 기업으로 도약한다는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
이미 진행된 설계와 인허가 절차도 공장 규모를 쉽게 변경하기 어려운 요인이다. 뉴로메카는 2023년 포스코A&C와 건축설계 용역 계약을 체결하고 높은 층고와 하중, 공조·전력 사양 등을 반영한 특수 공장 설계를 진행했다. 현시점에서 건물 규모나 설비 사양을 대폭 변경하면 설계 변경 비용이 발생하고 착공 및 준공 일정도 지연될 수 있다.
결과적으로 뉴로메카는 투자 축소에 따른 원가경쟁력 약화와 휴머노이드 양산 지연 위험이 이자비용 증가보다 더 크다고 판단한 셈이다.
다만 뉴로메카는 자체 보유자금을 시설투자 부족분에 투입할 경우 영업활동에 부담이 될 수 있다며 단기 지급 여력이 제한적이라는 점을 투자설명서에 명시했다. 부족한 319억원을 차입으로 조달하면 부채비율 상승과 이자비용 증가도 불가피하다.
지난해 말 기준 뉴로메카의 총 차입 규모는 700억원대로, 이번 유상증자 조달 금액 중 100억원을 상환에 투입한다고 밝혔다. 해당 금액은 유상증자 규모가 축소된 이후에도 1순위로 유지됐다.
따라서 향후 시장의 관심은 신공장 건설 여부보다 추가 자금을 어떤 조건으로 확보하느냐에 집중되고 있다. 정책자금과 보조금 확보가 지연되거나 금융권 차입 조건이 악화될 경우 생산설비 반입이 집중되는 내년 하반기부터 투자 일정에 차질이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800억원 규모의 생산체제를 완성해 규모의 경제를 확보할 수 있을지, 이를 위해 늘어난 재무 부담을 향후 매출과 수익성으로 감당할 수 있을지가 뉴로메카의 중장기 기업가치를 가를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자금 조달 방안 및 재무 건전성 관리에 대해 뉴로메카 측에 문의하고자 했으나 연락이 닿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