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뱅크, 역대 최대 실적에 영업익 10% 성과급 제시… "은행권 평균 웃도는 수준"

노조 31일 파업 예고에도 회사 "복지·자사주 포함 시 낮은 안 아니다" 6% 후반대 임금 인상, 금융권 사용자 제시안의 두 배 넘어

2026-07-24     박금재 기자
[사진=카카오뱅크]

[녹색경제신문 = 박금재 기자] 카카오뱅크가 역대 최대 분기 실적을 낸 가운데, 영업이익의 10% 수준을 성과급으로 지급하고 연봉을 6% 후반대로 인상하는 안을 노조에 제시했다. 이는 올해 금융권 산별교섭에서 사용자 측이 제시한 2%대 인상률의 두 배를 웃도는 수준으로, 업계에서는 은행권 기준으로 낮은 처우로 보기 어렵다는 평가가 나온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뱅크 노사는 지난 20일 경기지방노동위원회 조정회의에서 임금 교섭 관련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경기지노위는 노사 간 입장 차가 커 조정을 이어가기 어렵다고 판단해 조정 중지 결정을 내렸고, 노조는 이를 근거로 쟁의행위 찬반투표(95% 찬성) 등 절차를 거쳐 오는 31일 하루 전면 파업을 진행하기로 했다.

서승욱 민주노총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카카오지회장은 지난 21일 경기 성남시 판교 카카오 아지트에서 열린 피켓 시위에서 "카카오뱅크에 한해 오는 31일 전면 파업을 진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는 "회사가 교섭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았고 노사 간 이견도 좁혀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당시 피켓 시위에는 카카오뱅크 노조원을 포함해 300여명이 참석한 것으로 노조는 추산했다.

이번 교섭의 핵심 쟁점은 성과급과 연봉 인상률이다. 노조는 기존 500만원 상당의 양도제한조건부주식(RSU)과 별개로 1000만원의 성과급을 요구하고 있으며, 이는 영업이익의 13~14% 수준으로 알려졌다. 노조는 카카오뱅크가 올해 1분기 1873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하며 분기 최대 실적을 낸 만큼 성과 배분도 확대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회사가 제시한 안 역시 현금과 자사주를 합쳐 상당한 재원 규모라는 게 보상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지난해 카카오뱅크 영업이익이 6000억원대였던 점을 감안하면, 영업이익 10%만 해도 수백억원대 재원이다. 한 보상 컨설턴트는 "성과급을 영업이익의 일정 비율로 연동하는 방식은 회사 실적과 직원 보상을 연결하는 구조"라며 "영업이익의 10% 수준을 성과급 재원으로 제시했다면, 통상적인 금융권 보상 관행에서 낮은 안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연봉 인상률 측면에서도 카카오뱅크의 제시안은 업계 평균을 크게 웃돈다. 올해 금융권 산별교섭에서 사용자 측이 2%대 인상률을 제시했고, 지난해 주요 시중은행 임단협 타결률도 3%대 초반에 그쳤다. 이를 기준으로 보면 카카오뱅크의 6% 후반대 인상률은 은행권 사용자 측 제시안의 두 배를 웃도는 수준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카카오뱅크가 인터넷전문은행이라는 특수성이 있지만, 은행업 인가를 받은 금융회사라는 점은 분명하다"며 "금융권 사용자 측이 올해 2%대 인상률을 제시한 상황에서 6% 후반대 인상률이 논의됐다면 낮은 안이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성과급과 자사주 보상까지 포함하면 직원 보상을 과도하게 억제했다고 말하기는 쉽지 않다"며 "결국 노조가 보는 기준과 회사가 보는 기준이 다르기 때문에 갈등이 커진 것"이라고 했다.

복지 수준도 처우 평가에서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카카오뱅크는 유연근무제를 운영하고 있으며, 휴가를 2시간 단위로 사용할 수 있는 제도를 두고 있다. 부모와 배우자 부모까지 포함한 의료 실비보험 지원, 본인 외 1인 건강검진 지원 등 가족 단위 복지도 제공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내에는 카페와 매점이 운영되고, 야근 시 식대와 교통비도 지원된다. 3년 근무 시 1개월 안식휴가를 사용할 수 있는 제도도 있다. 한 노무법인 대표 노무사는 "임단협에서는 임금 인상률 숫자가 가장 먼저 부각되지만, 실제 보상 수준은 기본급, 성과급, 주식 보상, 복지비, 휴가제도를 모두 합친 총보상 기준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유연근무, 시간 단위 휴가, 가족 의료비 지원, 장기근속 안식휴가가 제공된다면 회사 입장에서는 상당한 총인건비 부담을 이미 지고 있는 것"이라며 "6% 후반대 인상률과 영업이익 10% 성과급, 자사주 보상까지 함께 제시됐다면 낮은 처우라고만 평가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노조와 일부 직원들은 카카오뱅크 인력 다수가 ICT업계 출신인 만큼 시중은행 임금 인상률과 단순 비교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한다. 개발·데이터·보안·기획 인력이 중심인 조직이라는 점에서 ICT업계 보상 수준과 비교해야 한다는 논리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카카오뱅크가 플랫폼 기업처럼 일하는 조직이라는 점과 별개로, 은행업 규제를 받는 금융회사라는 사실도 함께 봐야 한다고 지적한다. 예금과 대출을 취급하는 은행은 자본적정성, 건전성, 소비자보호, 내부통제, 전자금융 보안 투자 부담을 동시에 안고 있다. 한 금융정책 전문가는 "카카오뱅크는 ICT 기반 은행이지만, 손익 구조와 규제 환경은 은행업에 묶여 있다"며 "IT기업식 임금 인상률만 기준으로 삼으면 자본관리와 주주환원, 대손충당금 부담을 함께 관리해야 하는 금융회사의 특성을 놓치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실적이 좋다고 해서 영업이익을 곧바로 임직원 보상으로 크게 배분하기는 어렵다"며 "은행업은 경기 변동과 건전성 관리 비용이 뒤따르기 때문에 고정급 확대에는 신중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주가 부진도 회사가 신중한 태도를 취할 수밖에 없는 배경으로 꼽힌다. 카카오뱅크는 올해 1분기 분기 최대 순이익을 냈지만, 주가는 상장 초기 기대에 크게 못 미치고 있다. 상장 직후 플랫폼 금융주로 평가받던 카카오뱅크는 한때 장중 9만원대를 기록했으나, 최근에는 2만원대 초반에서 움직이고 있다. 시장에서는 카카오뱅크를 성장주보다 은행주에 가깝게 평가하는 분위기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카카오뱅크는 주가가 장기간 부진한 만큼 비용 통제와 주주환원에 대한 시장의 눈높이도 함께 관리해야 한다"며 "임직원 보상을 확대하더라도 고정급보다는 성과급이나 주식 보상처럼 회사 성과와 연동되는 방식이 주주 설득에는 더 유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갈등은 결국 카카오뱅크를 어떤 기준으로 볼 것인지의 문제로 모인다. 노조는 ICT 인력 중심 조직과 역대 최대 실적을 근거로 더 높은 보상을 요구하고 있다. 반면 금융권과 보상 전문가들은 은행권 임금협상 흐름, 자본관리, 주주환원, 복지제도를 모두 고려하면 회사가 제시한 안이 낮다고만 보기는 어렵다고 본다. 한 노사관계 전문가는 "카카오뱅크 임단협은 단순히 6%냐, 10%냐의 문제가 아니라 은행과 플랫폼 기업 사이에서 어떤 보상 기준을 적용할 것인지의 문제"라며 "다만 현재 논의된 인상률과 성과급, 복지 수준을 종합하면 회사가 최소한의 안만 제시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노조가 파업을 예고한 만큼 회사도 보상안의 총액과 산정 방식을 더 구체적으로 설명할 필요가 있다"며 "직원 설득은 과제지만, 외부 기준으로 볼 때 제시안 자체가 과도하게 낮다는 주장에는 논쟁의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카카오뱅크 노조의 31일 전면 파업 예고로 인터넷전문은행의 보상 기준 논란은 더 커질 전망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임금 인상률만이 아니라 성과급, 자사주, 복지, 자본관리, 주주환원까지 함께 보는 총보상 관점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상황을 면밀히 살펴보고 있으며, 회사는 대화를 통해 원만한 해결방안을 찾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면서, "고객 불편이 발생하지 않도록 서비스 안정과 업무 연속성 확보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