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씨티은행, 가계여신 줄었지만 부실은 확대...'소매금융 철수' 막바지 시험대

1분기 말 가계여신 전년 동기比 20.3%↓...가계 NPL은 8%↓ 그러나 전분기 대비로는 가계 NPL 4.4%↑...가계 NPL 비율·연체율도 상승 여신 감소 영향으로 건전성 지표 악화?..."'분모효과'만으로는 설명 어려워" 종전 심사 기준 만기연장 올해 말 종료...내년부터 상환·대환 어려운 고객 분할상환 업계 "잔존 여신의 연체 전이·추가 부실 억제가 소매금융 철수 성과 좌우"

2026-07-24     이준성 기자
[사진=한국씨티은행]

[녹색경제신문 = 이준성 기자] 한국씨티은행이 소매금융(리테일) 신규 취급 중단 이후 가계여신을 빠르게 줄였지만 부실여신 감소 속도는 이를 따라가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1년간 가계여신이 20% 넘게 감소한 반면 고정이하여신(NPL·부실채권)은 8% 줄어드는 데 그쳤고, 올 1분기에는 잔액이 전분기보다 오히려 4.5%가량 증가했다. 종전 심사 기준에 따른 기존 대출 만기연장 조치가 올해 말 끝나는 만큼, 내년부터는 잔존 차주의 연체·부실을 얼마나 억제하느냐가 소매금융 철수의 성패를 가를 핵심 과제로 떠오를 전망이다.

24일 <녹색경제신문>이 한국씨티은행의 경영공시를 분석한 결과 한국씨티은행의 올해 1분기 말 가계여신은 2조7085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3조3987억원) 대비 20.3%(6902억원) 줄어든 수치다.

앞서 씨티그룹은 2021년 4월 한국을 포함한 13개 시장에서 소매금융 출구전략을 추진한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한국씨티은행(이하 씨티은행)은 같은 해 10월 이사회에서 소매금융 사업부문의 단계적 폐지를 결정하고 이듬해 2월부터 소매금융 관련 상품·서비스의 신규 계약 체결을 중단했다. 씨티은행의 가계여신 감소는 신규 취급 중단에 따른 예정된 결과인 셈이다. 

문제는 남은 부실여신이 가계여신보다 더디게 줄고 있다는 점이다. 소매금융 철수 과정의 실질적인 관리 성과를 평가하려면 가계여신뿐 아니라 부실여신도 이에 상응하는 속도로 감소했는지를 함께 살펴봐야 하는데 씨티은행은 이 지점에서 일정 부분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는 얘기다. 

구체적으로 보면 씨티은행의 가계 NPL은 올해 1분기 말 689억원으로 전년 동기(749억원)보다 8%(60억원) 줄어드는 데 그쳤다. 가계여신과 가계 NPL의 감소율 격차는 12.3%포인트(p)에 달했다.

여기에 최근에는 부실여신 감소세가 멈추고 잔액이 되레 반등하기도 했다. 전분기 말과 비교하면 씨티은행의 가계여신은 5.2%(1481억원) 감소했지만 가계 NPL은 4.4%(29억원) 증가했다. 이에 따라 이 기간 가계 NPL 비율은 2.31%에서 2.54%로 0.23%p, 연체율은 3.40%에서 3.55%로 0.15%p 각각 상승했다. NPL 비율과 연체율은 은행의 자산건전성을 나타내는 핵심 지표로, 수치 상승은 통상 부실 위험이 커졌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일각에서는 씨티은행의 가계 부실비율 상승에 여신 잔액 감소에 따른 '분모효과'도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NPL 비율은 부실여신을 전체 여신으로 나눠 산출하기 때문에 여신이 줄면 상승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올해 1분기에는 가계 NPL 잔액 자체가 전분기보다 늘어난 만큼 이를 분모효과만으로 설명하기는 어렵다는 반론도 뒤따른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신규 취급이 중단된 포트폴리오에서는 정상여신이 빠르게 줄어 NPL 비율 등이 오를 수 있지만 NPL 자체가 늘었다면 건전성 지표 변화를 단순한 분모효과로만 볼 수 없다"라며 "정확한 원인을 판단하려면 새로 NPL로 분류된 여신과 회수·상각·매각 규모를 함께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관건은 내년이다. 씨티은행은 소매금융 철수 전에 취급한 기존 신용·담보대출에 대해 올해 말까지 신용도와 채무상환능력 등을 재평가하는 종전 심사 기준에 따라 만기를 연장하고, 이후에는 기존 대출을 전액 상환하기 어렵거나 타 금융기관을 통한 대환이 힘든 고객에게 분할상환을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만기관리 방식의 변화가 곧 부실 확대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지원 대상이 상환이나 대환에 어려움을 겪는 차주인 만큼 부담을 조정하면서 연체와 추가 부실을 막는 관리 역량이 한층 중요해질 것으로 보인다.

또 다른 은행권 관계자는 "분할상환 지원은 고객의 일시상환 부담을 낮추는 대신 은행에는 지속적인 사후관리 부담을 남긴다"며 "내년부터는 지원 차주의 연체 전이를 얼마나 억제하느냐가 씨티은행의 소매금융 철수 관리 성과를 좌우할 수 있다"고 전했다.

한편, 씨티은행 관계자는 "가계 NPL 잔액은 지난해 말까지 감소했지만 지난해 4분기에 대손상각을 평소보다 앞당겨 실시한 영향으로 올 1분기 상각 규모가 상대적으로 줄면서 일시적으로 소폭 증가했다"며 "NPL 비율과 연체율 상승은 소매금융의 단계적 폐지로 자산 규모가 문제여신보다 빠르게 감소한 데 따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종전 심사 기준에 따른 기존 대출 만기연장이 올해 말 종료되는 것이 맞다"며 "타 금융기관과의 제휴 프로그램 외에도 내년 만기 도래분부터 개인신용대출 기준 최대 7년의 분할상환 프로그램 등 은행이용자보호계획에 따른 다양한 지원 방안을 준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