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는 위고비” 믿었다간 낭패…SNS 다이어트 광고의 함정, 115억원 시장 적발

식약처, 부당광고 업체 26곳 적발…‘올레샷’·‘GLP-1’ 내세워 소비자 현혹 AI·숏폼 활용한 신종 광고 수법 확산…원가 2000원 제품 6만원에 판매 위고비 열풍 악용한 ‘유사 의약품 마케팅’…SNS 플랫폼 관리도 도마 위

2026-07-23     서영광 기자

[녹색경제신문 = 서영광 기자] 여름철 다이어트 수요가 늘어나는 가운데 ‘먹는 위고비’, ‘지방배출제’, ‘올레샷’ 등을 내세워 일반 식품을 비만치료제처럼 광고한 업체들이 무더기로 적발됐다. 단순 허위·과장 광고를 넘어 인공지능(AI)으로 제작한 추천 영상과 숏폼 콘텐츠를 활용한 신종 마케팅이 확산되면서 소비자 피해 우려도 커지고 있다.

최근

23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온라인에서 다이어트 효과를 표방한 식품 광고를 집중 점검한 결과 ‘식품 등의 표시·광고에 관한 법률’을 위반한 업체 26곳을 적발해 행정처분과 고발 조치를 요청했다.

이번 점검은 최근 SNS에서 빠르게 확산된 ’올레샷(OleShot)’과 ‘천연 위고비·마운자로 레시피’, ‘먹는 위고비’ 등 비만치료제를 연상시키는 표현을 사용한 광고를 중심으로 진행됐다.

올레샷은 올리브유와 레몬즙을 함께 섭취하는 방식으로 해외 SNS를 중심으로 유행한 다이어트 콘텐츠다. 일부에서는 올리브유와 삶은 달걀 등을 함께 먹는 식단을 ‘천연 위고비’라고 소개하기도 하지만, 의학적으로 체중 감량 효과가 입증된 치료법은 아니다.

그러나 적발된 업체들은 일반 식품인 올리브유나 혼합 제품을 판매하면서 체중 감량은 물론 ‘디톡스’, ‘저속노화’, ‘항산화’, ‘항염’ 효과까지 있는 것처럼 홍보했다. ‘위O비’, ‘마운OO’, ‘GLP-1’ 등의 표현을 사용해 일반 식품을 의약품과 혼동하도록 유도한 사례도 다수 확인됐다. GLP-1은 위고비와 마운자로 등 비만치료제가 작용하는 호르몬 기전을 의미하지만, 일반 식품이 동일한 효과를 낸다고 볼 근거는 없다.

이번 점검에서 가장 눈에 띄는 점은 광고 방식의 변화다. 업체들은 유명 연예인이나 약사가 제품을 추천하는 것처럼 연출하거나 AI로 생성한 가상 인물을 등장시켜 신뢰도를 높였다. 지방 조직이나 혈관 이미지를 함께 보여주며 “식욕 억제”, “지방 흡수 차단”, “체지방 배출” 등의 문구를 반복 노출해 소비자가 실제 의약품 수준의 효과를 기대하도록 만들었다.

광고는 대부분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유튜브 등 SNS 숏폼 형태로 반복 노출됐다. 소비자가 영상을 클릭하면 자사 쇼핑몰로 연결되는 구조다. 더욱 교묘한 점은 숏폼 광고에서는 “단기간 급속 감량”, “먹어도 살찌지 않는 체질” 같은 자극적인 표현을 사용하면서도 실제 판매 페이지에서는 해당 문구를 삭제하거나 수위를 낮춰 단속을 피하려 했다는 점이다. 식약처는 이러한 방식이 기존 온라인몰 중심의 모니터링을 우회하는 새로운 광고 수법이라고 보고 감시를 강화할 방침이다.

적발된 업체들이 판매한 제품은 약 60만 개, 판매금액은 약 115억원에 달했다. 제품 판매가는 매입 원가 대비 최소 1.8배에서 최대 27.5배까지 높게 책정됐다. 실제 매입 단가가 약 2000원인 제품을 6만원에 판매한 사례도 확인됐다. 단순히 가격을 높게 받은 것이 문제가 아니라 소비자가 의약품 수준의 효능을 기대하고 비용을 지불하도록 유도했다는 점에서 기만성이 크다는 평가다.

업계에서는 이번 적발 사례가 위고비 열풍 이후 급성장한 ‘유사 다이어트 시장’의 단면을 보여준다는 분석이 나온다. 위고비와 마운자로 등 GLP-1 계열 비만치료제가 세계적으로 주목받으면서 이를 대체하거나 비슷한 효과를 낸다고 주장하는 일반 식품이 빠르게 늘고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일반 식품은 의약품처럼 임상시험을 통해 체중 감량 효과를 입증할 의무가 없다는 점이다. 그럼에도 SNS에서는 짧은 영상과 알고리즘을 활용해 과학적으로 검증되지 않은 정보를 반복적으로 노출하면서 소비자의 구매를 유도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녹색경제신문>에 “과거에는 건강기능식품이 허위·과장 광고의 중심이었다면 최근에는 일반 식품까지 의약품 이미지를 차용하는 사례가 확산되고 있다”며 “AI 콘텐츠와 숏폼 플랫폼이 결합하면서 광고와 정보의 경계가 더욱 모호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식약처는 소비자들에게 “먹는 위고비”, “식욕억제제”, “지방배출제”, “단기간 체중감량” 등 의약품 수준의 효능을 내세우는 광고에 현혹되지 말 것을 당부했다. 앞으로도 SNS 숏폼과 AI 생성 콘텐츠를 활용한 광고에 대한 모니터링을 확대하고, 위반 행위에 대해서는 엄정하게 대응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