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증권 퇴직연금 10조 돌파, 신한투자증권 9조 눈앞…퇴직연금 중위권 경쟁 ‘초접전'

2026-07-23     나희재 기자

[녹색경제신문 = 나희재 기자] KB증권의 퇴직연금 적립금이 10조원을 넘어선 가운데 신한투자증권도 9조원 진입을 눈앞에 두면서 증권업계 퇴직연금 중위권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올해 2분기 두 회사가 늘린 적립금 규모는 불과 5억원 차이에 그쳤다. 외형에서는 KB증권이 앞섰지만 성장 속도에서는 사실상 우열을 가리기 어려운 모습이다.

23일 녹색경제신문 취재에 따르면, 올해 2분기 말 KB증권의 퇴직연금 적립금은 10조1005억원으로 집계됐다. 1분기 말 8조8981억원보다 1조2024억원 증가하며 처음으로 10조원대에 올라섰다.

신한투자증권의 적립금은 같은 기간 7조4812억원에서 8조6831억원으로 1조2019억원 늘었다. 2분기 말 양사의 적립금 격차는 1조4174억원으로 1분기 말 격차인 1조4169억원보다 5억원 확대되는 데 그쳤다. 두 회사가 한 분기 동안 사실상 같은 규모의 퇴직연금 자산을 늘린 셈이다.

성장은 확정기여형(DC)과 개인형퇴직연금(IRP)이 이끌었다. KB증권의 확정급여형(DB) 적립금은 1분기 3조3716억원에서 2분기 3조1063억원으로 2653억원 줄었다. 반면 DC는 2조340억원에서 2조7144억원으로 6804억원, IRP는 3조4925억원에서 4조2798억원으로 7873억원 증가했다.

신한투자증권 역시 DB가 2조2645억원에서 2조1787억원으로 858억원 감소했다. DC는 2조1850억원에서 2조7550억원으로 5700억원 늘었고, IRP는 3조317억원에서 3조7494억원으로 7177억원 증가했다.

이에 따라 전체 적립금에서 DC와 IRP가 차지하는 비중은 KB증권이 1분기 62.1%에서 2분기 69.2%로 상승했다. 신한투자증권도 같은 기간 69.7%에서 74.9%로 높아졌다. 법인이 운용 책임을 지는 DB보다 가입자가 상품을 직접 선택하는 DC·IRP를 중심으로 양사의 자산 구조가 빠르게 재편된 것이다.

원리금비보장형 상품 수익률에서는 운용 기간에 따라 양사의 우위가 엇갈렸다. DC의 최근 1년 수익률은 KB증권이 60.13%로 신한투자증권의 55.99%를 4.14%포인트 앞섰다. 5년 연환산 수익률도 KB증권이 12.18%로 신한투자증권의 11.49%보다 높았다.

IRP에서도 최근 1년과 3년 수익률은 KB증권이 각각 52.98%, 23.33%로 신한투자증권의 50.95%, 23.03%를 웃돌았다. 다만 장기 구간에서는 신한투자증권이 앞섰다. IRP 5년 수익률은 신한투자증권이 11.66%로 KB증권의 11.48%보다 높았고, 7년과 10년 수익률도 신한투자증권이 각각 11.87%, 8.45%로 KB증권의 11.57%, 8.30%를 상회했다.

양사는 퇴직연금 시장 공략을 위해 조직과 상담 역량도 강화하고 있다. KB증권은 올해 기존 연금본부를 연금그룹으로 확대하고 개인과 법인 고객을 담당하는 전문 조직을 구분했다. 전국 영업점에는 연금마스터 프라이빗뱅커(PB)를 배치했으며 세무사·노무사·계리사와 연금자산관리센터,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KB 마블’을 연계한 상담 체계를 운영하고 있다.

KB증권의 디지털 개인연금 자산은 올해 1월 3조원을 넘어선 데 이어 5월에는 4조원을 돌파했다. 회사는 디폴트옵션과 추천 포트폴리오, 자동투자 솔루션을 고도화하고 연금과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를 연계한 장기 자산관리 고객 확보에도 나서고 있다.

신한투자증권은 개인 고객뿐 아니라 법인과 임직원을 함께 공략하는 전략을 펴고 있다. ‘신한 Premier 워크플레이스 WM’을 통해 DB·DC·IRP 운용 설계부터 회계·세무 컨설팅까지 제공하고 있으며, 퇴직연금 상품군은 2473개로 확대했다. 투자전략과 포트폴리오, 세무, 기업솔루션 등 8개 분야 전문가 100명으로 구성된 ‘신한 Premier 패스파인더’도 기업과 임직원 컨설팅에 참여하고 있다.

법인 CEO와 임원을 대상으로 한 ‘C-Level 연금컨설팅’도 강화했다. 창업주와 임원의 퇴임 시 절세 전략, 경영성과급의 DC 가입, 외국인 CEO 전담 서비스 등에 세무·노무·계리 전문가를 연결하는 방식이다. 

박세현 신한투자증권 신한Premier연금사업본부장은 “퇴직연금은 단순한 수익률 관리를 넘어 세무적 전문성과 제도적 안정성을 동시에 요구한다”며 “C-Level 연금컨설팅을 통해 고객의 은퇴 자산가치 극대화를 지원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