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총량규제 속 예대금리차 확대…“시장금리 영향” vs “규제 영향”

시장금리 상승기, 대출금리 선반영·예금금리 후행 구조…은행권 해석 엇갈려 5대 은행 예대율 96% ‘2년 내 최저’…당국 “총량 관리 기조 유지”

2026-07-22     박지안 기자
[사진=AI

[녹색경제신문 = 박지안 기자] 시장금리가 상승하는 국면에서 대출금리가 예금금리보다 먼저 반응하는 흐름이 뚜렷해지고 있다. 최근에는 대출 총량 규제 영향까지 더해지며 예금금리 상승 속도가 상대적으로 완만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총량규제가 금리 결정에 미친 영향을 두고는 은행권 내에서도 해석이 엇갈린다.

22일 녹색경제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5대 시중은행의 평균 예대율은 약 96%로 최근 2년 내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통상 100% 내외에서 형성되는 점을 감안하면 비교적 낮은 수준이다. 같은 기간 예금은 약 97조원 증가한 반면 대출은 67조원 늘어나는 데 그쳐 수신 증가 속도가 여신을 웃돌았다. 일부 은행은 금융당국이 제시한 연간 가계대출 증가 목표의 상당 부분을 이미 집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예대율은 예금 대비 대출 비율을, 예대금리차는 대출금리에서 예금금리를 뺀 값을 의미한다. 순이자마진(NIM)은 은행의 대표적인 수익성 지표로 예대금리차 확대는 통상 이자이익 증가 요인으로 작용한다.

대출금리와 예금금리는 애초에 움직이는 방식부터 다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대출금리는 시장금리와 조달비용 전망을 선제적으로 반영하는 가격의 개념인 반면 예금금리는 실제 자금 수요에 따라 조정되는 조달 수단”이라며 “이 때문에 금리 상승기에는 대출금리가 먼저 움직이고 예금금리는 뒤따르는 구조가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이어 총량규제 영향에 대해서는 “은행 입장에서 일부 영향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대출을 크게 늘릴 수 없는 상황에서는 예금 유치 필요성도 상대적으로 줄어들어 수신금리 조정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또 다른 시중은행 관계자는 “대출금리와 예금금리는 기본적으로 시장금리 흐름에 연동된다”며 “대출총량규제는 부채 증가 속도를 관리하기 위한 정책으로 금리 결정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선을 그었다.

이처럼 총량규제가 예대금리차 확대의 배경 중 하나라는 시각과, 시장금리 흐름이 핵심 요인이라는 해석이 맞서면서 은행권 내에서도 인과관계를 두고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다만 총량규제가 직접적인 금리 결정 변수라기보다 대출 수요와 자금 운용 전략을 통해 간접적으로 수신금리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실제 예금금리가 정체된 것은 아니다. KB국민은행은 22일 최근 기준금리 및 시장금리 상승 흐름을 반영해 주요 예·적금 상품 금리를 최대 0.30%포인트 인상한다고 밝혔다. ‘KB Star 정기예금’ 1년 만기 금리는 2.90%에서 3.20%로, ‘일반정기예금’은 2.25%에서 2.50%로 조정됐다.

다만 인상 폭은 시장금리 상승 속도를 충분히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인상 이후에도 시중은행 정기예금 금리는 대부분 2~3%대 초반에 머물고 있다. 반면 저축은행과 인터넷전문은행은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를 제시하며 수신 확보 경쟁을 이어가는 모습이다. 수신 확대가 필요한 은행과 총량 관리가 우선인 은행 간 금리 전략 차이도 점차 뚜렷해지고 있다.

대출금리가 시장금리 상승을 예금금리보다 빠르게 반영하면서 예대금리차는 확대되는 흐름이다. 이에 따라 예대금리차 확대가 이자이익 증가로 이어지며 순이자마진(NIM) 방어 또는 개선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향후 대출 총량 규제 완화 여부에 대해 금융당국은 선을 긋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15일 하반기 업무보고에서 올해 은행권 가계대출 관리 목표(1.5%)를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신진창 금융위 사무처장은 “현재 1.5% 증가율에 대해서는 완화할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이 총량 관리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하면서 당분간 대출금리와 예금금리 간 반응 속도 차이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금리 상승 국면이 지속될 경우 예대금리차 확대 흐름 역시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