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통령 “환율 효과보다 투자자 피해 봐야”…삼전 6%·하이닉스 4% 반등

단일종목 레버리지 두고 “외환유출 감소·시장 불안 심화 양론” “고점 도입돼 원인처럼 보인 착시도”…규제 만능론에는 선 그어 금융위, 예탁금·괴리율 대책 조기 시행 협의…추가 조치도 검토 코스피 3.56% 반등했지만 금융투자 매수 집중…코스닥은 0.49% 상승

2026-07-21     한순구 기자
발언하는

 

[녹색경제신문 = 한순구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삼성전자·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를 둘러싼 환율 안정 효과와 증시 변동성 확대 논란을 함께 언급하며 금융당국에 신속한 보완책 마련을 주문했다.

레버리지 상품이 최근 증시 급락의 단독 원인인 것처럼 비치는 데 대해서는 ‘착시’ 가능성을 제기했지만, 정책 효과와 별개로 투자자들이 손실 확대를 체감하고 있는 만큼 정부가 대응해야 한다는 데 무게를 뒀다.

이 대통령은 21일 청와대에서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삼성과 하이닉스에 대해 두 배의 레버리지 상품을 개발했는데 외환 유출을 줄이는 효과가 있었다는 분석과 주식시장의 불안정을 심화했다는 양론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어쨌든 국내 투자자들의 불만의 원인이 된 것은 사실”이라며 “당국으로서는 환율 안정이라는 정책 효과를 노렸다고는 하지만 국민들이 그런 것까지 고려해야 할 상황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금융당국이 정책의 거시경제적 효과를 설명하는 데 그치지 말고, 실제 투자자의 손실과 시장 변동성 문제를 기준으로 제도를 보완해야 한다는 취지다.

 

“레버리지가 급락 원인이라는 착시도”…효과와 부작용 함께 언급

이 대통령은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를 최근 급락의 유일한 원인으로 규정하는 시각에는 거리를 뒀다.

그는 “하필이면 급상승 국면에서 조정이 되는 꼭대기에서 도입되는 바람에 마치 이것 때문에 문제가 심각해진 것처럼 착시를 일으킨 측면도 있어 보인다”며 여러 요인을 함께 살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가 상승과 하락 과정에서 변동성을 증폭할 가능성은 있지만, 반도체 업황과 미국 기술주 조정, 중동 리스크, 외국인·기관 수급 등 시장 방향을 결정한 다른 변수까지 레버리지 상품 하나로 설명해서는 안 된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다만 이 대통령은 금융당국이 내놓은 기존 보완책에 대해서는 “그것 가지고 되겠느냐는 지적도 나온다”며 “신속하게 필요한 대응 조치를 과감하게 하도록 하라”고 주문했다. “주식시장 참여자들은 이것 때문에 낙폭이 커져 피해를 봤다고 생각하는 것 아니냐”며 투자자가 체감하는 피해에 정부가 대응할 책임이 있다고도 강조했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지난해 국내 투자자의 해외 증권투자가 총 1400억달러였고 이 가운데 개인투자가 400억달러였지만, 올해 들어 6월까지 개인 해외투자는 28억달러에 그쳤다고 설명했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을 국내에 도입함으로써 해외로 빠져나갈 투자 수요를 국내 시장으로 돌리고 원화 약세 압력을 줄이는 효과가 있었다는 정부 측 설명이다. 다만 개인 해외투자 감소 전체를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도입 효과로 단정하기는 어렵다.

이 대통령도 이에 대해 “그건 정부의 정책 효과에 대한 얘기”라며 “주식시장 참여자들은 이것 때문에 변동성이 커지고 낙폭이 커졌다고 생각하니 보완대책을 만드는 것도 우리의 몫”이라고 말했다.

 

금융위, 시행 시기 앞당긴다…추가 조치 가능성도 열어둬

금융위원회는 이 대통령의 지시 이후 단일종목 레버리지 보완대책을 앞당겨 시행하기 위해 금융투자협회와 증권업계 등과 협의에 착수했다.

금융당국은 지난 16일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의 신규 상장과 광고·이벤트성 마케팅을 즉시 중단하고, 개인투자자의 기본예탁금을 기존 1000만원에서 3000만원으로 높이는 방안을 발표했다.

기본예탁금은 주식이나 채권 등 대용증권을 제외한 현금으로만 인정한다. 사전교육은 2시간에서 3시간으로 늘리고, 국내 상장 상품의 최소 매매단위는 현행 1좌에서 20좌로 확대한다.

당초 기본예탁금 상향은 8월5일께, 현금만 인정하는 조치는 8월19일께, 매매단위 확대는 11월 시행할 계획이었다. 금융위는 증권사 전산 개발과 거래소 규정 개정 일정을 점검해 시행 시기를 최대한 앞당긴다는 방침이다.

금융당국은 유동성공급자(LP)의 괴리율 관리 기준을 강화하고 투자유의종목 지정 절차를 줄이는 방안도 추진한다. 시장이 안정되지 않을 경우 선행 투자경험 요건과 주기적인 재교육, 괴리율 확대를 상장폐지 요건에 반영하는 방안 등 추가 대책도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삼전·하이닉스 급반등…코스피 하루 만에 매수 사이드카

대통령이 보완책 마련을 주문한 이날 국내 증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중심으로 전날 급락분을 일부 만회했다.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231.68포인트, 3.56% 오른 6747.95에 마감했다. 장중에는 6836.86까지 오르며 낮 12시41분 프로그램 매수호가의 효력을 5분간 정지하는 매수 사이드카가 발동됐다. 전날 급락 과정에서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된 지 하루 만에 방향이 뒤집힌 것이다.

기관은 유가증권시장에서 1조3900억원, 외국인은 3084억원을 순매수했다. 개인은 1조6574억원을 순매도했다. 기관 가운데 금융투자의 순매수액이 9047억원으로 전체 기관 매수의 상당 부분을 차지했다. 외국인은 코스피 현물을 샀지만 코스피200 선물에서는 1810억원을 순매도했다.

삼성전자는 6.15% 오른 25만9000원, SK하이닉스는 4.08% 상승한 183만6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기관은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를 각각 6952억원, 4718억원 순매수했다.

외국인은 삼성전자를 5006억원 순매수했지만 SK하이닉스는 4390억원 순매도했다. 외국인이 두 반도체 종목을 일괄적으로 매수한 것이 아니라, 기관과 금융투자 자금이 반등을 주도한 성격이 강했다.

반도체 수출 호조도 저가 매수의 근거가 됐다. 관세청에 따르면 7월1일부터 20일까지 반도체 수출은 221억달러로 전년 동기보다 180.6% 증가했다. 같은 기간 전체 수출도 52.3% 늘어난 549억달러로 7월1~20일 기준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다만 코스닥은 0.49% 오른 753.34에 그쳤다. 개인이 1449억원을 순매수한 반면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1350억원, 144억원을 순매도했다. 코스피 반등이 시장 전반의 위험선호 회복보다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초대형 반도체주에 집중됐다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가 증시 변동성을 얼마나 키웠는지는 추가 분석이 필요한 사안이다. 이날 이 대통령의 발언 역시 레버리지 상품의 정책 효과를 전면 부정하거나 급락의 단독 원인으로 규정한 것은 아니다.

정부의 외환시장 안정 목적과 투자자 보호, 레버리지 상품의 변동성 증폭 가능성을 함께 인정하되, 시장 참여자들이 실제 피해를 호소하는 만큼 시행 시기를 앞당기고 제도를 보완하라는 데 발언의 방점이 찍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