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 회생 재개…법원 결정 뒤 진짜 과제는 ‘정상 영업 회복’

법원, 2000억원 DIP 확보 인정…회생절차 폐지 결정 취소 9월 회생계획안 인가가 분수령…영업 정상화 여부가 핵심 변수 자금 수혈 넘어 현금창출 능력 회복해야 ‘기사회생’ 가능

2026-07-21     서영광 기자

[녹색경제신문 = 서영광 기자] 법원이 홈플러스의 회생절차 폐지 결정을 취소하면서 기업 회생이 다시 궤도에 올랐다. 메리츠금융그룹이 제공하기로 한 2000억원 규모의 DIP(Debtor-In-Possession·긴급운영자금) 대출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다만 이번 결정은 위기를 넘겼다는 의미보다는 ‘시간을 벌었다’는 성격이 강하다. 오는 9월 회생계획안 인가 여부에 따라 정상화와 파산이 최종 갈릴 전망이다.

서울

21일 서울회생법원은 홈플러스의 즉시항고를 받아들여 회생절차 폐지 결정을 취소하고 회생계획안 가결 기한을 오는 9월 4일까지 연장했다. 법원은 회생절차를 중단했던 핵심 사유였던 운영자금 부족 문제가 해소됐다고 판단했다.

앞서 법원은 지난 3일 홈플러스가 회생계획을 이행하기 위한 최소 운영자금 2000억원을 확보하지 못했다고 보고 회생절차를 폐지했다. 그러나 메리츠금융그룹이 최대주주 MBK파트너스의 보증을 전제로 긴급 운영자금을 지원하기로 결정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홈플러스는 즉시항고를 제기했고 법원도 이를 받아들였다.

이번에 확보한 DIP는 일반 차입금과 성격이 다르다. 법원의 관리 아래 회생기업이 영업을 지속할 수 있도록 공급되는 자금으로, 기존 채권보다 변제 우선순위가 높다. 기업 입장에서는 생존을 위한 ‘응급 수혈’에 가깝다.

하지만 자금 확보만으로 회생 가능성이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회생절차의 성패는 결국 현금창출 능력을 얼마나 회복하느냐에 달려 있다. 홈플러스는 최근 점포 폐점과 상품 공급 차질, 소비자 신뢰 하락이 겹치며 매출 감소를 겪고 있다. 영업이 정상화되지 않으면 확보한 운영자금도 빠르게 소진될 가능성이 있다.

실제 현장에서는 자금 사용처가 회생 성공의 핵심 변수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입점 점주들은 우선적으로 상품을 다시 채워 정상 영업을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요구한다. 일부 점포에서는 판매대금 정산이 지연되거나 매대가 비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어 소비자 이탈을 막기 위해서는 물품 조달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유통업계는 홈플러스가 확보한 2000억원을 단순 운영비가 아닌 매출 회복을 위한 투자로 활용해야 한다고 본다. 상품 공급 정상화와 협력사 결제 안정, 점포 운영 정상화가 동시에 이뤄져야 고객이 돌아오고 현금 흐름도 개선될 수 있기 때문이다.

회생절차가 재개되면서 관계인집회는 오는 8월 말에서 9월 초 사이 열릴 예정이다. 이 자리에서 채권자와 담보권자, 주주 등이 회생계획안을 심의·의결하게 된다. 법원이 회생계획을 최종 인가하면 홈플러스는 계획에 따라 채무를 조정하며 정상화 절차를 밟게 된다. 반대로 계획안이 부결되거나 인가를 받지 못하면 파산 절차로 넘어갈 가능성이 높다.

업계에서는 이번 결정을 홈플러스 정상화의 출발점으로 평가하면서도 시간이 많지 않다는 점에 주목한다. 이번 연장은 회생절차상 사실상 마지막 기회에 해당한다. 회생기업은 법원의 보호만으로 살아남을 수 없고, 결국 영업을 통해 현금을 만들어야 한다.

특히 대형마트 산업 자체가 온라인 유통 확대와 소비 침체로 구조적인 성장 둔화를 겪고 있다는 점도 부담이다. 과거처럼 점포를 늘려 매출을 확대하는 전략은 더 이상 통하기 어렵다. 상품 경쟁력과 고객 유입, 점포 효율화를 동시에 입증해야만 회생계획의 실현 가능성도 높아질 수 있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녹색경제신문>에 “법원이 회생절차를 다시 진행하도록 한 것은 기업의 생존 가능성을 열어준 것이지 회생 성공을 보장한 것은 아니다”라며 “앞으로는 확보한 자금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집행하고 영업 정상화를 얼마나 빠르게 이끌어내느냐가 가장 중요한 평가 기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