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은 5235억 샀는데 코스피 4.46%↓…‘기관 매도’는 왜 검증 밖인가

외국인, 삼성전자·SK하이닉스 8870억원 순매수…기관은 코스피 9201억원 순매도 단일종목 레버리지 거래대금 12조원대 유지…본격적인 투자 규제는 아직 미시행 김용범 정책실장, 괴리율 조정 위한 ‘30분 매도 집중’ 구조 보완 주문 국민연금 일별 매매는 별도 확인 불가…리밸런싱 충격도 함께 점검해야

2026-07-21     한순구 기자
코스피가

 

[녹색경제신문 = 한순구 기자]

코스피가 또다시 4% 넘게 급락했지만 외국인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포함한 유가증권시장 주식을 순매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가 장중 변동성을 키웠다는 정부 진단과 별개로, 이날 현물시장의 실제 매도 주체였던 기관계 수급도 함께 점검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0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304.33포인트(4.46%) 내린 6516.27에 마감했다. 코스닥도 5.33% 하락한 749.64로 장을 마치면서 두 시장 모두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됐다.

수급별로는 기관이 유가증권시장에서 9201억원을 순매도했다. 반면 외국인과 개인은 각각 5235억원과 3493억원을 순매수했다. 외국인은 SK하이닉스를 6120억원, 삼성전자를 2750억원 순매수했다.

최근 증시 하락의 원인으로 외국인의 차익실현이 지속적으로 지목돼 왔지만, 적어도 이날 현물시장에서는 외국인이 아니라 기관계가 순매도 주체였던 셈이다.

 

레버리지는 9% 하락…기초주식 매도 주체는 별도 문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각각 4.31%, 4.23% 내리면서 두 종목을 기초자산으로 한 레버리지 ETF는 8∼9%대 하락했다. 16개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의 거래대금은 12조3264억원으로 금융당국의 보완대책 발표 당일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다만 이날을 규제 효과의 첫 시험일로 평가하기는 어렵다. 기본예탁금을 3000만원으로 높이는 조치는 다음 달부터 시행되고, 거래 단위를 20좌로 확대하는 방안도 오는 11월 도입된다. 실제 투자 조건이 그대로인 상황에서 거래대금이 줄지 않은 것은 예고된 결과에 가깝다.

레버리지 상품은 기초주식의 하루 수익률을 두 배로 추종하기 때문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하락을 그대로 증폭했다. 그러나 레버리지 상품의 가격 하락만으로 기초주식에서 먼저 발생한 매도 압력이 어디에서 나왔는지는 설명하기 어렵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전날 KBS ‘일요진단’에서 운용사가 괴리율을 줄이기 위해 약 30분 사이에 매도 주문을 집중하는 구조가 시장 하락을 키울 수 있다고 설명했다. 조정 시간을 2시간 정도로 늘리는 등 시장 충격을 분산할 방안도 추가로 논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정부도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가 하락의 출발점이라기보다 기존 가격 움직임을 짧은 시간 안에 확대할 수 있다는 점을 인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기관 9201억원 매도…국민연금 몫은 확인 불가

문제는 이날 기관 순매도 가운데 국민연금 등 연기금이 차지한 물량을 시장 참여자가 실시간으로 정확히 확인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거래소의 기관계 수급에는 금융투자와 투신, 보험, 사모펀드, 은행, 연기금 등이 함께 포함된다. 연기금 매매가 별도로 집계되더라도 국민연금 거래는 ‘연기금 등’에 포함되기 때문에 국민연금의 정확한 일별 순매매 규모는 공개되지 않는다.

따라서 이날 기관 순매도를 국민연금 책임으로 단정할 근거는 없다. 증권사의 자기매매와 ETF 헤지, 자산운용사·보험사의 포트폴리오 조정 등이 함께 반영됐을 가능성도 있다.

다만 국민연금이 상반기 국내주식 리밸런싱을 한시적으로 유예한 뒤 7월부터 자산배분 정상화에 나선 만큼, 최근 기관계 매도에서 국민연금 물량이 어느 정도를 차지하는지는 정책적으로 검증할 필요가 있다.

금융당국은 개인투자자에게 예탁금과 교육, 거래 단위 규제를 적용하면서도 국민연금의 실제 국내주식 허용 범위와 하루 매도 한도는 시장 안정을 이유로 공개하지 않고 있다. 개인의 레버리지 투자는 세부적인 거래 방식까지 규제하면서 시장 영향력이 큰 공적 기관의 리밸런싱 충격은 확인하기 어렵다는 정보 비대칭 문제가 제기되는 이유다.

 

美 반도체는 개장 초반 반등…추세 전환 판단은 일러

국내 증시 마감 이후 미국 시장에서는 반도체주가 개장 초반 반등하고 있다.

한국시간 20일 오후 10시30분 전후 엔비디아는 전 거래일보다 약 2%, 마이크론은 5% 가까이 올랐고 미국 반도체 3배 레버리지 ETF인 SOXL도 8% 안팎 상승했다. 미국과 이란의 10일간 휴전안이 제안됐다는 소식에 장중 급등했던 국제유가도 상승분을 일부 반납했다.

아직 미국장 초반인 만큼 반도체주가 조정을 끝냈다고 판단하기는 이르다. 다만 국내 증시가 급락한 당일 미국 반도체주가 반등한다면 이날 코스피 하락을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이나 미국 반도체주 약세 하나만으로 설명하기는 더 어려워진다.

레버리지 ETF가 변동성을 키운 증폭 장치라면, 기관계 현물 매도와 프로그램 거래 등 기초 수급이 가격의 방향을 어떻게 만들었는지도 함께 확인해야 한다. 정부의 후속대책 역시 개인투자자의 진입 제한을 넘어 기관과 연기금의 매매가 시장에 준 충격을 투명하게 검증하는 방향으로 확대돼야 한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