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 렌털·eSIM 내세운 신종 금융사기 확산…금감원 소비자경보 '주의'

렌털 계약 위장해 연 160% 불법대출…eSIM 투자사기는 '월 20%' 미끼 금감원 "취약층 노린 신종 수법…사업자등록 요구하면 의심해야"

2026-07-21     박지안 기자
금감원[사진=녹색경제신문]

[녹색경제신문 = 박지안 기자] 휴대폰 렌털 계약과 eSIM(내장형 가입자식별모듈) 판매 사업을 내세운 신종 불법사금융·유사수신 범죄가 민생 금융 취약층을 중심으로 확산하고 있다. 겉으로는 정상적인 렌털·투자 계약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법정 최고금리를 웃도는 불법대출이거나 신규 투자금으로 기존 투자자에게 수익을 지급하는 폰지 사기인 것으로 드러났다.

20일 금융감독원은 최근 경찰과 합동 점검을 통해 허위 휴대폰 렌털 계약을 이용한 고금리 대출과 eSIM 투자 사기 사례를 적발하고 관련 민원과 제보를 수사당국에 이첩했다며 소비자경보 '주의'를 발령했다.

사업자등록 유도한 뒤 렌털 계약으로 불법대출

금감원에 따르면 불법사금융업자는 휴대폰 렌털업체와 공모해 급전이 필요한 소비자에게 사업자등록을 권유한 뒤 휴대폰 여러 대를 렌털하는 계약을 체결하도록 유도한다. 하지만 실제 단말기나 유심은 제공하지 않고 피해자에게 휴대폰을 인도받았다는 확인서만 작성하게 해 정상적인 렌털 거래처럼 꾸민다. 이후 렌털료와 위약금, 연체료를 과도하게 책정해 사실상 법정 최고금리를 크게 초과하는 고금리 대출을 실행하는 방식이다.

금감원이 공개한 사례에서는 휴대폰 10대(약 1800만원 상당)를 렌털한 것처럼 계약한 뒤 하루 17만원씩 200일간 총 3400만원을 납부하도록 했으며 이를 연이율로 환산하면 약 160%에 달했다.

이 같은 구조에서는 고금리 이자가 렌털료와 위약금에 포함돼 있어 피해자가 불법대출을 받은 사실을 뒤늦게 인지하는 경우가 많다. 금감원은 연체 시에는 채권이 제3의 추심업체로 넘어가 형사고소를 언급하는 등 강도 높은 추심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불법업자들은 민원이 제기되면 "대출이 아니라 렌털 계약을 알선했을 뿐"이라며 대부업법 적용을 회피하려는 태도를 보인다고 덧붙였다.

"월 20% 수익 보장" eSIM 투자사기도 적발

금감원은 외국인 관광객 대상 eSIM 판매 사업을 내세운 유사수신 사례도 함께 공개했다. 사기범들은 "월 20% 이상 수익", "원금 보장" 등을 내세워 투자자를 모집한 뒤 신규 투자금으로 기존 투자자에게 수익을 지급하는 방식으로 운영하다 일정 시점 이후 출금을 중단하고 잠적한 것으로 조사됐다. 금감원은 실제 사업 성과보다 신규 투자금 유입에 의존하는 전형적인 폰지 사기라며 월 단위 고수익과 원금 보장을 동시에 약속하는 투자상품은 사기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경고했다.

올해 금감원은 동일 업자와 관련된 불법사금융 8건, 유사수신 15건을 경찰에 수사 의뢰했으며 경기남부경찰청과 서울영등포경찰서 등과 공조해 범죄 혐의를 확인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대출 조건으로 사업자등록을 요구하거나 실물 휴대전화 또는 eSIM을 제공하지 않은 채 계약만 유지하도록 하는 경우 불법사금융이나 투자사기일 가능성이 높다"며 "이 같은 제안을 받으면 즉시 거래를 중단하고 금감원이나 경찰에 상담을 요청해야 한다"고 말했다.